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메이커 존 그리샴 베스트 컬렉션 5
존 그리샴 지음, 정영목 옮김 / 시공사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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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레인메이커. 원주민 중에서, 비를 부르는 제사장을 지칭하는 말이었으며, 지금은 변호 업계에서 거대한 액수의 재판을 진행하는 변호사를 지칭하는 말이 되었다. 돈비를 부르는 변호사. 많은 사람들이 법조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떼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매우 유능해 보이고, 어떠한 문제든지 처리해 보일 수 있을 것 같은 그러한 엘리트들. 하지만, 법정 스릴러의 대가 존 그리샴이 보여준 법정 세계의 변호사들은 그렇지가 못했다.

 변호사는 대게 법학 대학을 졸업하고, 변호사 시험을 합격한 후,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만 한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두가지이다. 법조 회사에 들어가, 일주일에 최소 50시간 이상을 일하고 꽤 큰 돈을 받거나, 자신만의 사무소를 개업하여 변호 일을 찾기 위해 열심히 돌아다니는 일이다. 그리고 그 열심히 돌아다니는 과정은, 기존에 사람들이 알고 있던 그러한 윤리적인 부분과는 많이 달랐다. 이들의 사명은 자기 자신이 옳음을 제대로 변호할 수 없는 사람들을 대신하여 보호하고, 재판을 이기게 하는 역할. 하지만 실제로는 사고가 발생하길 기다리며, 그 사고 당사자의 앞에 나타나 재빨리 그의 변호인이 되어 재판을 진행, 배상금의 삼분의 일을 챙겨먹으려 혈안이 되어 있는 이들이었다. 주인공도 다를 바 없었다. 그는 법학 대학에서 어느 정도 성적을 거두고, 중소 회사에 들어가기로 약속되어 있는 나름 성공 가도의 길을 걷고 있었으나 어느 날부터 그의 인생은 꼬이기 시작한다. 회사의 도산으로 인해 입사는 꿈도 못 꾸고, 채무에 시달리고 있으며, 방화범으로 몰리기까지 한다. 사랑하는 연인도 빼앗긴 이 남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었을까?
 그런 그가, 백혈병을 앓고 있는 아들의 부모와 만난 일은 그의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보험 회사의 가난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보험증권 발행. 꾸준한 납부에도 불구하고, 아들 도니 레이가 백혈병을 앓게 되자 보험측에서는 8차례나 지급을 거부하였다. 그것도 마지막 편지는 당신은 정말 멍청한 사람이라고 써 보내면서! 아들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어머니를 멍청한 사람으로 몰아간데다가, 결국 치료 시기를 놓쳐 아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보험 회사가, 이익을 쫓는 기업의 의무를 올바르게 이행하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나?
 실패의 길을 걷던 주인공은,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소송을 제기한다. 그와 그의 파트너는 명백한 증거가 있기 때문에, 그 동안 보험 회사의 행적을 샅샅이 드러내보이고, 상대편 변호사가 자신들에게 한 점을 역이용하여 오히려 재판을 매우 유리한 상황으로 몰고 가버린다. 거기다가 재판장은 새로 부임되어 온, 정의를 매우 사랑하는 재판장님이시다. 기세를 몰아서 변호 회사를 상대로 엄청난 재판을 벌이게 되는, 하나의 레인메이커의 탄생이 시작되려는 순간이다.
 왜 이 책이 법정 스릴러라 불리는지 알겠다. 단지 변호인들 사이에서 오가는 설전마저도 단 한 순간도 긴장을 놓지 않게 만든다. 과연 승리할 수 있을까? 주인공은 레인메이커가 될 수 있을까? 당연히 옳지 않은 일을 한 변호 회사가 잘못했고, 명백히 불리한 증거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질까봐 조마조마해지는 심정으로 책장을 넘겼었다. 재판 과정을 읽으면서 재판에 대한 많은 것을 알고, 또 그에 대한 두려움도 없앨 수 있었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재미다. 자뭇 딱딱할 수 있는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 긴장감 있는 상황을 연출할 수 있는 존 그리샴에 대한 감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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