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관순, 학교를 뒤집다 ㅣ 일공일삼 111
박상기 지음, 이영림 그림 / 비룡소 / 2024년 4월
평점 :
믿고 보는 작가 박상기의 신작이 나왔다.
<바꿔!> 에서는 엄마랑 딸의 영혼이 바뀌는 앱이,
<백제 최후의 날>에서는 도둑질을 일삼던 석솔이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변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이번에는
<조관순, 학교를 뒤집다>
유관순 아니고 조관순, 대체 어떻게 학교를 뒤집어 놓았다는 이야기일까?
5학년 윤서는 정의감 넘치는 행동으로 '조관순'이 되고,
6학년과의 갈등 중심에 서게 된다.
학생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테라스를
6학년들이 차지하는 일이 생기게 되고,
5학년들은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문제는 시작되었다.
게다가
점심시간 운동장도 마찬가지.
5학년은 항상 6학년 때문에 억울해도 불편해도 참아야 하는걸까?
윤서는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친구들과 힘을 모아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 하지만
6학년 일진(?) 도혁이와의 갈등으로 일은 점점 꼬여만 간다.
실제로 학교에서는
5학년과 6학년의 점심시간 운동장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내가 학교 다닐 때도 5학년과
<소리 질러 운동장>(진형민, 창비)에서도
평화로운(?) 운동장 사용을 위해
야구부와 맞선 막야구부 아이들의 고군분투가 그려진 적이 있는데
조관순의 맞섬과는 약간 결이 다르다.
본격적으로 학년 간의 갈등을 다루는데다
운동장을 사용하고 싶은 몇몇(혹은 야구를 하고 싶은)에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보다 넓은 범위의 권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던 욕심때문인지
이야기의 긴장감이나 밀도가 떨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해서 조금 아쉬웠다.)
평화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도
법규와 규칙 안에서 갈등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윤서와 친구들의 모습이
자기 이익을 먼저 혹은 자기 이익만을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궁금하다.
결국, 윤서와 친구들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참지 않은 것은 아니었는지,
주장하고 맞설 때까지만해도 분명해보였던 정의가 흐려지는 건 아닌지,
도돌이표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조관순, 학교를 뒤집다>를
어린이들 손에 넘긴다.
p. 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