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이고 전략적인 사랑의 코드
크리스티안 슐트 지음, 장혜경 옮김 / 푸른숲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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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낭만적이고 맹목적인줄만 알았던 맹한 아줌마에게 있어 이 책 사랑의 코드란 담론은 조금 낯설고, 선뜻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어느덧 마흔을 바라보며 이제는 TV드라마를 보며, 주인공 입장에서 대리 만족하던 시기도 지나고 아예 끄덕이는 부모의 눈으로 넘나든지도 꽤 되었는데 말이다.  몸의 사랑이라고 하든 마음의 사랑이라고 떠들던간에 지극히도 담담하고 객관적인 이 이야기가 너무도 안들어온 것은 어쩌면 아줌마에게 슬픈 일인지도 모르겠다.

"사랑 없는 세상이 우리의 심장에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빛 없는 마법의 등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대가 작은 등을 밀어 넣자마자 하얀 벽에 알록달록한 영상이 비치는구나.  그것이 지나가는 환영에 불과하다면 애송이 사내아이들처럼 그 앞에 서서 아름다운 모습에 넋을 잃은 우리의 행복도 그러하리."

낭만적 사랑의 표현법에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 베르테르의 입에서 터져 나왔던 이 외침을 생각해보라고 이야기할 때 나는 슬며시 다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오만과 편견"의 그 장면을 떠올리고 있었다.  수업할 때 딴짓 일삼는 학생마냥, 여기서 들어보라고 하는 이야기는 그 이야기가 아닌데도 말이다.

현대인에게는 왜 행동 규정에 의존하는 이런 형식의 사랑이 필요한 걸까? 다른 방식의 사랑으로도 사회는 오랫동안 잘 유지되어 왔다는데, 사실 현대인들이 '사랑'이라고 인식한 현상은 근대 초기의 발명품이라고 한다.  믿기지 않았다.  왜?  책 속에서 말하듯 그전에도 사랑은 존재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체적인 규칙을 따르는 사회 영역으로서의 사랑은 현대에 대두된 현상이라고 한다.  '낭만적 사랑'이 원시시대부터 인간에게 선천적으로 주어진 유전적 산물이라면 지난 수백 년, 특히 지난 몇십 년 동안 사랑이라는 관념에 그처럼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고대의 사랑은 낭만적이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 당시는 우리가 '낭만'이라고 부르는 관념이 형성조차 되지 않은 시기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