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찾은 평생직업, 인포프래너
송숙희 지음 / 다차원북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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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을 몇 번이나 더 받을 수 있을까? 회사 그만두면 뭐 먹고살지?" 


남 얘기가 아니다. 이렇다 할 기술도 자격증도 없고, 그래서 덜컥 일을 그만두거나 직장에서 쫓겨나면 먹고 살 길이 막막한 내 얘기다. 그래서 읽게 된 책이 <내가 찾은 평생직업, 인포프래너>이다. 저자 송숙희는 앞으로 전문분야의 지식이나 정보, 기술 노하우를 상품화해서 팔거나 서비스하는 '인포프래너'의 시대가 온다고 전망한다. 인포프래너는 정보(information)와 기업가(entrepreneur)를 결합해서 만든 합성어다. 저자 역시 2002년 퇴사 후 다년간 쌓은 글쓰기 노하우를 바탕으로 작가, 강사, 코치, 컨설턴트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16년 차 원조 인포프래너다. 


저자는 인포프래너가 되는 노하우를 일곱 가지로 정리하고 '다이아몬드 경로'라고 이름 붙였다. 다이아몬드 경로는 매력전략(distinguish), 고객전략(audience), 주제파악 전략(identity), 상품전략(merchandising), 사업전략(operation), 소통전략(nudge), 욕심전략(desire) 등이다(각 경로의 이니셜을 합하면 diamond라는 단어가 탄생한다). 


이 중에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전략은 주제파악 전략이다. 주제파악 전략은 한 마디로 말해 '나는 어떤 분야의 인포프래너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의 답을 찾는 것이다. 이때의 분야는 잘하는 일 또는 좋아하는 일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 잘하는 일이라도 좋아하지 않으면 평생 지속하기 힘들고, 좋아하는 일이라도 잘하지 않으면 사업으로 확장하는 데 무리가 따른다. 저자는 자신이 인포프래너로서 활약할 수 있는 분야를 찾기 위한 몇 가지 질문을 제시한다. '내가 가장 흥미진진해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 분야의 문젯거리는 무엇인가?', '그 분야 그 문젯거리에 대한 나의 대안은?', '그 밖에 나의 관심사를 사로잡는 것은?', '지금부터 인포프래너를 준비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등이다. 


자신이 인포프래너로서 활약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았다면 다짜고짜 시작하지 말고 일련의 준비 단계를 거쳐야 한다. 자신이 찾은 분야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知], 아는 대로 행하는지[行], 자유자재로 써먹는지[用], 가르칠 수 있는지[訓], 평할 수 있는지[評] 등을 끊임없이 확인한다. 그리고 그것이 누구에게 통하는지, 통하는 포인트는 무엇인지 등을 파악한다. 저자는 블로그나 SNS 등을 통해 자신의 지식이나 의견을 알리고 남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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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왕 단테 1
미나가와 료지 지음, 강동욱 옮김, 이즈미 후쿠로 원작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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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왕 단테>는 이즈미 후쿠로의 원작이 <스프리건>, <암스(ARMS)>, <피스메이커> 등으로 유명한 미나가와 료지의 작화와 만나 탄생한 작품이다. 이야기의 배경은 7년 전쟁이 끝나고 승리자가 된 영국이 본격적인 해로 개발과 식민지 찾기에 나선 1763년. 엘리엇 함장은 영국 여왕의 명을 받고 프랑스보다 빨리 북극점에 도달하기 위해 항해에 나섰지만, 꽁꽁 언 바다와 살을 에는 듯한 바람 때문에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발이 묶인 상태다. 






