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 있는 악마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43
김민경 지음 / 비룡소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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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있는 악마란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미술과 함께 보는 그림책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내용을 읽는 순간, 작가는 미술에 꽤 오래 몸을 담궛겠구나, 하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첫 작품이기에, 처녀작이기에 더욱 돋보이는 이 책은 더욱 멋지게 다가왔던 것 같다. 

이런 주제는 TV드라마에서나 흔히 보던 거다. 출생의 비밀. 할머니와 혼자사는 손녀, 사라진 부모, 할머니의 죽음과 돌아온 아빠, 밝혀진 진실. 뻔한 내용 전개 같아도, 직접 겪으면 과연 어떻게 느낄까? TV에서나 보던 뻔한 사랑이야기와는 달리, 비슷한 이야기를 다뤄도 이 소설은 훨씬 더 낫다. 아니, 드라마로는 잡아낼 수 없었던 그러한 감정을 오히려 글로 씀으로써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일인칭 주인공 시점. 지금 학교에서 꽤나 자주 다루고 있는 단어지만, 역시 주인공 시점은 감정 이입이 제일 쉽다고 느낀다. 마치 늦둥이를 낳은 어머니로 알았다는 담임 선생님의 말처럼 기품있고 멋진 분이셨고, 산부인과 의사로써 능력있는 분이었지만 역시 늙은 나이에 건강을 유지해가면서 손녀를 기르기란 힘든 일이었을까? 의문의 장소에서 의문의 심장마비로 돌아가신다. 

그녀는 왜 하필 그 때, 거의 어른에 가깝지만 아직까지 어른이 되지 못한 손녀를 남겨두고 떠나야만 했을까? 요리를 가르치고, 운전을 가르친 것을 보면, 아마도 미리 준비해 놓은 듯 싶다. 그렇게 남겨진 딸은, 빈집을 혼자 채우고, 할머니가 말해주지 못한 비밀을 스스로가 알아가야만 했다. 

그림 그리는 아버지와 그림 그리는 딸. 잔뜩 그림을 그렸던 아버지의 옛집을 찾아가서, 그 속에 있는 미술 작품들을 바라보며 딸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녀의 눈을 사로잡은 그림은... 어머니라 생각되는 사람이 그림 속에서 흩어져 없어져버리는 것이었다. 그녀는 그 그림을 찢었다. 찢고서 후회하고서는, 내일 학교에 가야 되는 것을 알면서도 밤 늦게까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러고선 찾아가게 된 아버지. 할머니의 가방속에서 발견한 아버지의 쪽지가 바로 힌트였다. 실제 내용은 이러하다. 어느날 아버지는 대학 친구를 한명 데리고 왔고, 그녀는 이미 임신한 상태였다. 그녀는 할머니네 집에서 머무르다가 애를 낳고선 바로 대학 교수와 외국으로 떠나고, 아버지는 그녀를 떠나보낸 할머니로 인해 19년동안 외국을 방황하고 다니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다. 쪽지를 넣어도 소식이 없자 어머니가 아직도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 줄 알았지만, 딸이 찾아와선 그 다음 날 어머니가 죽었단 소식을 전하자 그 또한 무너진다. 

아버지의 흐느낌. 욕실 속에서도 울고, 딸과 함께 처음으로 머무르게 된 순간 그는 밤늦게까지 베개를 적셨다. 그렇게 그들은 만나서, 다시 가족이란 것이 될 수 있었다. 읽으면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부모란 것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 보게 만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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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자고 우린 열일곱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42
이옥수 지음 / 비룡소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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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은 참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막 정착되었다는 민주주의는 부정선거등으로 인해 그 빛을 바라보지 못했고, 개화의 시기에서도 전쟁의 상처가 남아 괴롭히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달려온 우리나라는 어느 누군가의 노력으로 만들어졌는가? 열일곱, 어른에 가깝지만 상처입기 쉬운 꽃봉오리같은 존재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청소년들은 참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있다. 어른들의 보호를 막 벗어나고, 이제는 스스로 일들을 해나가야 하지만, 그렇다고 완벽한 자유가 주어지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알아야 한다. 모든 어른들은 이러한 시기를 겪어왔고, 이제 우리도 이러한 시련을 이겨낼 때라고. 

어쩌자고 우린 청소년일까? 어쩌자고 그들은 어린 나이에 도시로 나아갔는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공부하기 위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기 위해 도시로 나아간 그들은 그곳에서 온갖 텃세도 경험해보고, 일이 얼마나 힘든가도 알게 된다. 1988년 당시, 인력 부족으로 인해 미성년자도 일을 받아주는 그런 세계가 바로 대한민국이었다. 

