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꽃은 늠름하게 핀다 3
미카미 사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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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아치 남학교로 소문난 치도리 고교와 부잣집 아가씨 여학교로 소문난 키쿄 여고는 견원지간 사이다. 각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서로를 원수 보듯 노려보고 조금이라도 엮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치도리 고교의 츠무기 린타로와 키쿄 여고의 와구리 카오루코가 서로 좋아하게 된다. 엄마가 운영하는 케이크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린타로는 가게의 단골인 카오루코가 케이크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한눈에 반한 것이다. 


카오루코 역시 겉모습은 험하지만 속마음은 착하고 순진한 린타로를 좋아하게 된다. 문제는 린타로와 카오루코의 친구들이 이들이 커플이 되는 걸 결사반대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2권에서 카오루코의 절친인 호시나 스바루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고, 3권에선 린타로의 친구들에게 두 사람의 관계를 소개하고 인정받으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심지어 린타로는 카오루코, 스바루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후 귀가하던 중 불량배들을 만난다. 


카오루코와 스바루에게 집적거리는 불량배들을 혼자서 상대하기는 버거운 상황. 때마침 린타로의 친구들이 나타나 린타로와 카오루코, 스바루를 도와주는데, 친구들에게 자신과 카오루코의 관계를 아직 떳떳하게 밝히지 않은 린타로는 친구들을 위험에 빠트리고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기만 하는 것이 미안하다. 이후 린타로와 친구들은 스포츠 대회를 통해 화해하고, 카오루코를 정식으로 소개하고 소개받고, 린타로와 카오루코는 수족관 데이트도 한다. 사랑스러운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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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보노바시 삼거리 백봉찻집에서 2
타카오 시게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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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와 초기의 도쿄 긴자 아케보노바시 삼거리 인근에 백봉당이라는 찻집이 있다. 이곳에는 금요일만 되면 창가 자리에 앉아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미소년이 있다. 소년의 이름은 킨요이며, 사람들은 그를 백봉찻집의 마스코트로 여긴다. 백봉찻집의 킨요라는 소년이 고민 상담을 잘 해준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오로지 킨요에게 고민 상담을 하기 위해 찻집을 찾아오는 손님까지 생길 정도다. 


2권에서 킨요는 배다른 누나를 만나기도 하고, 일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무용수의 고민 상담을 해주기도 한다. 게이샤의 아들인 킨요는 여덟 살 때부터 아버지의 집에서 살았다. 아버지에게는 이미 아내와 세 딸이 있었는데, 모두 킨요에게 잘해주었지만 막내딸인 미츠코만큼은 동갑인 남동생이 생긴 게 싫어서 킨요에게 쌀쌀맞게 굴었다. 성장한 지금은 그때의 일을 후회한다며 킨요에게 용서를 비는 미츠코의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킨요가 백봉찻집에서 기다리는 그 남자, 클로드와의 이야기도 물론 나온다. 킨요와 클로드는 어머니들 간의 인연으로 인해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낸 소꿉친구 사이다. 킨요는 두 살 위의 클로드를 동경하고 좋아했다. 내성적이고 유약한 자신과 다르게 외향적이고 용감한 클로드에게 가족보다 더 많이 의지했다. 킨요와 클로드가 어느 날 함께 외출했다가 도난 사건에 휘말리는 에피소드가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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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라와 미케 : 그리운 나날 2
네코마키 지음, 장지연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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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라와 미케는 노포 도테야키(소의 힘줄이나 돼지 곱창 등을 달착지근한 된장 국물에 넣고 졸인 음식)집을 운영하는 할머니 자매다. 언니인 토라는 젊을 때부터 갈고 닦은 음식 솜씨로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가게를 열심히 꾸려나가고 있다. 여동생인 미케는 먹는 걸 엄청 좋아하고 입버릇이 '행복해~~'일 정도로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동네 사랑방이나 다름없는 이곳에는 저녁마다 오랜 단골들이 찾아와 맛있는 음식과 술을 곁들인 수다 대잔치를 벌인다. 


<토라와 미케 그리운 나날 2>는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가 주인공인 만화를 주로 그리는 만화가 콤비 네코마키의 만화다. 이 만화에는 토라와 미케 그리고 이들의 단골손님들의 잔잔한 일상이 담겨 있다. 네일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대학을 그만두고 도시로 와서 열심히 일한 끝에 네일 샵을 오픈했지만, 예상보다 일이 고되어 손님 앞에서 잠드는 대실수를 저지른 루미의 이야기가 특히 좋았다. 기분전환 겸 고향에 갔다가 가족들한테 좋은 기운을 잔뜩 받아 돌아오는 모습이 훈훈했다. 


