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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속 여행 쥘 베른 베스트 컬렉션
쥘 베른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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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란 제목으로 쥘 베른의 '지구 속 여행'이 영화화 되었었다. 쥘 베른의 소설은 무려 1864년에 쓰여졌지만, 100년도 넘게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매력적이고 흥미진진한 소설이다.


2008년도 영화가 개봉되었을 때 열림원에서 출간된 책을 사서 읽었었지만, 최근 초등학교 5학년인 둘째 아이가 집에 있던 '지구 속 여행'을 읽고나서 쥘 베른의 다른 소설도 읽고 싶어해서 찾아보니 열림원에서 '쥘 베른 베스트 컬렉션'으로 나온 전집이 있어 이번에 새로 샀다. 새로 산 책의 시작은 집에 있던 책부터.


쥘 베른의 소설들은 SF의 효시라고 할 만하다. 쥘 베른은 무려 80권이 넘는 소설을 발표했다고 하는데, 당시의 여러 과학자들과 과학이론들을 자신의 상상력과 결합시켜 모험이 가득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만들어냈다. 지금의 과학으로는 말이 안되는 이야기가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도 아직 그 신비가 완전히 풀리지 않은 깊은 땅속이라거나 바다속과 같은 '미지의 세계'로의 여행이 과학적 사실들과 결합하여 현대의 대부분의 SF 소설/영화들처럼 여전히 매우 그럴 듯한 흡입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아이가 빠져버린 건, 요즘은 느끼기 힘든 '모험'으로 가득차 있다는 점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어릴 때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신기하고 모험으로 가득차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나의 어릴 때를 떠올려보면 집에서, 집과 학교에서, 좀 더 나가 마을길에서, 새로운 낯선 곳과 낯선 길을 만날 때마다 약간의 두려움과 또 한편으론 새로운 곳을 탐험하는 모험을 하는 듯한 설렘을 같이 느꼈었던 것 같다. 반면 요즘은, 안전을 강조하면서 상대적으로 아이들이 '모험심'을 느끼기는 어려워진 것 같다. 또 한편으론, 세계 곳곳이 연결되고, 온갖 지식들이 쌓여가면서 과연 지금 탐험을 할 만한 '미지의 공간'이라는 것이 남아있나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쥘 베른의 소설을 읽다보니, 여전히 깊은 땅 속이나 바닷 속처럼 이 지구상에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공간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에, 그리고 여전히 탐구할 만한 지식들이 남아있다는 사실에 모험심이 새롭게 불러일으켜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험에 참여하는 인물들이 요즘의 SF 소설이나 영화에서처럼 엄청난 히어로거나 천재적인 과학자가 아니라,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대신 좀 더 많은 과학적 지식과 호기심, 그리고 단단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라는 점이 더욱 아이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키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그렇고말고! 심장이 뛰고 있는 한, 몸뚱이가 움직이는 한, 의지력을 가진 사람은 절망에 굴복하지 않을 거야. - P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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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그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31
헤르타 뮐러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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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2차세계대전의 전후가 시대적 배경인 소설은 어렵다. 소설의 주제가 무엇이든 간에 전시상황에서 보이는 비인간성, 자유의 억압과 통제, 가난 등의 이유로 소설의 분위기는 대부분 어둡거나 자조적이다. 거기다 전범국이면서 패전국이 되고, 분단과 함께 다른 정치이념으로 인한 고통을 겪은 독일, 2차 세계대전의 피해국이면서 전쟁의 승리로 독립이 되었어야 하는데 공산국가가 되면서 소련의 영향권안에 들어가버리게 된 동유럽 국가들의 소설은 더욱 그런 느낌이다. 서유럽과는 달리 다른 이념아래 교류도 적었던 동유럽의 문화가 익숙치 않아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소설속에서 느껴지는 전쟁의 트라우마가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것 같아 더 무겁게 느껴진다.

내가 읽었던 책들 중에 주인공들이 2차 세계대전의 영향하에 있었던 소설들 - 양철북, 생의 한가운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 모두, 나는 소설속에서 전쟁, 시대가 남긴 트라우마를 함께 읽었었다. 그리고 또 여기에 하나 더해진 책.

