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2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재미는 있다. 근데 다 읽고 나면 겨우 이거야? 싶다.
그 오랜 세월의 미스터리를 그렇게 가볍게 풀어내버려야 했을까?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를 이야기하는 게 더 매력적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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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다 읽고 드는 생각은 `재밌다` 와 `출판사의 마케팅에 똥덩어리`라고 일갈하고싶다는 것이었다.
그의 소설은 재밌다. 긴박함을 잘 살린 문체와 곤경에 빠진 인물의 심리묘사가 잘 드러난 간결하고도 힘있는 묘사. 군더더기가 없어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책을 집어들자마자 완독해버렸다.
하지만 이 소설은 뼛속까지 스릴러 소설이라는 것이다. 출판사에서 지겹게 떠들고 공들여 이미지메이킹한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아가지 못하는 당신을 위한 소설` 따위가 아닌 그냥 재밌는 스릴러물일 뿐이다. 물론 소설의 주인공과 자신을 대입시키고 이입을 한 독자들은 동의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소설의 주된 사건은 그러한 `자아실현`에서 출발하지 않으며 또한 주인공이 그 사건에 대처하는 스릴러적 묘사만으로 책의 절반정도를 할애하는 것, 사건 이후의 삶에서 주인공을 지배하는 것은 자아실현에서 오는 만족감이 아닌 죄의식과 불안이라는 것에서 그렇게 말하고 싶다.
놀란의 인셉션은 명작이지만 다크나이트는 걸작이라는 말처럼 하나의 서사가 끊임없이 되새김질당하며 재생산되는 걸작이기 위해서는 그 안에 일종의 철학을 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에서 진정한 자아실현이라는 부분을 기대하고 펼쳐들었지만 정작 내가 만난 것은 그저 재밌는, 다시는 또 펼쳐볼 일이 없을 것 같은 한 편의 스릴러 소설이었다. 이 소설은 그냥 맵고 짜고 달아 자극적인 인상을 남기는, 그러나 다시 그 맛을 기억하고 싶기도 맛보고 싶지도 않은 떡볶이같다.
나처럼 출판사의 농간에 빠진 사람에게는 읽고 난 뒤의 공허함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지만 일단 재밌다는 점에서는 책을 추천하고 싶다. ★★★☆☆
나와 같은 실망을 한 사람, 이 책을 재밌게 읽은 사람, 아니 그냥 모두에게 `나의 아름다운 정원` 을 추천한다.

덧. 잭과의 이야기를 강조하는 동시에 빠른 전개를 버렸더라면, 죄의식과 불안에 인물의 심리의 초첨을 맞추기보단 그것을 떨쳐내고 새 삶을 살아가는것에 초점을 맞추었더라면, 좀 더 내 취향의 소설이 되지 않았을까? 물론 작품의 몰입도와 재미를 포기하게 되겠지만. 더 이상 미국 소설이 아니게 될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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