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땐 마카롱보다 마음공부
김은정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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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던 책은 아니지만]

예상이 빗나가면 괜스레 자존심이 고개를 든다. 이 책이 그랬다. 예상은 빗나갔고, 자존심은 고개를 들었다. 내면에 흩어져 있던 오기를 싹싹 긁어모아 부조화에 빠진 인지를 간신히 설득해가며 읽어냈다. 애썼다. 정말.

세상은 다양성을 외치고, 나는 이에 동의한다 하지만, 나에게 절대적 신념에 반하는 생각들은 과감히 거부하고 걸러내는 경향이 있음을 다시금 깨달았다. 고정관념이고, 편협하다 하겠지만 나의 정체성의 근간이 되는 것들이다. 꽤나 안정감이 있어서 어지간해서는 흔들리지도 않는다. 이렇듯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내 마음공부'는 확실히 했으니 다행이다. 쓸데없는 짓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뻔히 보이는 오류]

저자가 말하는 끌어당김의 법칙이 작동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마지막 페이지 밑에 '367'이란 숫자가 쓰여있지만 그 페이지를 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는다. 활자체가 예쁘고 큼직해서 가독성은 좋다. 저자가 문예창작과를 전공해서 그런지 표현에서도 불편함이 느껴지진 않는다. 허나 읽는 내내 불편했다. '우주'라는 단어의 등장에도 열린 마음을 유지하고자 최선을 다했으나 뻔히 보이는 오류에까지 너그러울 순 없었다.

저자는 자신의 마음공부를 "지극히 객관적인 사실의 나열과 논리의 집합"(24쪽)이라 했다. 그러나 책 어디에도 객관적인 증거는 찾아볼 수 없었고, 주관적인 경험의 나열과 사색의 집합이었다.

물론, 사느라 바쁜 독자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마음 관련 도서들을 섭렵하고 그 방대한 양을 한 권의 책으로 요약해 놓았으니 입문용으로는 좋을 수 있다. 그러나 깊은 앎에서 우러나온 지혜가 아니라 유감이다.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한 것들이 그 본래의 뜻과는 다르게 쓰이는 경우가 있어서 그런지 그냥 Ctrl+X, Ctrl+V 해놓은 듯하다.

게다가 저자는 몸을 고쳐주는 병원은 있지만 마음을 고쳐주는 병원은 없다고 말한다.(63쪽) 정신의학과 또는 심리상담소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던 것인지 어떤 의도를 가지고 한 말인지, 알 수 없지만 저자가 우물 밖 세상도 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정리가 필요한]

​마음공부의 50가지 비밀이라 하지만 솔직히 저자도 알 거다. 비밀이 아닌 이야기와 중복되는 이야기를 제외하면 50가지는 아니라는걸. 비밀스럽지도 않고. 그렇지만 누군가에게는 지푸라기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을 아끼겠다.

​서평이 참... 냉정하다. 괜찮을 거다. 저자는 개의치 않으려 내려놓음을 택할 테니. 출처를 알 수 없는 내려놓음이란 게 함정이지만. 그냥 성취지향적인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더 쉽지 않을까. 여러모로 정리가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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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s://m.blog.naver.com/counselor_woo/221706042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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