이 소설의 주인공 '나'는 루마니아에 사는 아마도(?) 독일인이다. 전쟁이 막바지에 달한 1945년 러시아에서는 전쟁을 일으킨 책임을 물어 점령지의 독일인들을 수용소로 보내는데, '나'도 수용소행을 통보받고 수용소에 끌려가게 된다. 소설속에서 수용소에 끌려가는 이유도 명확하지 않다. '나'는 들키면 감옥행인 동성애자이긴 하지만, 수용소에 끌려갈 때 그런 이유로 가는 것도 아니고 '독일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가족모두가 가는 것도 아니며, 실제 전쟁터에서 싸운 군인도 아니다. '나'처럼 러시아의 수용소에 끌려가는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이유는 없어 보인다.

아뭏든 수용소에 끌려온 사람들은, 자신들의 고향을 떠나 알지도 못하는 러시아 어느 지역에 존재하는 수용소에서 러시아 군인들의 통제아래 강제 노역을 하며 지낸다. 식량도, 의복도, 모든 생필품도 부족하고 일은 고되며, 언제 수용소의 삶이 끝날지 알 수 없는 시간들. 자신이 맡은 노동량에 비례하여 받는 빵 두덩이로 하루를 보내야 하는 수용소의 생활. 모든 사람들의 신경이 '허기'에 쏠려 있는 수용소의 삶은 '배고픈 천사'가 지배한다.

나는 전쟁당시 루마니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른다. 전쟁 후에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전쟁이 어떤 비극을 낳았는지 전쟁의 트라우마가 얼마나 깊은지 이 소설로 미루어 짐작해본다. 수용소에서 돌아온 이들은, 입을 닫는다. 남아있던 가족들은 돌아온 이를 반기지만, 그들의 상처를 이해할 수 있었을까? 수용소에서 돌아온 이들은, 자신들이 수용소에서 여전히 전쟁속의 삶을 살아낼 때 바깥에 있었던 가족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었을까?


참전 경험이라곤 전혀 없는 우리가 러시아인들에게는 히틀러가 저지른 범죄에 책임이 있는 독일인들이었다. - P50

나는 지금까지도 배고픔을 상대로, 내가 그로부터 벗어났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더는 굶주리지 않아도 되었을 때부터 나는 글자 그대로 삶 자체를 먹는다. 먹을 때면 음식의 맛에 포위된다. 수용소에서 돌아온 이후로 육십 년 동안, 나는 굶주림에 대항해 먹는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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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올드 코리아 세트 (완전 복원판 + 원서 복원판) - 전2권
엘리자베스 키스.엘스펫 키스 로버트슨 스콧 지음, 송영달 옮김 / 책과함께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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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몇 년 전 ‘엘리자베스 키스‘를 다룬 기사를 봤던 기억이 있는데, 그 그림들이 저렇게나 멋진 그림이었었구나.

책 소개에 실린 몇작품만 봐도 기대가 된다. 저 생동감있고 생생한 묘사라니...

책도 아주 멋질 것 같지만, 특히 예술가가 꿈인 우리 딸애에게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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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요정과 다섯 아이들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5
에디스 네스빗 지음, 해럴드 로버트 밀러 그림,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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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재미있게 봤던 TV 만화영화 '모래요정 바람돌이'의 원작소설. 아직까지도 주제가를 기억할정도로 재미있게 봤었던 만화영화였다. 그 만화영화에서 모래요정은 아이들의 친구로, 매일매일 아이들이 소원을 한가지씩 빌면 그 소원을 들어주는데 항상 다소 엉뚱하게 소원이 진행되면서 모래요정과 아이들이 함께 모험을 하는 내용이었다. 전체적인 내용은 잘 기억이 안나지만, 각 에피소드들이 무척 재미있었던 기억이 난다.

