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놓다 - 길 위의 러브 레터
전여옥 지음 / 독서광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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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여행을 꿈꾼다. 여행이란 떠나기 전의 설렘이 있어 좋고, 돌아와서는 남겨진 추억과 그리움이 있기 때문에 좋다. 그래서 나는 여행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동안 동남아는 물론 마국, 캐나다, 유럽, 중동아프리카, 남아공 등 50여 나라를 여행했다.

 

나의 여행은 걷고 싶으면 걷고, 더 가고 싶으면 더 걸었던 그런 여행이었다. 가는 곳마다의 지역 풍경만 구경한 것이 아닌, 그곳 사람들과도 친해지고 많은 이야기도 나누었다. 아마 그래서인지 나에게는 지금도 기억에 남는 여행에서의 에피소드가 많다.

 

이 책은 전여옥 전 국회의원이 쓴 에세이로 도쿄의 아카사카에서 긴자, 아오모리까지, 중국 리장에서 홍콩, 방콕, 앙코르와트, 미국 뉴욕에서 뉴저지, 그리고 터키 이스탄불에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이르는 여정에 함께했던 사람들과 여행지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세계에는 각 나라별로 다른 문화와 종교, 그리고 인종이 분포되어 살고 있다. TV나 인터넷 등 각종 매체를 통해서 본 그들은 우리에게는 남의 일이 되기도 하고, 남의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여행을 통해서 직접 손을 잡고, 함께 식사를 하고, 그들과 함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모두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책을 통해 전달해 준다.

 

이 책에서 저자는 여행을 정의하기를 혼자 가면 빨리 가고 같이 가면 멀리 간다는 말은, 내 경험으로 볼 때 전혀 아니었다. 혼자 가는 것이 진짜 여행이고, 삶이란 혼자서 살아내야 하는 것이었다. 물론 동행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매우 소중한 친구도 그 순간, 그 여행의 동행일 뿐이다. 함께 가도 각자의 눈으로 걸어가는 것이 인생이고 여행이다. 여행이란 그 모든 것을 내려놓는 작업이다.“(p.7)라고 말했다.

 

여행이 그렇게 좋아서 여행을 가면 하루가 길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저자는 여행을 가면 새로운 풍광, 낯선 사람들, 독특한 냄새를 맡게 된다. 그럴 때 우리의 뇌는 새로운 것, 낯선 것에 대해 마구마구 사진을 찍는다. 다 새롭고 다 낯선 것이므로 플래시를 계속 터뜨리며 파파팍 하고 찍는다. 즉 우리의 뇌는 활발하게 힘 좋게 활동을 하는 것이다. 저장량도 많아질 것이고 한마디로 내용물이 많아지는 것이다.”(p.23)라고 말한다.

 

해외여행을 처음 했을 때 얼마나 짐이 많았는지 죽을 고생을 했다. 외국공항에서 짐 검사를 받아야 했고, 가방이 터져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저자는 여행할 때 편한 신발 한 켤레면 충분했다고 강조한다. “나의 삶은 나의 여행이었다. 길을 떠난 여행이기도 했고 삶 자체의 긴 여행이기도 했다. 많이 걸어야 하는 여행에서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돈도, 명예도, 권력도 아니었다. 그리고 동행도, 즉 사람도 아니었다. ‘편한 신발한 켤레면 족했다.”고 한다.

 

저자는 나에게 소중한 이들은 언제나 길 위에 있었다. 그들은 떠나는 것을 걱정하지 않았다. 공든 탑을 무너뜨리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길을 선택한 사람들은, 언제든지 떠날 수 있고 자유롭고 용감했다.”(P.9)고 말한다. 여행을 떠나서 대단한 것을 얻으려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그 곳의 일상에 스며들어 현지인이 되어보라는 뜻인데, 여행이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용기를 내어 어디론가 떠나보는 자세를 취하게 하는 것 때문 아닐까? 비록 해외든, 해외가 아니든 낯선 장소로 떠나 평소와 다른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돌아와 다시 마주하는 일상을 살아낼 힘이 되어 주는 것이 여행이라고 이 책은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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