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은퇴 - 따로 또 함께 사는 부부관계 심리학
세라 요게브 지음, 노지양 옮김 / 이룸북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100세 시대는 축복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독거노인 인구는 65세 이상 노인 51명 수준인 130만명이나 된다.

 

760만명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시작됨에 따라 노후의 삶에 대한 문제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금융권에서 시작된 은퇴설계의 영향으로 많은 사람들이 연금상품 가입 등 재무적 준비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은퇴전문가들은 돈만 있다고 노후가 행복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재무적 준비와 동시에 건강, 경력개발, 취미와 여가, 인간관계형성과 같은 비재무적인 준비를 통해 삶의 가치를 높여야만 행복한 노후가 된다고 한다.

 

이 책은 임상심리학자이자 커플치료사인 세라 요게브가 급속도로 달라지고 있는 은퇴와 은퇴를 맞이한 부부관계를 심리학적으로 설명해주고, 오랜 시간 임상 심리치료에 매진한 전문가의 경험과 다양한 심리학적 연구 조사의 결과를 토대로 은퇴를 어떤 식으로 준비해야 하는지를 안내해준다.

 

한국의 고령화 문제는 다른 선진국에서와는 달리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에 비해 우리나라의 은퇴연령은 매우 낮아졌다. 평균 61.3세로 예상보다 빨리 은퇴를 맞게 된다. 따라서 늘어나는 노후생활에 비해 개인의 노후준비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책에서는 각각의 임상 사례를 들어 주제별로 은퇴 부부가 겪을 수 있는 위험들, 그에 대한 대비책, 변화에 대응하는 구체적인 선택지로 무엇이 있는지 자세하게 알려준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개인이 겪는 상황과 감정에만 한정하지 않고 부부관계 전체의 형태를 파악해 결혼생활 만족도를 높이고 은퇴전환기라는 변화를 수월하게 넘길 수 있는 구체적인 조언을 제시한다.

 

은퇴 남편 증후군, 황혼이혼, 젖은 낙엽은 은퇴 후 부부가 이혼하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을 말한다. 은퇴남편 증후군이란 은퇴한 남편 때문에 아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몸이 아프고 신경이 예민해지는 증상을 말한다. 6070년대 고도성장시대 일벌레였던 남편들이 은퇴와 동시에 이혼을 당하기 시작했다. 당시 퇴직 후 아내를 졸졸 따라다니는 남편을 비에 젖은 낙엽에 비유했다. 빗자루로 쓸려고 해도 쓸리지 않는 귀찮은 존재에 빗댄 말이다.

 

시도 때도 없이 당신이 없으면 제발 좋겠다.”라며 황혼이혼을 채근하는 아내의 푸념 소리를 듣고 사는 지인을 생각하면 동물의 왕국이란 다큐멘터리가 떠오른다. 표범이나 하이에나와 같은 적으로부터 평생 무리를 보호하던 풍채 좋던 수사자는 늙고 힘이 빠지면서 젊은 수컷에게 자리를 내주고 쫓겨난다. 사냥할 힘도 없는 수사자는 혼자 헤매다 결국 굶어 죽고 만다. 늘그막에 버림받는 남편들이 그 꼴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이미 은퇴한 사람, 은퇴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 그들의 배우자, 은퇴 상황에 처해 방황하고 있는 가족이나 지인을 둔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준비한다면 은퇴 후, 우리 인생이 가장 아름답고 좋은 시절이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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