랫맨
미치오 슈스케 지음, 오근영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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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는 미치오 슈스케.
내가 좋아하는 음울한 느낌은 조금 덜 하지만
그래도 미치오 슈스케 느낌이 있는 반전과 결말이었다.
책 제목이기도 한 ‘랫맨‘ 그림과 이론들이 흥미롭다.
오해, 문맥 효과, 명명 효과, 합리화.
도대체 얼마나 많은 일들이 이런 과정을 거쳐 사실과 진실을 혼동하게 되는걸까.

P. 40)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다. 그 원인에는 또 다른 원인이 있다. 그렇게 하여 서서히 인과의 강을 거슬러 올라사면 이윽고 ‘이거다‘ 싶은 모든 일의 수원지 같은 곳에 도달한다.

P. 200) 인간이라는 것은 제멋대로라 슬픈 노래나 슬픈 시에 기분 좋게 취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의 마음이 안정되어 있고 아무 문제도 없을 때뿐이다. 정말로 슬프고 정말로 가슴이 조여들 때는 그런 것들이 오직 불쾌할 뿐이었다. 타인의 슬픔을 응시하는 일은 편하게 견딜 수 있지만 그 슬픔이 정말로 자신에게 닥쳐오면 그 순간부터 싫어진다.

P. 230) 사람은 자고 있는 동안 가장 방자해지는지도 모른다. -중략- 어떤 이는 새끼 고양이가 춥지 않도록 품에 안고 자지만, 아침에 그 새끼 고양이가 자신의 가슴 밑에서 차갑게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기도 한다.

P. 299) 날짜는 흐르고, 사람들은 새해 소망을 기원하면서 또 새로운 1년을 시작한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그동안 보아 온 것, 들은 것의 색채는 서서히 희미해진다. 어느 날 어디선가 가만히 서서 고개를 돌려 등 뒤를 봤을 때, 징검다리 돌처럼 거기에 남아 있는 것은 언제나 실수뿐이다. 두 번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실수뿐이다.

P. 305) 과오란 뭔가. 누가 그것을 재판할 수 있을까. 무엇을 원하고 어떤 대가를 지불하면 사람은 과오를 저지르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혹시 잘못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을 때 도대체 무엇을 기원해야 멈출 수 있는 것일까. 옳고 그름이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면 누가 그것을 구별할 수 있을까.
돌이킬 수 없는 걸까. 사람은 아무것도 돌이킬 수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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