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 나는 적막한 집을 나섰다
페터 한트케 지음, 윤시향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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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지식이나 교양을 쌓기 위한 행위이기도 하고, 재미를 얻기 위한 행위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복잡한 세상만사로부터 떨어져 숨기 위한 도피처 또는 내면의 소란함을 애써 잠재우기 위한 안정제 같은 것이기도 하다. 페터 한트케의 소설 <어두운 밤 나는 적막한 집을 나섰다>의 중심인물인 '탁스함의 약사'에게 독서는 후자에 가깝다. 약사는 잘츠부르크의 위성 도시 탁스함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인물이다. 집안 사업인 약국을 물려받아 안정적인 삶을 살아온 약사는 날마다 점심때가 되면 탁스함과 잘츠부르크 공항 사이에 있는 숲으로 가서 점심 식사로 싸온 샌드위치를 먹고 중세 기사와 마법사들에 대한 서사시를 읽는다. 이때가 약사의 일상에서 거의 유일한 휴식시간이자 최고로 행복한 시간이다.


날마다 숲속을 거닐고 중세 서사시를 읽는다고 해서 약사의 삶 또한 전원적이고 평화로운 건 아니다. 오히려 약사는 외적인 안정과 내적인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무너지기 일보 직전인 인간관계를 신경 쓰지 않는 척하고 층층이 쌓여가는 고독을 무시한다. 약사는 오랫동안 아내와 별거나 다름없는 동거를 해왔다. 약사의 집은 약사의 영역과 아내의 영역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둘은 결코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 약사의 딸은 물리학도와 사귄다며 떠났고, 약사의 아들은 약사가 오래전에 내쫓았다. 아들이 집을 떠난 후 어떻게 지내는지 - 살아는 있는지 - 알고 싶어도 알 길이 없다. 약사에게는 마음을 터놓고 사귀는 친구라고 할 만한 사람도 거의 없다. 달콤한 말을 속삭여주고 사랑을 나눌 애인도 없이 하루하루를 흘려보낸다.


그런 약사에게 뜻밖의 사건이 일어난다. 이마에 생긴 조그만 검은 혹 하나를 도려내고 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리던 어느 날, 약사의 집 근처에서 바로 어제까지 없었던 집 한 채를 보게 된 것이다. 게다가 그 집 정원 탁자 위에 내려와 앉은 까마귀 한 마리가 인간의 목소리로 말을 한다. 마치 중세 서사시에서나 볼 법한 "원초적인 상황"에 약사는 황당해 한다. 며칠 후에는 공항 지하식당에서 주문을 하려다가 말을 하려고 해도 말을 할 수 없는 실어증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다. 식당을 빠져나온 약사는 한동안 식당 밖 차 안에서 괴로워하다가 식당에서 마지막으로 나온 두 사람 - 시인과 올림픽 영웅 - 을 보게 된다. 마침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 약사는 두 사람을 차에 태워주고, 세 사람은 긴 연휴가 곧 다가온다는 핑계로 갑작스럽게 여행을 떠난다.


