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서와 만나다 - 예수를 그린 네 편의 초상화 비아 만나다 시리즈
리처드 버릿지 지음, 손승우 옮김 / 비아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복음서를 한번 읽어 보고 싶은데 도움이 될만한, 한 손에 선뜻 잡히는 책이 의외로 많지 않다. 런던 킹스칼리지에서 오랜동안 성서학을 가르쳐온 리처드 버릿지의 대표작인 이 책은 교양 대중들의 그런 필요에 딱 부합하는 책으로 20년 넘게 읽혀온 클래식이다. 복음서는 왜 하나가 아니고 네 편인가, 왜 세부적 내용이 다른가, 이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등 전형적으로 등장하는 질문에 대해, 그리스-로마시대의 전기(biography)라는 장르를 비교해가면서 적절히 답해나간다. 특히 고대로부터 각각의 복음서에 부여되었던 사자, 인간, 소, 독수리의 이미지가 각 복음서의 특징적 내용을 어떻게 드러내는지 음미하도록 안내한다. 학술적 기본이 탄탄하되,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문체로 쓰여져서 복음서에 관심있는 개인이나 교회 소그룹에서 표준적 입문서로 읽으면 금상첨화인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광야의 소리, 윤종하
성서유니온선교회 편집부 지음 / 성서유니온선교회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은 한국교회에서 널리 하고 있는 '경건의시간(Quiet Time)'이란 성경묵상 훈련을 본격적으로 소개한 이들은 <매일성경>이란 책자를 발간하고 있는 성서유니온이다. 1972년 이 성서유니온의 초대 총무를 맡아 평생 성경을 가르쳐온 이가 윤종하 선생이다. 이 책은 윤종하 선생을 기리는 10편의 글과 그와 동역한 3명의 선교사들의 추천사, 다수의 짧은 회고담, 그리고 그의 강의 2편이 실려 있다. 그를 아는 이들은 아마 박대영이 쓴 "말씀의 사람을 떠올릴 때 나에게는 두 사람이 생각난다. 우리에게 <성서조선>을 남겨준 김교신 선생과 <매일성경>을 남겨준 윤종하 총무다"(81)는 구절을 진지하게 새길 것이다. 평신도이지만 성경을 묵상하고 가르치는 한 전범을 보여준 그는 일찍부터 '하나님 나라' 신학에 입각한 복음이해를 설파했다. 삶과 행함을 강조한 결과 그는 자주 행위구원을 주장하느냐, 펠라기우스주의자냐는 논란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주일과 십일조 폐지 등을 주장하기까지 하였다. 모든 시간과 모든 재물이 다 주의 것이란 취지에서 였으나, 이마저도 교회를 불편하게 했다. 그는 일찍이 자생적인 성서학자이자 경건한 설교자로서의 면모를 선취한 인물이었다. 우리 주변에 이런 족적을 남긴 '광야의 소리'가 머물다 떠나갔다는 것만큼은 기억해야겠기에 굳이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르틴 루터 대교리문답
마르틴 루터 지음, 최주훈 번역 및 해설 / 복있는사람 / 201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개신교 최초의 교리서인 <대교리문답>이 새롭게 번역 출간되었다. 종교개혁 이후 교황권에서 이탈한 개신교권 교회들에서 목회자의 무지와 게으름, 성도들의 방탕과 방임 현상이 벌어지자 루터는 매우 실망하게 된다. 자격미달의 목회자를 해임하고, 교회와 수도원을 청산하는 강도높은 조치를 취하는 한편, 목회자와 성도들을 위한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나온 대안이 바로 이 교리서였다. 이 책에는 루터 특유의 직설적인 표현이 가감없이 잘 살아있다. 어떻게 교리서에서 '뚱땡이들', '처먹다', '멍청이' 같은 표현을 만날 수 있었을까. 덕분에 책은 술술 잘 읽힌다. '십계명', '사도신경', '주기도', '세례', '성만찬' 차례로 설명해나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인간은 율법을 지킬 수 없는 존재이고 그래서 그리스도의 은혜가 필요하다는 개신교 특유의 신학적 강조점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잘 살펴볼 수 있다. 역사적 가치가 있는 고전이지만, 원래 성인을 위한 신앙교육이란 취지는 500년이 지난 오늘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루터의 달변을 따라 죽죽 읽어갈 수 있고, 끄덕끄덕 반응하게 된다. 고풍스런 녹색천으로 커버를 씌운 반듯한 책 만듦새가 눈에 띄는데 곁에 오래두고 볼 책이란 인상을 남긴다. 종교개혁 500주년에 루터를 직접 만나는 호사를 누려보는 건 어떤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톨릭도 프로테스탄트도 아닌 아나뱁티즘
