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호랑이
권정생 지음, 정승각 그림 / 길벗어린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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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어리석은 호랑이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이번에는
착한 호랑이 이야기나 따뜻한 호랑이 이야기였으면 했다.
금강산 호랑이는
사람을 잡아먹는 호환이었지만,
못된 호랑이는 아니었다.
유복이에게 있어 원수였지만
유복이를 자라게 해 준 원동력이기도 했다.
아버지를 잡아먹었고,
유복이와
아가씨를 잡아먹었지만
유복이 삶의 도전이 된 금강산 호랑이가 밉지만은 않은 까닭도
여기에 있으리라.


- 돈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 부자가 되고 싶어요.


삶에 유목적성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비단 요즘 아이들에게 묻지 않더라도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지
내가 무엇이 되고 싶은지를 생각하며 사는 소년의 삶은
갈 수록 어려워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꿈만으로는 세상을 가질 수 없는 사회
시험 성적과 숫자로 평가 받는 사회
갈 수록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하는 일이 많아지는 소년의 삶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혼자가 아니라 함께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아버지의 원수를 갚으려고 시작했지만
유복이의 삶은 더 이상 복수에 의존하지 않는다.
여러 도전들을 감내하고, 거쳐가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성장한다.

마침내
유복이는 호랑이를 만나지만
제대로 겨루어 보지도 못하고 먹히고 만다.
그러나 그로 인해 아가씨를 만나게 되었고,
호랑이를 죽이게 된다.
금강산 호랑이는 부러 유복이를 이곳으로 부른 것이 아니었을까?
아버지와 색시감이 있는 곳,
무엇보다도 유복이를 성장하게 한 곳으로.

장면 장면
하나의 작품을 보는 듯한 정승각의 그림도
금강산 호랑이의 깊이를 더한다.

오래된 옛이야기를 읽은 듯하지만
내일의 이야기를 들은 듯도 하다.

우리 각자에게도 금강산 호랑이가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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