여행을 하는 동안 약사는 평소에 하지 않았던 진기한 경험들을 하게 된다. 평소와 달리 카 레이스를 하듯 급정거와 커브 돌기를 해보기도 하고, 얼마 전 남편을 잃은 여관 주인에게 이유 없이 구타를 당하기도 한다. 시인의 사생아를 만나러 간 마을에서는 그동안 옷 속에 넣어놓고 차마 읽어볼 엄두를 내지 못했던 편지를 마침내 꺼내 읽어본다. 그 편지에는 아내가 약사를 떠난 이유와 과거에 약사가 지은 죄의 내용이 적혀 있다. 마을 축제에서 집시들의 행렬과 마주친 약사는 행렬 속에서 아들의 모습을 발견한다. 집시들과 어울려 즐겁게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아들을 보며 약사는 오랫동안 집시들을 혐오했음을 인정하고, 어쩌면 그 혐오의 연장선상에서 아들의 비행을 용서하지 못하고 지은 죄에 비해 지나치게 엄한 벌을 내렸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당신의 침묵은 결코 침묵이 아니에요. 비록 처음 얼마간은 당신의 의식을 확대시켜주었다고 하더라도 그런 식으로 오랫동안 혼자 있을수록 당신의 실어 상태는 위험해지고, 급기야는 생명까지 위협할 거예요. 실어 상태가 계속되면 지금 이 순간 당신에게 그토록 의미 있어 보이는 현재가 실현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전의 모든 체험들까지 거꾸로 거슬러올라가며 파괴될 거예요." (197쪽)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하기 힘든 여행 끝에 약사는 이젠 제발 입을 열고 말을 하라는 여자 - 정확히는 여자의 그림자 -의 음성을 듣는다. 그렇다면 약사의 실어증은 자발적인 선택이었단 말인가. 확인할 순 없지만, 실어증에 걸리기 전에도 하루 동안 하는 말이 겨우 몇 마디밖에 되지 않았던 걸 감안하면 말하는 능력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포기한 것일 수 있다. 약사의 아들조차 "아버지가 절 쫓아내신 게 아니"라 "아버지를 버리고 떠난 건 저"라고 한 걸 보면, 침묵의 실체는 자동적 방어가 아니라 수동적 공격일 수 있다. 외부와의 연결을 차단하고 내면에 침잠하는 기쁨을 모르지 않으나, 오로지 자기 내면만 돌보고 외부와 소통하지 않는 인간을 좋아할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게다가 약사가 보는 자신의 내면은 약사 자신이 '보고 싶어 하는' 내면에 한정된다. 약사는 아내에 대한 무관심이나 자식들에 대한 서운함, 과거에 대한 회한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좀처럼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불행을 자신의 자발적인 선택으로 가장하며 애써 괜찮은 척한다. 그 결과 약사는 앞뒤가 맞지 않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빌려야 겨우 자신의 진실된 내면을 볼 수 있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여행은 사전적 의미의 여행이 아니라 약사의 무의식 또는 잠재의식을 들춘 상징적 의미의 여행으로도 볼 수 있다. 실어증에 걸린 약사를 데리고 함께 여행을 다녔던 두 남자 - 시인과 올림픽 영웅 -는 약사의 내면에 있는 두 개의 자아를 상징하고, 약사를 때리며 이젠 제발 입을 열고 말을 하라고 했던 여자는 사실 약사의 아내를 상징하는 게 아닐까. 여러 나라를 떠돌며 도둑질을 일삼는다고 알려진 집시들의 행렬을 보면서 오래전 도둑질을 하다 잡혀 집에서 쫓겨난 아들의 모습을 떠올린 것도 우연은 아니리라.


여행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온 약사는 전에 읽던 책을 이어서 읽어보지만 전처럼 수월하게 읽지 못한다. 결국 약사는 '나'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글로 받아쓰게 한다. 한 마디 말도 입 밖으로 내뱉지 못했던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남기는 사람으로 거듭나는 기적을 보면서, 삶이 힘들고 지칠 때마다 삶의 조건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책으로 이야기로 도피하기 일쑤였던 내가 부끄럽게 여겨졌다. 그동안 책을 읽는다는 핑계로 나를 원망하고 질책하는 말을 무시하지는 않았을까. 남이 쓴 이야기를 읽는 즐거움에 취해 정작 나의 단어로 나의 문장을 짓고 나의 이야기를 쓸 책무를 잊지는 않았을까. 꿈을 꿔야만 자신의 실체를 만날 수 있는 헛똑똑이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읽는 만큼 듣고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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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로그 라오스 - 2020~2021 최신판 트래블로그 시리즈
조대현.이라암 지음 / 나우출판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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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동남아 전문가라서 믿음이 가고, 최신 여행 정보가 보기 좋게 잘 정리되어 있어서 유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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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로그 라오스 - 2020~2021 최신판 트래블로그 시리즈
조대현.이라암 지음 / 나우출판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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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안 하고 유유자적 쉬는 여행, 하루 종일 마음 가는 대로 놀러 다니는 여행을 해보고 싶다면 라오스는 어떨까. 때묻지 않은 순수한 자연환경과 고풍스러운 전통 유적이 있는 라오스의 최신 여행 정보를 담은 여행 가이드북 <트래블로그 라오스> 2020-2021 최신개정판이 출간되었다.


라오스는 동남아시아 나라 가운데 유일하게 유일하게 바다와 접하지 않은 나라다. 시원한 바다와 아름다운 해변에서 휴식을 취하는 여행을 상상했다면 아쉬울 수 있지만, 국토 대부분이 개발되지 않은 만큼 천혜의 자연환경이 그대로 남아 있고, 뜨거운 더위를 피해 강과 하천, 폭포와 호수 등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고 산악 트래킹도 즐길 수 있어 놀거리가 풍성하다.





