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날 밤 내가 죽인 소녀 ㅣ 부크크오리지널 4
장은영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4월
평점 : 
요즘 한국 미스터리 소설이 눈에 많이 띈다. 예전에는 추리,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하면 주로 일본이나 독일, 영미권 정도였는데 요새는 한국 작가님들이 많이들 출판하시는 것 같아 속으로도 계속 응원하게 된다.
이 책은 한 온라인 소설 플랫폼에서 인기를 누렸던 작품이라고 한다. <A와 B의 살인>이라는 제목이었다는데 그 제목도 괜찮은 듯. 어쨌든 종이책으로 출간을 할 정도면 어느정도 인기가 있었다는 소리인데 확실히 가독성이 좋고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갔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비슷한 방식인데 엄청 흥미진진 재미나게 읽은 책이라서 그와 비슷한 구조가 일단 반가웠다. 빠져나갈 수 없는 밀실, 한 명씩 죽어나가고 범인은 누구인지 도통 알 수 없고.. 누구나 용의자가 될 수 있는데 또 다들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이런 패턴이 반복되다가 후반부에서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는데 나는 오랜만에 범인을 맞혔다ㅎㅎ
ㅡ고등학교 문예 동아리였던 동아리 부원들 A, B, O, AB, 만년필, 햄버거, 회장은 모두들 별명으로 서로를 부른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몇 년이 흐른 어느 날, 오랜만에 만나 회포를 푸는데 어느 순간 모두들 잠이 들게 되고 눈을 떠보니 어느 건물 복도 같은 밀실이며 손발이 묶여 있다.
복면을 쓴 한 남자가 나타나 자신이 고등학교 수능 전날 자살한 '사과'의 아버지라며 사과는 자살이 아니고 살해당한 것이고 이 중에 살인범이 있으니 서로 추궁하여 밝혀내라고 한다. 일주일 내 밝혀내지 않으면 모두를 죽여버릴 거라고.. 동아리 유일한 여자 부원이자 수능 전날 학교 창문에서 떨어져 자살했던 사과. 사과는 진짜 자살이 아닌 살해당한 것이며 부원들 중 살인자가 있는 것일까?
이들이 나누는 대화가 굉장히 현실적이라 술술 잘 읽혔다. 주로 A와 B의 입장에서 내용이 전개되는데 거의 초반부터 살인자와 살인의 방식이 밝혀지기는 한다. 그런데 또 그게 다가 아니라서 반전에 반전에 또 반전이.. 뭐 사과 사건은 그렇다치고 몇 년이 지나고 이런 무모한 짓을 저지른 범행동기를 납득하기 어려웠지만 전체적인 계획, 살해 방식 등의 기발함은 인정한다.
온갖 나쁜 놈들이 다 나와서 참 고등학생들이 새삼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도 소설은 소설이니까 현실세계 학생들은 제발 그렇지 않기만을 바라며.. 이런 상황도 결국 어른들이 만들었나 싶고 참 씁쓸했다.
사과를 죽인 사람이 누구냐가 다가 아니었던 소설. 한 사람을 두고 이렇게나 여러 명의 악의가 드러나고 반전에 반전으로 인간의 사악한 본성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추리소설. 이 작가의 다음 작품도 기대해 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