그런 엘리엇 함장의 눈앞에 한 소년이 나타난다. 인적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곳에서 눈보라를 뚫고 걸어오는 소년을 보고, 처음에 함장은 바다표범 같은 생물이 아닌가 생각했다. 하지만 소년은 인간이 맞았고, 영어가 유창할 뿐 아니라 북극에 관한 정보도 선원들은 물론 함장보다도 더 많이 가지고 있었다. 소년의 이름은 단테. 친구의 목숨을 구하기 위한 물건을 찾으러 북극점을 향해 가고 있다고만 밝힐 뿐, 그 물건이 무엇인지는 알려주지 않는다(대체 뭘까???). 


함장과 선원들은 의심하기 시작한다. 소년은 대체 어떻게 혼자서 북극 근처까지 왔을까. 북극에 관한 지식이라면 오랜 세월 배를 탄 함장과 선원들이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게 당연한데, 어째서 소년은 그들보다 북극에 관해 더 많이 알까. 한 선원이 의문을 제기하자 소년은 짐 속에서 커다란 책 하나를 꺼낸다. 이 책은 소년이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지식서로, 북극은 물론 세계 각국의 상세한 지도가 실려 있다. 심지어는 함장과 선원들이 전혀 알지 못하는 땅의 지도까지도. 






북극점을 향해 가고 있는 소년과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라니. 이런 이야기는 본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다. 단테의 정체와 단테가 찾고 있는 물건, 단테가 가지고 있는 책의 비밀 등 1권만 읽어서는 결코 알 수 없는 내용이 줄줄이 나오는 점도 만화에 대한 흥미를 높인다. 세계 열강이 해양의 패권을 두고 싸운 대해양 시대가 무대인 점,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두면서도 판타지가 가미된 점 등도 앞으로 이 만화의 스케일이 점점 커질 것을 예고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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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전쟁 4 LOVE & WAR 별책편
아리카와 히로 지음, 유미 키이로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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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전쟁>은 아리카와 히로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화, 텔레비전 애니메이션, 극장판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 등이 제작되며 10년 이상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이다. <도서관 전쟁 LOVE & WAR 별책편>은 유미 키이로가 그린 만화로, 본편 완결 이후에도 도서대원으로 활약하며 알콩달콩 사랑을 키우고 있는 주인공 이쿠와 도조의 이야기를 그린다. 


 <도서관 전쟁>의 줄거리를 짧게 소개하면, 이야기의 배경은 미디어 매체에 대한 검열과 규제가 일상화된 미래다. 공공질서와 미풍양속을 해치고 인권을 침해하는 표현을 규제한다는 명목 아래 출판과 언론, 학문과 예술의 자유가 억압되는 이 시대에 유일하게 모든 검열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조직이 '도서대'다. 도서대는 마치 군대처럼 도서관을 지키는 대원들을 선발하고 훈련시켜 도서관을 위협하는 세력으로부터 도서관을 지킨다. 






주인공 이쿠는 고교 시절 오랫동안 기다린 신간을 사러 서점에 들렀다가 책을 검열하는 미디어 양화대원에게 걸려 책을 압수당했을 때, 자신을 구해준 이름 모를 도서대원의 모습에 반했다. 고교 졸업 후 도서대원이 된 이쿠는 엄격하기로 소문난 교관 도죠 아츠시와 번번이 충돌을 일으키는데, 그러다가 둘이 사랑에 빠지게 되었고 현재는 도서대 안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커플로 잘 지내고 있다. 


제4권에서 이쿠는 어렵기로 소문난 진급 시험에 합격해 승진한다. 이쿠는 승진도 하고 급료도 올랐으니 이참에 도조와 같이 도서관 근처에 방을 얻어 살고 싶다고 말하는데, 매사에 철두철미하고 거절 정도는 아무렇지 않게 하는 '단호박남' 도조는 '바보 같은 소리'라며 이쿠의 제안을 단칼에 자른다. 그러자 이쿠는 도조가 매사에 이런 식이라며 화를 내고, 둘 사이는 급격히 냉랭해진다.






