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사라진 어느 날 마음이 자라는 나무 11
루스 화이트 지음, 김경미 옮김, 이정은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가끔씩 나는, 사람들이 내 자신이 아닌 내 바깥을 둘러싸고 있는 무언가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이따금씩 깨닫는다. 만약 내가 내가 아닌 무언가에 의해 둘러싸여 있으면 사람들은 그것을 내 모습이라고 믿어버린다. 나는 그런 무언가를 치워버리고 정말 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사람들이 봐주기를 원한다. 나는 나다. 나는 다른 무언가의 것도 아니고 다른 무언가에 의해서 가려질 그런 사람도 아니다. 나는 단지 소중한 나일뿐이다.

세상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머리가 긴 사람도 있고, 짧은 사람도 있고, 잘 생겨서 TV모델인 사람과 사팔뜨기에 주근깨가 가득한 사람도 세상에 존재한다. 하지만 각자 개성은 넘친다. 마치 똑같이 생겼다고 해서 다 똑같은 사람이 아니듯이... 어쩌면 지금 많은 사람들이 자신 조차도 자신이 아닌 것을 자신이라고 믿고 있을 지도 모른다. 나도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는 당장 그 내가 아닌 것으로부터 탈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드로. 사팔뜨기인 가난한 소년, 그렇지만 재치있고 어리숙해 보여도 무척 똑똑한 아이다. 집시의 이모 벨 볼의 아들로 어느날 벨이 아무 흔적도 없이 사라지자 콜 스테이션의 러브 볼 닷슨 집에서 살게 된다. 아름다운 긴 머리에 휩싸여 사람들이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알아보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소녀 집시와 사팔뜨기 소년 우드로의 아름다운 성장 이야기가 찬란하게 펼쳐진다.

세상에는, 너무나 잊기 힘든 고통스런 기억들이 많다. 집시가 가졌던 고통스런 기억은, 바로 아버지 아모스의 자살이다. 자원 봉사 소방서의 대원이었던 아모스는 불길에 휩싸인 가족을 구하려다가 얼굴에 심각한 화상을 입고, 그 정신적 충격으로 결국 자살을 하게 된다. 아버지의 죽음, 자살. 대면하기 힘든 이 사실. 만약 나의 가족이 누군가 자살을 하여 그 끔찍한 모습을 내가 보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매우 고통스런 기억으로 남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 사라진 벨 볼 아주머니. 물론 흔적도 없이 사라진 의문의 사건이었고 그 진실이 다소 어리둥절하게 밝혀졌다. 벨 볼 아주머니가 남자로 변장하여 떠돌이가 된 것이다. 남과 비교당하면서 무작정 그 곳을 벗어나기 위해 시도했던 일. 그것은 바로 진정한 자신을 찾아나가기 위한 모험이었다.

나도 때때로 남과 자주 비교당한다. 칭찬을 들을 때가 있더라도 내가 가진 단점이 무척 많기에 그런 단점을 가지고 있지 않은 다른 친구와 매일 비교를 당하는 것이다.

"XXX는 스스로 매일 매일 공부한대... 너도 개처럼 공부 좀 열심히 해 봐라!"

"이렇게 방청소를 못해도 되겠니? XX는 항상 부지런해서 방도 엄청 깨끗하더라. 게으름만 부리지 말고 방 청소도 좀 하렴."

그럴 때마다 나는 귀를 막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그럴 때 항상 생각하는 것은, 어머니가 내가 못하는 것만 보지 말고 나의 장점을 좀 봐달라는 것이다. 내가 게으름을 부리고 싶어서 부리는 것도 아니고 공부를 못하고 싶어서 못하는 것도 아니다. 전부 잘하고 싶지만, 단지 그것을 이겨내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 내 자신이 그런 모든 것을 다 잘하는 만능인이 되는 게 내 꿈이지만, 때로는 그런 것들로 인해 오히려 내 자신을 잃어버리는 일이 아닐까? 하고 생각될 때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열심히 살아가며 성공하는 것도 있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 아닐까? 자신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진정한 삶을 잃어버린다는 것과 똑같은 것일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진정한 자아를 찾기. 바로 남이 나를 잘 봐주었으면 하는 것으로 행동 하기보다는 내 삶을 진정한 소중함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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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철 2008-07-07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험 이틀전까지도 전혀 공부하지 않는 모습에 잔소리한 것. 치워주는 것을 거들기는 하지만, 너무나도 귀찮아하는 네가 걱정되서, 한편으로 니 일은 니가 좀 해줬으면 하는 맘으로 잔소리니 참 듣기도 싫었겠다 싶다. 미안해....^^ 엄마란 존재의 소중함을 알아줬으면 하고, 권한 책이었건만, 오히려 잔소리 듣고, 가끔 비교당하는 너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계기를 준 책이었구나. 한 번 읽어봐야겠다. 비교당한다는 것이 얼마나 기분 나쁘고, 속상한줄 알면서 나도 모르게 한번씩 하고 말았네. 너에 대해서 믿는다면서, 한번씩 인내심 없는 모습을 보였던 엄마 자신도 속상하고 버리고 싶다. 너랑 나랑 다 같이 고치자구나~~ 원인 없는 결과란 없지 않니? 한가지, 난 너의 장점도 높이 사고 있어. 늘 그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들
m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