원작소설은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는데 만화영화에서 귀엽고 친근한 모래요정과는 다르게 소설속의 모래요정은 심술궂은 면이 다소 있다. 시골마을로 이사를 오게 된 다섯아이들(아직 걸음마 단계인 막내까지 포함하여)은 집근처 채석장의 모래속에서 신기한 털복숭이의 모래요정을 찾아낸다. 모래요정은 매우 까칠하지만, 아주 오랜 옛날부터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었다고 자기 소개를 하고 아이들의 소원을 하루에 한가지씩 들어주기로 한다.

하지만 만화영화속의 모래요정은 아이들과 친구처럼 소원도 들어주고 같이 모험도 하고 했었던 것 같은데, 이 소설속의 모래요정은 처음에 아이들이 발견했을 때의 성격 그대로, 까칠하고,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주기는 하지만 항상 엉뚱하게 소원을 들어주는 바람에 아이들은 소원을 빌 때마다 곤란한 상황에 처하곤 한다. 일례로 아이들이 빈 첫번째 소원, 외모를 아름답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었더니 외모는 아름다워졌지만 전혀 다른 얼굴로 변하는 바람에 아무도 아이들을 알아보지 못해 아이들은 집에 돌아가지도 못하고 집안 식구들에게 떠돌이 부랑아 취급을 받는다. 해가 지면 소원이 사라지기에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아이들은 평생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떠돌이 신세가 될 뻔..

소원을 들어주는 요정이 있다면, 어떤 소원을 빌지 생각을 안해본 사람이 있을까? 그리고 가장 쉽게 떠올리는 소원은 역시, 부자가 되고 싶다거나 외모가 아름다워지고 싶다거나 하는 것일 것이다. 소설속의 아이들도 마찬가지, 자꾸 엉뚱하게 소원을 들어주는 모래요정 때문에 소원을 비는데 신중을 기하지만, 매번 상황은 아이들의 계획과는 다르게 엇나가기만 한다. 매번 꼬여버리는 상황과, 이를 해결하느라 고군분투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바로 이 책의 재미인 듯.. 매 번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상황이 흘러가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

책 속에서 아이들이 소원을 빌 때 모래요정의 한탄, "왜 착한 아이가 되고 싶다거나 예의바른 아이가 되고 싶다는 소원은 빌지 않니?"

요정이 이런 소원은 쉽게 들어줄 수 있는 모양인데, 하긴, 나라도 그런 소원은 빌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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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한 장 상상력 글쓰기 노트 하루에 한 장 노트
케이티 데이니스.루이 스토웰 지음, 브라이오니 메이 스미스 그림, 신인수 옮김 / 어스본코리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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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초등학교 때 꼭 배워야 할 게 뭘까? 학교에서 공부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중에 어른이 되었을 때 필요한 능력 중에 하나가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냥 글을 쓰려고 하면 어찌나 막연한지, 난 학교 다닐 때 글쓰기가 너무 싫었었다.

아이들도 일기를 쓴다거나 독서감상을 쓴다거나 할 때 보면 글쓰기를 어려워한다. 그래서 겨울방학동안 글쓰기를 조금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글쓰기 연습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뒤져보다 이 책을 사게 되었다.

두 아이들에게 각각 한 권씩을 사주고, 이번 겨울방학동안 매일매일 한 장씩 해서 끝내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간단하게 단어들을 연결하고, 적당한 수식어를 만들어보고 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나중에는 한 편의 짧은 이야기를 만드는 것으로 끝나는데 페이지마다 재미있는 주제와 그림으로 아이들이 흥미롭게 글쓰기을 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매일 한 장씩 채워나가면서 글쓰기가 길어지면 아이들이 힘들어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재미있는 주제들로 구성되어 있고 이야기의 틀을 짜는 것부터 해서 차근차근 글의 길이가 길어질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서인지 아이들이 흥미를 잃지 않고 끝까지 다 해낼 수 있었다.


매일매일 아이들이 쓴 글을 읽으면서 아이들의 재치발랄한 글도 재미있었고, 엄마가 즐겁게 읽으니 아이들도 더 신나게 글을 쓴 것 같다. 그리고 책 한 권을 다 끝내고 나니, 아이들 스스로도 글쓰기에 자신감이 붙은 것이 가장 좋다.

다음 방학 때도 이런 글쓰기 노트를 또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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