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튼 동물기 논술대비 초등학생을 위한 세계명작 67
어니스트 톰슨 시튼 지음, 김숙희 엮음 / 지경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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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턴 동물기는 시턴이 살면서 자신이 보고 들은 온갖 종류의 동물 이야기를 자기 자신의 상상력을 약간 덧붙여 작성한 글들이다.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했던 그는, 살려고 몸부림치고 지능을 발휘하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이들의 소중함을 알리려 했고, 그의 시튼 동물기는 이들이 보호받기까지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할 수 있겠다. 아니, 혁혁한 공으로는 부족하다.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죽어간, 훌륭하고 자유로운 영혼들의 이야기를 통해 얼마나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을지 짐작이 가기 때문이다. 

사람들 중에서도 특별히 더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이 세상을 이끌듯이, 어느 종에서라도 다른 종보다 더 월등한 능력을 지닌 존재가 나타날 것이다. 시튼 동물기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그런 종류의 것들이기도 했다. 다른 어느 토끼보다 빠르고 주변 상황을 잘 이용해 도망치는 토끼, 인간의 포획을 거부하고 절벽으로 뛰어내려 죽은 검은 야생마, 아무렇지도 않게 인간이 놓은 덫을 피해다니며 가축을 사냥하다가 자신의 연인을 잃고 끝내 그 연인때문에 붙잡혀 죽게 된 늑대왕... 이들은 모두 뛰어난 능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탐욕이라는 것 때문에 머리를 빠르게 회전할 동기가 부여된 사람들에 의해 어떤 방식으로든 제압당한다. 

그 외에도 인간과 교감하다가 죽어간 동물들도 있었다. 야생 본능을 가졌으나, 주인을 따르던 사나운 개 빙고는 주인이 스스로의 덫에 걸려 고생하고 있을 때, 그를 공격하려던 코요테들을 모두 물어죽이고 그의 목숨을 살려준 일도 있었다. 하지만 이 개는 결국 인간이 놓은 독이 있는 말고기로 인해 온몸에 독이 퍼져 죽고 말았다. 사람들이 독 있는 음식을 놓으려면 그들의 애완동물이 먹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얼마든지 하지 않았을까? 좀 더 다른 방법을 갈구하지 않고, 책임감없이 그들의 애완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사람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위니펙의 늑대 이야기는 아무래도 가장 슬픈 이야기 중 하나인 것 같다. 우연찮게 한 소년에 의해 길러진 늑대는, 그 소년 이외에는 누구지 따르지 않고 오직 소년만을 위해 그 자신의 힘을 썼던 이 늑대가, 소년이 병으로 죽자 그 마을을 떠나지 못하고 떠돌던 이야기다. 이 위니펙의 늑대는, 어린아이같던 여자가 그를 자주 공격하려 했던 망나니 폴에게 푹 빠져있는 모습을 보고 여자를 구하기 위해 폴을 물어 죽인다. 하지만 사람들은 죽은 사람의 실체와 사람이 죽었다는 것에 대한 연관 관계를 가지지 않는다. 그가 천벌을 받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은채, 그들의 목숨이 위험하니 이 늑대를 죽여야겠다고 결론지었다. 결국, 이 커다란 늑대는 사람들의 총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100kg이 넘는 강한 개들도 이 늑대란 종자 앞에서는 맥을 추리지 못했지만, 결국 그도 그를 사랑했던 이의 터전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맴돌다가 죽었다. 

시튼 동물기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모두 하나같이 목표나 사랑을 가지고 있었다. 자식을 살리기 위해, 죽은 이를 잊지 못해 인간의 손에 의해 파멸한다. 그래서 시튼은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 각종 잡꾀만 부릴 줄 알았지, 그 우둔함으로 인해 지구가 서서히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름을 알게 해주었다. 이 책을 읽고 동물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게 된다면, 감히 사냥총을 들고 온 숲속을 헤집어 놓으며 동물을 죽이는 일은 못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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