동남아 여행 전문가인 저자가 라오스를 강력 추천하는 이유는 뭘까. 저자는 첫째로 순수한 상태 그대로 보존된 자연환경을 든다. 동남아시아 나라 대부분이 관광지로 개발된 반면, 라오스는 아직도 개발이 덜 되어 있고 한정된 장소만 여행자들에게 개방되어 색다른 느낌을 준다. 오염되지 않은 하천과 풍성한 산림을 보면 마음까지 깨끗하게 정화되는 기분이 든다. 사회주의 국가답게 치안이 좋고 사람들도 순수하다. 아웃도어와 캠핑이 발달해 혼자서 여행하는 자유여행자에게도 적합하다.


라오스의 수도는 비엔티엔이며, 여행자들이 주로 찾는 곳으로는 라오스 북부의 루앙프라방, 방비엥 등이 있다. 라오스 여행 일정을 짤 때는 비엔티엔에서 출발할지, 루앙프라방에서 출발할지를 먼저 정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루앙프라방에서 출발해 비엔티엔으로 내려오면서 여행하는 경우가 흔하다. 라오스 여행 일정은 4박 5일이 일반적이며, 한국인 여행자들은 주로 루앙프라방 관광을 한 다음 방비엥으로 이동해 액티비티를 즐기고 비엔티엔에서 출국한다. 라오스의 주요 교통수단은 버스다. 각 도시로 이동할 때는 버스 노선과 시간을 잘 알아두는 것이 좋다.





라오스는 각 도시마다 여행자 거리가 있다. 숙소를 정할 때는 여행자 거리에 있는 숙소를 정하면 틀림이 없다. 라오스 숙소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호텔과 게스트하우스가 전부였다. 최근에는 에어비앤비가 급증해 각자의 여행 비용과 일정 및 취향에 맞는 숙소를 고르기가 편해졌다. 최근에는 '라오스 한 달 살기'가 인기를 끌면서 장기간 숙박할 만한 숙소를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숙소를 고를 때 주의할 점은 냉장고와 에어컨이 있는지, 모기 등 벌레가 들어오는 걸 막을 수 있는 방충 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지 등이다.


루앙프라방은 전통문화와 현대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다. 루앙프라방에서 특히 유명한 것이 탁발이다. 새벽 6시에 시작되는 탁발은 현지 승려들의 실제 의식이므로 큰소리를 내거나 소란을 피워서는 안 된다. 방비엥은 블루라군에서 수중 액티비티를 즐기거나 쏭강에서 카약킹을 즐기는 것이 유명하다. 밤에는 각 도시마다 야시장이 열린다. 낮에는 관광을 즐기거나 신나게 액티비티를 즐기고, 밤에는 야시장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시원한 라오스 맥주를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하면 그보다 더한 힐링이 없을 것이다.





라오스를 찾는 한국인 여행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은 뭐니 뭐니 해도 방비엥이 아닐까 싶다. <꽃보다 청춘>에 나오면서 일약 인기 여행지로 부상한 방비엥은 겉보기엔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 마을이지만 곳곳에 전 세계인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적인 명소가 의외로 많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이 에메랄드 빛깔의 석호인 블루라군이다. 블루라군으로 가는 길에 '라군(LAGOON)'이라고 적힌 간판이 보이는데 이곳으로 가면 '짝퉁' 블루라군으로 가게 된다. '진짜' 블루라군은 좀 더 가야 한다고 하니 주의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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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셀프트래블 - 2020-2021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정꽃나래.정꽃보라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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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 가봤지만 하와이가 최고더라." 얼마 전 여행이 취미인 지인이 내게 한 말이다. 이제까지 한 번도 하와이에 가본 적 없는 나로서는 부럽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대체 하와이가 얼마나 좋기에 세계 최고의 휴양지라고 하는 걸까.


마침 하와이의 최신 여행 정보를 담은 책 <셀프트래블 하와이> 2020-2021 개정판이 나와서 읽어보았다. 여행 작가 정꽃나래, 정꽃보라 자매가 공저한 이 책은 2019년 9월까지 취재한 내용을 기준으로 한다. 친자매인 두 저자가 현지에서 직접 경험해봤거나 현지인에게 취재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믿음이 간다.





