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래요정과 다섯 아이들 ㅣ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5
에디스 네스빗 지음, 해럴드 로버트 밀러 그림,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4년 8월
평점 :
어릴 때 재미있게 봤던 TV 만화영화 '모래요정 바람돌이'의 원작소설. 아직까지도 주제가를 기억할정도로 재미있게 봤었던 만화영화였다. 그 만화영화에서 모래요정은 아이들의 친구로, 매일매일 아이들이 소원을 한가지씩 빌면 그 소원을 들어주는데 항상 다소 엉뚱하게 소원이 진행되면서 모래요정과 아이들이 함께 모험을 하는 내용이었다. 전체적인 내용은 잘 기억이 안나지만, 각 에피소드들이 무척 재미있었던 기억이 난다.
원작소설은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는데 만화영화에서 귀엽고 친근한 모래요정과는 다르게 소설속의 모래요정은 심술궂은 면이 다소 있다. 시골마을로 이사를 오게 된 다섯아이들(아직 걸음마 단계인 막내까지 포함하여)은 집근처 채석장의 모래속에서 신기한 털복숭이의 모래요정을 찾아낸다. 모래요정은 매우 까칠하지만, 아주 오랜 옛날부터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었다고 자기 소개를 하고 아이들의 소원을 하루에 한가지씩 들어주기로 한다.
하지만 만화영화속의 모래요정은 아이들과 친구처럼 소원도 들어주고 같이 모험도 하고 했었던 것 같은데, 이 소설속의 모래요정은 처음에 아이들이 발견했을 때의 성격 그대로, 까칠하고,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주기는 하지만 항상 엉뚱하게 소원을 들어주는 바람에 아이들은 소원을 빌 때마다 곤란한 상황에 처하곤 한다. 일례로 아이들이 빈 첫번째 소원, 외모를 아름답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었더니 외모는 아름다워졌지만 전혀 다른 얼굴로 변하는 바람에 아무도 아이들을 알아보지 못해 아이들은 집에 돌아가지도 못하고 집안 식구들에게 떠돌이 부랑아 취급을 받는다. 해가 지면 소원이 사라지기에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아이들은 평생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떠돌이 신세가 될 뻔..
소원을 들어주는 요정이 있다면, 어떤 소원을 빌지 생각을 안해본 사람이 있을까? 그리고 가장 쉽게 떠올리는 소원은 역시, 부자가 되고 싶다거나 외모가 아름다워지고 싶다거나 하는 것일 것이다. 소설속의 아이들도 마찬가지, 자꾸 엉뚱하게 소원을 들어주는 모래요정 때문에 소원을 비는데 신중을 기하지만, 매번 상황은 아이들의 계획과는 다르게 엇나가기만 한다. 매번 꼬여버리는 상황과, 이를 해결하느라 고군분투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바로 이 책의 재미인 듯.. 매 번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상황이 흘러가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
책 속에서 아이들이 소원을 빌 때 모래요정의 한탄, "왜 착한 아이가 되고 싶다거나 예의바른 아이가 되고 싶다는 소원은 빌지 않니?"
요정이 이런 소원은 쉽게 들어줄 수 있는 모양인데, 하긴, 나라도 그런 소원은 빌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