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왕 룽산 마음이 자라는 나무 18
창신강 지음, 김재영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촌구석에서는 아무리 탁구를 잘하더라도 성공할 수 없다던 룽산의 이야기, 그리고 맨 마지막 눈 덮인 흰 산에서 어찌하여 잡혀갔는지 알 수 없는 아버지 때문에 집안일을 떠맡게 된 '나'의 이야기... 여름에 삼성 코엑스 다녀왔던 현재 미술 거장전. 그 미술전에서 보았던 중국 사회는  찡그리고 있는지 웃고있는지 모를 표정을 짓고 있던 두 아저씨의 그림과 같은 그런 알 수 없고 암흑으로 가득 차 있어 보인다. 최근에는 엄청난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다지만,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소년들의 재미있고도 웃지 못할 여러 사건들을 통해 이런 중국 사회를 다양하게 나타낸다.

두 다리와 두 눈을 잃었던 아이의 이야기. 정말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은 눈물을 나에게서 짜낸 이야기였다. 그런 그에게 찾아오는 비둘기. 비둘기들은, 그의 삶에 희망이 되어주고 볼 수 없는 그의 두 눈대신에 세상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존재였을 것이다. 그런 그가, 그가 제일 소중히 여겼던 순백의 비둘기 순백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엔 그는 얼마나 비참한 심정을 느꼈을까! 부모가 모든 비둘기의 다리에 헝겊 한 조각씩 묶고서라도 아이에게 삶의 행복을 느끼게 해주었으면 싶었을 것이다.

리마이야와 류수의 이야기. 아무래도 무척 인상적이었던 부분 같다. 류수가 리마이야네 집의 보릿짚을 다 태우고 난 후 류수의 아버지는 피와 땀을 흘리는 고통을 아시므로 자신의 집에 있는 짚을 모두 옮기고, 아들에게 피와 땀을 흘려 모은 것을 잃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를 알려주기 위해 아들이 쌓아놓은 보릿짚을 모두 태워버렸다. 그까짓 보리가 똑같을 것이라 생각되면서도, 만약 내가 류수였더라도 이렇게 서럽게 울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된다.

학교에서만 고상한 척을 하고, 막상 친구들만 있을 때에면 앞장서서 나쁜짓을 서슴치 않고 하는 아이들. 그리고 막상 친구들과 있을 때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지낼 수 있어도, 어른들의 눈에는 나쁘게만 보이는 아이. 도대체 어른들은 정말 대단한 아이를 몰라보는 구나, 하고 생각되었다. 위선만 잔뜩 씌여져 있는 겉만 아름다운, 가짜 보석과 같은 존재만 떠받들고 있는 사회란...

책을 읽으며, 내 마음이 한층 더 자라난 느낌을 받았다. 그동안 사회에서 내가 어떤 존재였는가와 같이 다양한 존재들을 느낄 수가 있었다. 언젠가 중국의 사회도 잘 풀리기를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