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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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참으로 넓은데, 내가 볼 수 있는 장소는 넓지 않다. 심지어 세계적으로 보면 매우 작은 한국도 나는 다 돌아보지 못했지 아니한가? 이러한 세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것은 매우 막연했다. 하지만, 대선배와 같은 한비야 아줌마는, 먼저 넓은 세계에 발을 디뎌 본 후, 그 곳의 상황을 깨닫고서 구호 요원으로 활동하기까지 했다. 이 위대한 인재가 NGO 활동을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은 순간, 수많은 사람들은 그녀로 인하여 얼마나 큰 위로를 받았겠는가? 

한비야 씨가 여행한 수많은 장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얼마나 안일하게 살고 있었는지를 새삼 깨달았다.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겉으로는 바깥의 재해 소식을 듣고서 그들을 동정하는 척하면서, 막상 행동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녀의 모험같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떠올려보았다. 그녀는 구호 활동에서 필요한 것들이 아주 작은 것들이라고 했다. 바로 내가 낼 수 있는 몇 만원의 구호 자금. 편의점의 알바생이 일주일 동안 노력하여 번 돈은 그냥 낭비하기 힘들어 심혈을 기울인 끝에 보낸 돈, 아이가 매일 모아 온 동전들이 모여서 단 돈 몇 만원에 사람의 목숨이 오고간다는 것이다. 

우리도 같은 입장 아닌가? 사람 목숨이 별 것 아닌 것처럼 말하지만, 만약 가족에게 위기가 닥친다면 수천 만원에, 심지어 빚까지 내서라도 의료비를 지출하는 돈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가족에게 기꺼이 쓰는 돈이다. 단지, 우리는 세계 곳곳에 우리의 가족을 만들어 놓기만 하면 된다. 바깥에서 고생하는 나의 가족에게 매달 돈을 준다는 심정으로 주면 되지 않을까? 

바깥의 상황은, 내가 막연하게나마 가지던 이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아프리카의 푸른 초원을 생각하고 있던 사람이라면, 그곳에 한 번이라도 가보게 된다면 배가 잔뜩 불러 있고 팔다리는 매우 가늘어지게 된 아이들의 모습이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지금의 세계이다. 당장 식량 생산이 없어도 모두가 10년 동안 배부르게 먹을 식량이 있다. 그렇지만 세계의 다수의 사람들이 아사하고 있다. 

가보지 못한 사람이 입만 살아서 뭐하겠는가? 하지만, 생각만 하고 막상 가서 진정으로 그들을 위해 일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헛된 희망과 꿈일 뿐이다. 진정으로 행동하고 실천하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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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mEunJae 2011-03-23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에 확 와닫는다. 잘 보았어 재미있다.

최상철 2011-04-02 20:15   좋아요 0 | URL
응 필요하면 빌려줄게. 꼭 읽어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