하와이는 단일한 섬이 아니라 132개 섬으로 구성된 제도다. 이 중에 여행자들이 주로 찾는 곳은 하와이 여행의 핵심으로 불리는 오아후를 비롯해 마우이, 빅아일랜드, 카우아이, 라나이, 몰로카이 등 6개 섬이다. 니이하우는 섬 전체가 개인 소유이고, 카호올라베는 미군의 연습기지로 사용되어 일반인 출입이 통제된다.


책에는 오아후, 마우이, 빅아일랜드, 카우아이의 최신 여행 정보가 나온다. 하와이 최대의 관광지인 오아후는 하와이 왕국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국적인 풍경과 해변에 늘어서 있는 고층 빌딩과 호화 리조트가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오아후 남부에는 하와이의 중심지로 불리는 호놀룰루가 있다.





하와이를 찾는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에 대한 답도 나와 있다. 하와이 여행의 최적 일정은 어느 정도일까. 저자는 오아후섬만 충분히 돌아본다고 해도 4박 6일은 족히 소요되며, 인근 섬을 돌아볼 경우 2,3박은 추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와이의 겨울은 11~3월이며, 겨울이라고 해도 한국만큼 춥지 않고 스콜성 소나기가 내린다.


하와이는 미국 영토다. 그러니 미국에 갈 때와 마찬가지로 비자가 필요하지는 않으나 사전에 인터넷을 통해 전자여행허가제(ESTA)를 신청해 발급받는 것이 의무화되어 있다. ESTA는 출국 72시간 전까지 신청을 마쳐야 하며, 특별한 사항이 없으면 3시간~3일 이내에 발급된다. 하와이 여행 시 렌터카를 이용하면 편하지만, 동선이 단순한 경우에는 버스, 트롤리, 대여 자전거로도 충분하다.





볼 것도 많고 할 일도 많은 하와이에서 "이것만은 꼭 해야 한다!"라고 저자가 강력 추천하는 것은 무엇일까. 첫째는 비치에서 물놀이 즐기기이다. 하와이 하면 뭐니 뭐니 해도 시원하게 펼쳐져 있는 바다와 새하얀 모래가 사각사각 밝히는 해변이다. 세계 최고의 풍광을 자랑하는 하와이의 해변에서 즐거운 물놀이를 즐기거나 편안한 휴식을 취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힐링이 없을 것이다.


둘째는 고대로부터 내려져 오는 하와이의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것이다. 하와이는 300년 경 폴리네시아인이 상륙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795년 카메하메하 왕이 하와이 왕국을 수립했고, 이후 하와이만의 독특한 문화와 정체성이 형성되었다. 이러한 역사를 배우면서 훌라 댄스, 우쿨렐레, 꽃목걸이 레이, 라우하라 위빙 등 하와이의 전통문화를 체험한다면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와이 여행의 핵심으로 불리는 오아후에서 저자가 특별히 추천하는 명소는 어디일까. 첫째는 한국인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인 '와이키키 비치'이다. 와이키키는 하와이 원주민어로 '분출하는 물'을 뜻한다. 원래는 하와이 왕국 시절 왕족이 건강을 돌보는 용도로 사용했던 곳이며, 이후 인공적으로 해변을 조성해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었다. 해변도 아름답지만 인근에 유명한 숙박시설과 쇼핑시설이 많아서 여행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둘째는 오아후의 심벌로 불리는 '다이아몬드 헤드'이다. 다이아몬드 헤드는 30만 년 전 지금의 오아후섬을 만든 화산 분화가 일어났을 때 만들어진 산이다. 현재는 화산 활동이 일어나지 않는 휴화산이며, 산세가 멋있고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높이라서 가볍게 등산을 즐기며 오아후섬의 풍경을 둘러보고 싶은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어느 여행 가이드북에나 다 나오는 정보 말고, 하와이 여행 전문가인 저자만이 아는 여행 정보도 나온다. 이름하여 '나만 알고 싶은 하와이의 숨은 명소'! 이 중에서 나는 하와이 대학이 관리하는 수목원에 눈길이 갔다. 하와이 대학이라면 <랩 걸>을 쓴 호프 자런이 재직했던 대학이 아닌가! 책에 분명 하와이 대학 수목원에 관한 글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 책에 하와이 대학이 관리하는 라이언 수목원이 멋지다는 내용이 나와서 반가웠다.