둘의 냉각기간이 끝 모르고 길어지는 가운데, 인기 작가 키지마 진이 쓴 책이 미디어 양화대의 검열에 걸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도서관 내에 있는 키지마 진의 책을 몰수하기 위해 도서관으로 밀려드는 미디어 양화대와 이를 저지하려는 도서대 간의 충돌이 발생하고, 모처럼 만의 전투를 겪으며 이쿠와 도조는 둘이 사랑싸움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뭐지 이 '건전한' 전개는 ㅋㅋㅋ). 


<도서관 전쟁>은 일본 내에서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서 내용은 얼추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도서관 전쟁 LOVE & WAR 별책편> 제4권을 읽으며 원작이든 만화든 영화든 오리지널 스토리를 한 번 각 잡고 찬찬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오랫동안 후속편, 별책편이 나오는 데에는 분명한 인기 요인이 있을 것 같다. 유미 키이로의 깔끔한 그림체도 마음에 든다. <도서관 전쟁> 실사 영화의 주연 배우인 오카다 준이치와 에이쿠라 나나가 각각 도조, 이쿠와도 많이 닮은 듯하다(개인적인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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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미래는 들은 적 없어! 1
야스코 지음, 김진수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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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요는 얼굴도 예쁘장하고 성격도 괜찮아서 남자들한테 그럭저럭 인기가 많은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이다. 카요의 목표는 이 남자 저 남자 두루두루 만나다가 대학 때 만난 2,3살 많은 사람이랑 24,5살 정도에 결혼하는 것. 현재의 스펙과 이성으로부터의 인기를 감안하면 무리 없이 이룰 수 있는 목표로 보인다(적어도 카요 자신에게는). 


그러던 어느 날, 카요 앞에 웬 서른 살 먹은 여자가 음침한 모습으로 나타나 이런 말을 한다. "내 이름은 하나조노 카요. 13년 후 미래에서 온 서른 살의 너란다. 넌 서른 살까지 독신이야." 카요는 인기가 없어서 머리가 이상해진 아줌마가 어린 데다가 예쁘기까지 한 나를 질투해 이런 저주를 하는 거라고 여긴다. 하지만 잘 보니 아줌마의 곱슬머리며, 처진 눈이며, 손톱 모양까지 카요와 똑같다. 심지어 성명과 생년월일을 증명하는 (미래에서 온) 신분증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강력한 증거는, 이 아줌마가 카요가 실은 소꿉친구인 신노스케를 좋아하면서 고백도 안 하고 헛꿈이나 꾸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 서른 살의 카요는 얼마 전 신노스케가 고등학교 때부터 사귀던 사람과 결혼했고, 그 소식을 전해 듣자마자 자신이 신노스케를 좋아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엄청 후회하고 있다며, 지금부터 열심히 노력해 신노스케의 신부가 되라고 카요의 등을 떠민다.


이리하여 열일곱 살의 카요와 미래에서 온 서른 살의 카요가 합심해 신노스케의 신부 자리를 노리는 작전이 시작된다. 물론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다. 카요와 신노스케는 어릴 때만 해도 함께 농구를 하며 놀 정도로 친했지만, 나이가 들고 관심사가 달라지면서 서로 말도 잘 안 하고, 어쩌다 말을 해도 반드시 싸움으로 끝이 났다.





카요는 솔직하지 못한 성격 탓에 신노스케가 좋아도 좋다고 말을 못하고, 신노스케의 기분을 상하게 만드는 말만 자꾸 해서 신노스케의 오해를 산다(그때마다 서른 살의 카요가 나타나 열일곱 살의 카요한테 화내는 모습이 엄청 웃기다. 일본 순정 만화라고는 믿기 힘든 과격한 대사와 장면 ㅋㅋㅋ). 이 상태만으로도 심각한데 카요를 위협하는 강력한 라이벌까지 나타나 서른 살 카요의 분노 게이지는 점점 높아지고, 열일곱 살 카요의 핑크빛 미래는 점점 멀어진다(우짤꼬 ㅋㅋㅋ). 