주인공 순지는 친구들을 따라 꿈에도 그리던 도시에서 돈도 벌어보지만, 삶은 참으로 참혹했다. 전자 회사에서 하루종일 인두로 납땜질을 해야하는 그런 실정인데, 아직 일에 익숙하지 못한 순지는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다가 막상 밥을 먹고서는 졸음을 참지 못하고 사고까지 치고 만다. 이런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돈을 벌어 악착같이 공부를 해보겠다는 마음에 그렇게 힘든 일을 이겨내는 그들의 노력이 참으로 대단했다. 

만약 순지의 두 친구가 지금까지 살아있었다면 어땠을까? 그 때 그 화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었을까? 여전히 제봉 공장에서 시다 노릇을 하고, 야학을 다니면서 열심히 공부를 했을까? 삶은 어렵고 힘들다. 예나 지금이나 삶이 언제나 포기하고 싶은 것으로 가득차기 마련이다. 하지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참고 준비하는 그런 시기... 조금만 더 기다리자. 어쩌자고 우린 청소년이냔 말이 나와도, 이것은 나비가 되기 위한 번데기의 오랜 기다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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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이즌 아이비 사건 - 3명의 악동, 2명의 남자친구, 1번의 재판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39
에이미 G. 코스 지음, 부희령 옮김 / 비룡소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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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이즌 아이비 사건. 아이비, 곧 담쟁이 덩굴은 독을 띄기 때문에 독담쟁이 아이비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이 책은 한 반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하여 여러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글을 서술한 내용으로, 사건의 발단은 골드 선생님이 아이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서 모의 법정을 열게 만든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녀는 아이비를 괴롭힌 세 소녀, 소피, 베네타, 앤을 피고인으로 삼고서 추천제가 아니라 제비 뽑기로 양쪽의 변호사와 판사를 정한다. 

아마 골드 선생님은 이번 기회를 통하여 잘못된 행동을 하는 학생들에 대한 훈계를 하고, 또한 미국 법정 체제에 대하여 학생들에게 직접 가르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아주 중요한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아이들의 위계 질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사람이 괴롭힘을 당하는 이유가 얼마나 간단할 수도 있는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우선 아이비에 대한 묘사를 들어보자면... '이해가 간다'. 물론 어른들은 말할것이다. 그것은 이유로는 너무나도 부족하다고. 과연 그럴까? 청소년 사회는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싫어한다는 말 한마디를 내뱉었을 뿐인데 학교 최고의 왕따가 될 수도 있는 그런 사회다. 어른들은 좋아한다. 너의 성격을 고쳐보렴. 아이비의 문제는 뭔가? 보고 있으면 괴로워지는 모양과, 듣기 싫은 목소리는 사람 특유의 기분나쁜 분위기를 연출시킨다는 것이다. 

그럼 골드 선생님의 모의 법정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 명백한 실패다. 그녀는 그녀가 기대한 효과를 하나도 얻지 못했다. 우선 그녀는 적성에 맞지도 않는 쪽에 쓸데없이 아이들을 심어놓았고, 그로 인해서 법정은 대충대충 흘러갔다. 배심원은 어떤가? 철저히 부족했다. 학교의 다른 선생님들이나 다른 반 아이들같이 반의 실정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을 배심원으로 택했어야 했는데, 앤 추종자들을 잔뜩 배심원으로 뽑아놨으니 법의 정의는 사라진 셈 아닌가? 

포이즌 아이비 사건은 역사에 조금도 거론되지 못할, 그런 극히 평범하고 이렇다 할 것 없는 그러한 사건이었다. 역전? 없었다. 법의 정의가 없는 그런 간단한 세계가 펼쳐지고, 아이들은 그에 걸맞게 움직인다. 예쁘면 무죄다? 지금 사회에 이 말이 얼마나 잘 적용되는가는, 모두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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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인터넷 소설가 푸른도서관 36
이금이 지음, 이누리 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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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해서. 못생겨서. 장애라서. 단지 그 뿐이라서 남들이 다 누리는 삶을 누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이 책 표지를 보고서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어머니의 몸매였다.  너무 닮았어라는 내 말에 어머니는 그런가 하고 웃기만 하셨다.  (웃으실 게 아니라 운동 좀 하시라니까요) 뚱뚱하기에 시선을 받는 사람들의 모습도 떠올랐다.  그리고는 어디선가 얼핏 보았던 구절이 떠오른다.  

'넌 사랑할 수 없어.' '왜지?' '넌 못생겼으니까.'

우리는 왜, 보기가 괴로울 정도로 못생긴 사람이 연애를 했다고 하면 무조건 소설이며, 가짜라고 말하는가? 소설로 읽으면서 '아, 난 적어도 이 책속의 못생긴 사람보단 나으니까 아주 멋진 사랑을 할 수 있을거야.'라며 만족감을 느끼고, 막상 현실에서는 자신보다 못한 사람의 멋진 사랑 이야기를 부정한다. 이금이 작가님의 우리 반 인터넷 소설가란 이름이 붙은 소녀, 이봄. 표지의 주인공은 그녀다. 한눈에 썩봐도 아름답고 멋진 몸매인가? 

