신성한 경제학의 시대 - 한계에 다다른 자본주의의 해법은 무엇인가?
찰스 아이젠스타인 지음, 정준형 옮김 / 김영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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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결핍이 유도하는 화폐시스템과 축적문화 속에 살면서 비 축적을 실천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남들도 다 같이 실천한다면 좋겠지만 그러지 않는 한 스스로를 보호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지극히 타당한 생각이며 합리적으로 반  박할 수도 없다. 다만·······당신의 마음이 이성 너머 무언가에 이끌리는 것을 알아차리기만 바랄 이다. 이성, 현실성, 안전함의 추구가 이끄는 대로 살아온 지금의 결과를 보라. 이제는 다른 무언가에 귀 기울일 때인지도 모른다.(401-402쪽)


부가 안전을 보장한다는 믿음은 기만일 뿐이다. 삶의 고통은 부의 성벽 너머로 침투해 들어와, 누구나 겪는 사회적 병폐를 왜곡된 형태로 겪고 있는 부자들도 결국 그 고통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응급 상황에서는 부가 목숨을 구해줄 수 있다고 말할 사람도 있겠지만, 그게 무슨 차이일까? 얼마나 더 오래 살든 어차피 우리는 죽게 돼 있다. 지나온 삶이 섬광처럼 짧게 느껴지면서, 삶의 목적이 최대한 편안하고 안전하게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베푸는 것임을 깨닫는 시간이 올 것이다.(403-404쪽)


이미 우리의 영적 직관은 다가오는 시대의 진실을 알아차리고 있다. 소유는 짐이라는 진실, 참된 부는 나눔에서 온다는 진실, 남에게 행하는 것이 곧 나 자신에게 행하는 것이라는 진실 말이다.(407쪽)


『댄스, 푸른푸른』에 이어 김선우 두 번째 청소년 시집『아무것도 안 하는 날』이 나왔다. <시인의 말> 일부를 가져온다.


“드디어 숙제를 끝냅니다. 누가 하라고 한 것이 아니건만, 한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작가로서 스스로에게 부과한 숙제였습니다. 스스로 선택한 것이었기에 힘들어도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이 시집을 만나 힘을 얻는 벗들이 있다면 그때마다 노랑리본 자리가 조금씩 더 환해질 것입니다. 지상의 별들과 하늘의 별들이 서로를 응원하며 날마다 조금씩 더 생동하기를 기도합니다.”




김선우야말로 “삶의 목적이 최대한 편안하고 안전하게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베푸는 것임”을 알고 실천하는 참 사람이다. 그의 인생 요목은 “이성, 현실성, 안전함”이 아니다. 감성, 창조성, 경이로움이다. 이들로 말미암아 축적이 불가능·불필요한 신성인생이 가능하다. 내가 김선우를 ‘천하시인’이라 부르는 소이다.


천하시인 김선우는 나를 ‘이심전심 쌤’이라 부른다. 이심전심은 유래origin가 같아서 가능하다. 그 유래는 “통속한 시간적 유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신의 마음에서 유래했다는 특별한 의미로 쓴 것”(350쪽)이다. 신의 마음은 “소유는 짐이라는 진실, 참된 부는 나눔에서 온다는 진실, 남에게 행하는 것이 곧 나 자신에게 행하는 것이라는 진실”을 알아차리는 “영적 직관”으로 현현한다. 김선우의 영적 직관은 시로, 내 영적 직관은 숙의로 펼쳐지거니와 양육과 치유로 나아간다는 점에서 같다. 다른 점은 김선우가 탱맑은 선명으로 살아가는 데 반해 나는 는적거리는 익명 속에 침륜되어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내가 손위나 삶은 김선우가 윗길이다. 오늘도 나는 끝내지 못한 숙제를 끌어안고 김선우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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