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여 안녕 만화로 보는 한국문학 대표작선 19
김종광 지음, 박용석 그림 / 이가서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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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향해 달리는 소년 한 명이 여기 있다. 괴도 뤼팡을 꿈꾸며, 자유롭게 시내를 누비는 한 소년. 이 소년을 억압하는 경찰서라는 곳에서 벗어나, 그는 새로운 넓은 세상을 향해 날아오르려 한다. 

여기서는 두 명의 인물이 상당히 대조적으로 등장한다. 주인공 강수의 공부를 봐주면서, 허망한 인생의 삶을 탈출할 방법을 고민하는 명오 형. 강수를 사랑하는 것 같지만, 강수를 경찰서에 억압해야만 도벽을 고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사랑의 매를 드는 유 형사. 강수는 이미 여섯 번이나 탈출을 시도했지만, 언제나 유형사나 경찰들에게 붙들려 다시 이곳에 발이 묶이게 된다. 이것이 바로 괴도 강수의 억압받는 삶이다. 

강수의 삶은 비운으로 가득차있다. 강수의 형은, 강수가 도둑질을 했다는 소리를 들으면 죽지 않을만큼만 패서 도벽을 고치려 시도한다. 대충 아는 바에 의하면, 도둑질은 마음 속의 스트레스나, 다른 이의 관심을 받고 싶은 마음에서 생기는 것이라고 한다. 강수는 어릴 때 옆집 친구가 컴퓨터를 잘 다룬다고 천재라는 소리를 듣고 샘이 나서, 자신의 뛰어난 도둑질 실력을 자랑하자 돌아온 것은 구타와 욕설이었다. 만약 강수의 형이 그에게 컴퓨터와 같이 관심을 돌릴 수 있는 것을 쥐어주었다면, 강수는 과연 같은 길을 걸어갔을까? 그는 근본적인 해결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유 형사가 다친 틈을 타서 도망가는 강수에게, 이번에는 뜻하지 않게 배웅하는 사람이 생겼다. 그의 공부를 봐 주는 명오 형. 명오는 아마 강수를 위해 미리 경찰서의 철창을 끊고, 자유롭게 살아가도록 해준 위인이었을 것이다. 이 이야기를 읽으며 장발장이 떠올랐다. 사회에 나가서 결국 다시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장발장을 믿은 미리엘 신부. 강수는, 어쩌면 장발장과 같은 새로운 삶을 시작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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