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인형의 집>을 리뷰해주세요.
꿈꾸는 인형의 집 푸른숲 작은 나무 14
김향이 지음, 한호진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인형은 그 종류도 다양하지만, 인간의 분신을 만들어 넣기에 가장 쉬운 개체중 하나이다. 인형 속에 기억이 남아있고, 과거가 깃들여져 있다. 책의 이야기는 작가 김향이 씨가 구입한 전설의 아역 배우 셜리 템플의 인형과 선녀 인형, 꼬마 존, 흑인 노예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있을 법한 인형들의 이야기를 집어넣은 책이다. 과연 책 후기에 등장한 인형들에게 숨겨진 사연이 있을듯한 모습을 보니 이런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 것만 같았다. 

꿈꾸는 인형의 집에 등장하는 인형 할머니는 지은이 자신이다. 인형을 따듯하게 보살펴주고, 사랑하는 그 마음을 작가가 그대로 집어넣었다. 나는 이런 마음을 닮고 싶다. 볼품없어 보이는 인형 하나라도 사랑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어릴 때 내게 있던 곰돌이 푸 인형에게 자주 화풀이를 했던 기억이 난다. 손가락을 벌려 눈을 쿡쿡 쑤시는 시늉도 하고, 주먹으로 배를 때리기도 했었다. 지금 생각하니, 그 인형에게 참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모든 인형이 내가 곰돌이 인형에게 가지고 있는 미안함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꼬마 존 인형은 우리나라가 어려울 때 비행기를 타고 미국에 버려져 미국 양엄마에게 길러진 한 한국인 아이의 이야기이다. 이 양엄마는 이 아이의 이름을 존이라 짓고, 언제나 자신에게 가시 돋친 말밖에 할 줄 몰라 그를 위해 존을 쏙 빼닮은 인형, 꼬마 존을 탄생시켰다. 존은 꼬마 존을 집어 던지고 발로 차다가도, 양엄마에게 미안해 매일 밤이면 꼭 껴안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아! 자신의 엄마를 기억하고 되찾기 위해, 지금 자신에게 사랑을 주고 있는 사람을 눈물을 머금고 포기해야 하는 존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 아마 그는 그런 서러움을 울면서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더욱 서러워 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머리가 잔뜩 헝클어지고, 몸 곳곳이 부러지고 긁힌 인형은 도대체 무슨 모험을 했던 것일까? 아마도 귀엽고 사랑받다가 어떤 연유로 주인이 잃어버리거나 버려서 그렇게 이리저리 떠돌다가 인형을 사랑하는 사람의 손에 들어오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나 같으면 쓸모없다고 버렸을 인형임에도, 소중히 다루어 다시 예쁘게 탄생시키는 사람들의 손을 닮고 싶다. 인형들도 꿈을 꾸고, 탄생이라는 데 의미를 갖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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