여기에 서른 살의 카요처럼 미래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 남학생이 등장하면서, 안 그래도 복잡한 이야기가 더욱 복잡해진다. 과연 카요는 신노스케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해 자신이 바라던 핑크빛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까. 아니면 신노스케 따위 포기하고 지금부터라도 마음잡고 공부해 남자 없이 잘 사는 삶을 준비하는 게 나을까(개인적으로 이쪽에 한 표 ㅋㅋㅋ). '서른 살까지 결혼 못한 것 가지고 뭘 이렇게 호들갑을 떠나' 싶은 걸 제외하면 시종일관 호호 하하 웃으며 볼 수 있는 유쾌한 코믹 로맨스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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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령의 명작 산책 - 내 인생을 살찌운 행복한 책읽기
이미령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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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행위는 시간이 듭니다. 돈도 들고 정성도 듭니다. 잘 읽으면 '남는 장사'지만 허투루 읽으면 낭비도 그런 낭비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 아까운 시간을 들여서 나는 왜 책을 읽을까요?" 


'YTN 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 '멋진 오후 이미령입니다' 등의 방송에서 책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방송인 이미령의 독서 에세이 <이미령의 명작 산책> 서문을 읽다가 깊이 공감한 문장이다. 나쁜 영화, 나쁜 음악이 있듯이 책 중에도 나쁜 책이 있다. 책을 나름대로 깐깐하게 고르는 편인 나도 이따금 머리와 마음을 어지럽히는, 들인 돈과 시간이 너무나 아까운 책을 만날 때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렵게 만난 '좋은 책'이 더 귀하고 사랑스럽고, 한 명의 독자에게라도 더 알리고 싶다. 그래서 이렇게 책을 읽을 때마다 꼬박꼬박 리뷰를 남기는지도 모른다. 


이 책에는 저자가 지난 10년 동안 읽은 2천여 권의 책 중에 엄선하고 또 엄선한 48권의 책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 중에는 프리츠 오르트만의 <곰스크로 가는 기차>, 니콜라이 고골의 <외투>,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같은 문학 작품이 있는가 하면, 김사인의 <가만히 좋아하는>, 틱낫한의 <틱낫한의 사랑법>, 후쿠오카 켄세이의 <즐거운 불편>, 다니구치 지로의 <개를 기르다> 등 시, 수필, 사회과학, 만화 등 다양한 분야와 장르의 책도 있다. 저자가 불교계에 몸담고 있기 때문일까. 선정한 책의 주제가 주로 인생, 철학, 명상, 생명, 환경 등인 점도 눈에 띈다. 


칼린디가 쓴 <비노바 바베>라는 책이 있다. 비노바 바베는 1895년 인도에서 태어나 1982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평생 독신으로 지내며 인도를 개혁하기 위해 한 몸을 불사른 사회개혁가이다. 바베는 인도의 극심한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토지헌납운동'을 제안했다. 가난한 사람을 자신의 막내아들(정확히는 여섯째 아들)로 여기고 자기 재산의 일부를 나누어주라는 것이다(땅이 없는 빈민과 천민이 기본적인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땅을 나누어준다는 점에서 조선의 실학자들이 제안한 정전제나 여전제가 떠오른다). 


바베는 또한 나이가 들수록 '죽음을 향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베 자신은 말년에 모든 공식적인 활동에서 물러나면서 자신에게 네 가지 자유를 허락했다. 첫째는 외적인 행위로부터의 자유(일하지 않는다), 둘째는 책으로부터의 자유(책 쓰지 않는다), 셋째는 공부로부터의 자유(공부하지 않는다), 넷째는 가르치는 일로부터의 자유(가르치지 않는다)다. 바베는 어떤 생각과 어떤 경험을 통해 이런 깨달음을 얻었을까. 저자 덕분에 읽고 싶은 책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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