수 많은 책에서 다루는, 석기 시대의 비너스 상에 관한 모습을 보고 오늘날의 사람들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인다. 이 뚱뚱한 여인이 그 관능적이고 아름다운 모습의 비너스라고? 옛 사람들의 미의 기준은 '애 많이 낳고 건강한'여인이었다. 뚱뚱하면 우선 튼튼했고,  에너지가 많아서 많은 일을 해낼 수가 있었다. 먹을 것이 부족한 시기이니 풍요로움을 상징했던 시대에 따른 미인상.   

그것은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열망과도 같을 것이다.  오늘 날 음식은 넘쳐나고 비만 인구가 늘어나며,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현실 속에 날씬하다 못해 저체중인 사람은 부러움의 대상의 되고 있으니 미인상이 변화를 해도 한참한 것을...  

이 봄에게는 아주 특별한 경험이 있었다. 이름만 들어도 온갖 로맨스의 기운이 퍼져나오는 체코, 프라하, 까를 다리 등을 밟고서, 그녀는 매우 잘 생긴 대학생과 사랑 할 기회를 얻었다. 이런 뚱뚱한 여인에게 관심을 기울일 사람이 누가 있고, 또 그것이 지극히 정상으로 보이는 지적이고 잘 생긴 남자가 되리라는 것을 누가 상상하겠는가? 모두 다 '거짓말'이라고 말한다. 왜 거짓말이지? 뚱뚱하면 잘 생긴 남자랑 사랑하면 안돼? 모두 미의 기준이 똑같아야 하고, 못생겼으면 평생을 수녀처럼 살아가야 해?  

삶의 모순을 톡톡히 집어내는 책이었다. 내면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어른들은 생각하라고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모습에 대해 진정 초연한지 물어본다면 아니라고 생각된다. 외제차가 국내차보다 잘 팔리는 것은 단순히 성능이 좋아서란 말인가?  외향적인 것에 대한 가치 기준,  진짜 현실이 무엇인지, 진짜 모순이 무엇인지 오랫동안 고민해보게 만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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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토로의 희망 노래 미래의 고전 16
최은영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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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는 수 많은 우리나라 동포들이 살아가고 있다. 한민족의 피가 흐르는 그들은 자기 땅 아닌 곳에서 악바리 정신으로 중산층까지 오른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일본 동포들은 어떤가? 이 가까운 나라에서, 과연 우리 동포들에게는 어떠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가? 

우리나라에서 일본에게 돈을 빌리는 대가로,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들에 대하여 조금도 간섭하지 않겠다는 계약을 맺은 것은 참으로 충격적이었다. 우리나라는 참으로 많이 당하고 산다. 그렇게 일본에게 우려먹힐 대로 먹혔으면서, 막상 보상받을 만한 것들은 보상받지 못했다. 전쟁 때 일본의 우토로의 군수공장에서 일할 예정이었던 조선인들은, 전쟁이 끝나자 아무런 해결책도 없이 그곳에 버려지고 말았던 것이다. 

이러한 일들은 세계 곳곳에서 많이 일어났다. 일본인들은 자국으로 끌어들일 뿐만 아니라 어떻게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외국에 조선인들을 팔아 넘겼다. [에네껜 아이들]에서 멕시코로 아무것도 모른 채 그 곳으로 가게 된 동포들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조선인들은 돈을 벌기위해 갔지만 막상 노예와 다름없는 생활을 하며 살게 된 가슴 아픈 이야기. 일본에서는 어떠 했던가? 버려진 땅을 함께 일구며 그들은 살아갔고, 직접 학교까지 세워가며 잡초처럼 그렇게 살아왔다. 

하지만 이들은 한 남자로 인해 모두 권리를 잃게 생겼다. 마을 주민 대표라는 사람이 기업체에 땅을 팔고서 혼자 도망가버린 것이다. 그가 어디로 갔는지 흔적도 남아있지 않고, 이들은 곧 그들이 직접 일구고 가꾼 땅에서 나가야 할 판이 되었다. 재판에서도 졌기 때문에, 제 집 아닌 곳에서 살아가는 그런 몹쓸 민족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도 이들은 싸우고 있다. 직접 가꾼 땅을 어떻게든 지켜내기 위하여 이들은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그들이 도망치지 않고 끝까지 남아서, 자신의 권리를 찾아낸 용기가 참으로 대단하다. 나같으면 하키오처럼 당장 그 지역을 벗어나 떠났을텐데... 자신조차도 한국인의 생활이 그리웠으며, 도망친 자신이 부끄러웠다고 회고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용기있게 싸운 일들이 얼마나 보람있는 행동이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우토로의 희망의 노래는 지금도 울려퍼지고 있고, 우리나라는 연합회를 만들어 우토로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모금하고 그 땅을 다시 매입할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같은 한국인이기에 함께 싸우는 한민족의 용기가, 세계에 퍼져나가고 있음에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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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4 21: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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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0 14: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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