하와이 로컬 먹거리에 대한 정보도 나온다. 하와이에선 원주민 음식, 미국 음식, 이민자 음식 등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음식이 하와이 현지인의 소울푸드라고 할 수 있는 로코모코다. 이 밖에도 갈릭 슈림프, 포케, 아사이볼 등이 유명하며, 대체로 신선한 야채와 과일, 고기, 생선 들을 듬뿍 넣어 만들었기 때문에 양이 푸짐하고 한국인들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하와이 하면 자유로운 분위기가 떠오르지만 미국령답게 모르면 큰일 나는 법률과 규칙이 의외로 많다. 교통 규칙이 특히 그렇다. 2019년 7월 1일부터 보행자용 신호등이 깜빡일 때 걷기 시작하면 13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적발 시 15~99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단, 긴급 연락번호인 911을 사용할 때는 위법 대상에서 제외된다. 스마트폰이 아닌 디지털카메라, 태블릿, 노트북을 사용하는 경우도 같다.


횡단보도 이외의 도로를 건너다 적발되는 경우에는 13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운전자가 운전 중 전자기기를 사용하면 147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어린이는 반드시 보호자를 동반해야 한다. 호텔이나 콘도미니엄 베란다에 젖은 수영복이나 비치타월을 거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공공장소에서 알코올을 섭취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이 밖에도 미리 알아두면 유용한 사항이 많이 있으니 여행 전 반드시 이 책을 참고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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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던지는 위험 - 예측 불가능한 소셜 리스크에 맞서는 생존 무기
콘돌리자 라이스.에이미 제가트 지음, 김용남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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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돌리자 라이스를 기억하는지. 2001년 조지 행정부의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취임한 콘돌리자 라이스는 2005년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 최초로 미국의 제66대 국무장관으로 취임해 2009년까지 재직했다. 당시 콘돌리자 라이스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은 나는 콘돌리자 라이스처럼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고 싶다는 꿈을 품고 전공을 정치외교학으로 정하기도 했다(아~~ 옛날이여~~). 그런 콘돌리자 라이스의 신간 <정치가 던지는 위험>이 출간되어 읽어보았다.


콘돌리자 라이스는 현재 스탠퍼드 대학교 정치학 교수 및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정치경제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 책은 스탠퍼드 대학교 산하 국제안보협력센터 공동 책임자이자 정치학 교수인 에이미 제가트와 공저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터넷, 스마트폰 등의 신기술과 이에 힘입어 새롭게 등장한 정치 세력들로 인해 기존 정치가 한층 더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전제하에 이러한 변화 속에서 국가와 기업, 조직, 개인이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저자는 오늘날을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든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세상"이라고 진단한다. 스마트폰 카메라 또는 녹음기, 그리고 SNS 계정만 있으면 누구든 문제를 고발하고 화제를 만들 수 있다. 책에는 한 쌍둥이 엄마가 샌디에이고 씨월드의 범고래 쇼의 실체를 목격하고 이를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해 인터넷상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씨월드의 주가가 폭락하고 경영진이 교체된 사례가 나온다. 비슷한 사례가 한국에도 많다. 모 항공사의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을 비롯해 오너 일가 또는 사장, 상사의 갑질이나 폭행 장면 등을 영상으로 촬영하거나 녹음한 것이 인터넷상에 퍼져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낳고 해당 기업의 경영이 악화된 경우가 왕왕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정치적 위험을 방지하거나 정치적 위험이 발생했을 때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정치적 위험을 관리하는 데 실패한 씨월드의 사례와 정치적 위험을 관리하는 데 성공한 로열캐리비안 인터내셔널의 사례를 통해 효과적인 위험 관리 방법을 소개한다. 이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방법은 '함께 커피 마시기'이다. 상대가 소비자든 직원이든 결국은 인간관계다. 인간관계는 믿음이 가장 중요하고, 믿음을 쌓으려면 얼굴을 마주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필요하다. 정치적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기업이나 조직은 위험이 발생하기 전부터 소비자 또는 직원들과 직접 만나 유대관계를 쌓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방법은 '용기 있는 행동에 보상하라'이다. 좋은 조직은 아주 사소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말단 직원이라도 손을 들고 "여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고, 그가 지적한 문제가 받아들여지고 해결되는 조직이다. 대부분의 기업이나 조직은 일정이나 예산 등을 핑계로 그러한 지적이나 의견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용기 있게 반대 의견을 내놓았을 때 오히려 포상이 주어지는 조직이 정치적 위험이 덜 발생하거나 정치적 위험이 발생했을 때 훨씬 더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국의 수많은 기업 및 조직이 새겨들어야 할 조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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