월터 클라센 지음, 김복기 옮김 / KAP(Korea Anabaptist Press)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미 추천사를 쓴 책을 신간 소개에서 다시 언급하자니 동어반복이 되고 만다.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지금, 우리는 그 시기에 등장한 또 하나의 개혁운동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주류 개혁자들에 의해 늘 '과격', '급진', '이상', '종파'에 함몰된 실패 사례로만 묘사되었던 아나뱁티스트 운동이 그것이다. 이 책이 간결명료하게 잘 복원하였듯 아나뱁티스트 운동은 '가톨릭도 프로테스탄트도 아닌' 그들 고유의 존재감과 정체성을 오늘날까지 남겨놓은 소중한 교회사의 자산이다. 지금 '본질', '실천', '제자도', '공동체'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아나뱁티스트를 다시 찾아 읽으라. 오래전 그 길을 걸었던 이들의 경외할 발자취가 여기에 오롯이 남아 있다."는 부분은 그대로 유효하고, 메노나이트 역사학자로 이 분야의 대표선수로 꼽힐 월터 클라센의 담담한 소개 문장들은 매우 매력적이다. 종종 아나뱁티즘은 매력적이지만, 아나뱁티스트들은 자기주장이 강한 소종파적 태도를 갖고 있다는 인상을 갖고 있는 이들이라면, 이 책이 제공하는 아나뱁티즘의 자리매김에 크게 도움을 받고, 많이 설득이 될 것이다. 하마트면, 훅 넘어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외계인과 기독교 신앙 스펙트럼 : 과학과 신앙 2
한국교회탐구센터 지음 / IVP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외계인'이라니, 아직 '개나 고양이도 천국 가는지?', '배추나 시금치에게 구원은 무엇일지?' 질문도 못 던지는 한국에서 '외계인'까지 걱정해줘야 하는 시절이 온건가? 복음주의 신앙이란 옛날 가르침에 충실히 따르는 것이고 그 밖에는 관심을 꺼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이런 책의 등장은 황당하고 당혹스런 일이다. 그러나, 신학 혹은 신앙은 한 개인의 내면을 어루만지는 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여러 질문들 앞에 내 신앙은 무엇을 어떻게 답할 수 있는지 궁리해보는 책임까지 포함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 책은 재미있는  과학칼럼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 관장 인터뷰, 외계생명체에 대한 이원석, 우종학, 테드 피터스의 글, 과학과 신앙 관련 북리뷰 등을 150쪽 정도의 분량에 알차게 몰아넣은 무크지 형태로 나온다.) 이 시리즈의 첫 책은 <뇌과학과 기독교 신앙>이었다. 신학이란 늘 논의의 결론과 정답을 내어놓는 일이 아니라 질문을 잘 던지는 것에서 시작되며, 모든 질문에 우리가 다 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란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중요한 깨우침이다. 이제 한국 개신교는 과학과 신앙의 문제를 회피하거나 우회할 수 없다. 늘 그러하듯,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쪽이 낫다. 즐겁게 일독을 권한다, '외계인'이라니, 그래도 '외계인'이라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