학생 시절 열차 사진을 찍으려고 역에서 대기하다가 포커스에 들어온 여학생의 모습에 반해 결혼까지 한 신지 아저씨의 이야기도 감동적이었다. 그렇게 만난 아내와 12년 전 사별하고도 여전히 아내를 그리워하는 신지 아저씨의 모습을 보니, 네코마키의 또 다른 만화 <고양이의 할아버지>의 다이키치 할아버지가 겹쳐 보이기도 했다. 만화의 배경이 2019-2020년쯤이라서 일본의 연호가 헤이세이에서 레이와로 바뀌고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던 시절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토라와 미케 할머니 자매의 에피소드들도 좋았다. 전편 <토라와 미케 사랑스러운 나날 1>을 읽고 나와 여동생의 미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고 리뷰에 썼는데, 이번에도 비슷했다. 특히 어릴 때 함께 도서 대여점에 가서 책 빌리는 모습, 재미있는 책 있으면 혼자 읽지 않고 같이 읽는 모습 등이 우리 자매와 너무 비슷해서 세상 자매들은 다 이런가 싶었다 ㅎㅎ 무엇보다 작화가 너무너무너무 귀여워서 보고만 있어도 행복하다. 평생 소장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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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라 씨의 친구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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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의 만화 데뷔 20주년 기념작 <미우라 씨의 친구>가 출간되었다. 마스다 미리의 책을 처음 읽은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주년이라니. 내가 마스다 미리의 책을 처음 읽은 건 2012년이니까 그 때부터 치면 11년이 흘렀지만 그래도 짧지 않은 세월이 흘렀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첫 장을 읽고 그 다음장을 읽고, 그 다음장, 그 다음장, 그 다음장을 읽고 헉 소리를 내며 다시 첫 장으로 돌아갔다. 이거... 내가 아는 '그' 마스다 미리 만화 맞아? 


만화의 시작은 이렇다. 비혼 여성인 미우라 씨는 얼마 전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했다. 이사를 하면서 처음으로 하우스 셰어를 하게 되었는데, 하우스 셰어를 하게 된 친구는 미우라 씨의 수다를 즐겁게 들어주고 미우라 씨와 산책하는 시간도 즐거워 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냈던 친구 지카와 더는 연락하지 않게 되면서 내심 외롭고 서운했던 미우라 씨로서는 마음에 드는 새 친구가 생긴 것이 너무나 기쁘고 행복하다. 그런데 여기에 반전이 있다. (반전은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공개 안함)


미우라 씨는 내 편이 되어줄 친구가 단 한 명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바로 그 친구라고 생각했던 지카와 멀어진 후, 이번에는 하우스 셰어를 하는 친구가 바로 그 친구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이 친구는 미우라 씨가 무슨 얘기를 하든 '응', '그래?'라고 꼬박꼬박 대답하며 성의 있게 들어준다. 미우라 씨의 표정을 읽고 감정을 살피며 '괜찮아?'라고 물어봐 준다. 미우라 씨는 이런 친구라면 '작은 균열' 때문에 관계를 끝내는 일이 없을 것 같다며 안도하고 기뻐한다. 


하지만 오직 내 편이기만 한 친구가 좋은 친구일까. 내가 듣고 싶은 대답만 해주는 친구가 진짜 친구일까. 때로는 나와 다른 견해를 가지기도 하고 내 편으로 생각되지 않는 사람과는 친구가 될 수 없는 걸까. 애초에 친구란 무엇일까. 가족은 아니고 애인도 아닌 사람을 뭉뚱그려서 친구라고 부르는 걸까. 나의 고독, 나의 불안을 달래주는 존재가 친구라면, 나는 누구에게 그런 친구일까. 그런 이기적인 이유로 이용되는 친구 사이도 친구라고 볼 수 있는 걸까. 


미우라 씨와 친구의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미우라 씨와 친구의 주변에 있는 인물들(부동산 중개인, 미우라 씨의 남자 회사 동료 등)과의 일화들도 상당히 흥미롭다. 특히 미우라 씨의 남자 회사 동료는 여러 가지 의미로 '문제적 인물'이라서(왜 문제인지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 이 책을 읽은 다른 사람들과 이 남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졌을 정도다(대체 이 남자는 왜...?). 


미우라 씨가 "나는 나의 감정을 <친구>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는 것)"라고 생각하는 장면을 보고 엘레나 페란테의 에세이에서 읽은 문장("내가 너에게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네가 나에게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게 하기 위함이다.")이 생각나기도 했다. 참고로 엘레나 페란테는 여성인 두 '친구'의 우정을 그린 소설 <나의 눈부신 친구>를 쓴 이탈리아의 여성 작가다. 둘 다 '여자에게 친구란 무엇일까'라는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좋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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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박물관 순례 1 - 선사시대에서 고구려까지 국토박물관 순례 1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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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년간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의 뒤를 잇는 새로운 시리즈가 시작되었다. 시리즈의 이름은 <국토박물관 순례>. 저자 유홍준은 '답사기' 시리즈를 통해 수많은 한국의 문화유산과 유적을 소개했지만 아직도 소개하지 못한 것이 많다는 사실에 아쉬움을 느껴서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했다고 한다. 새 시리즈의 테마가 박물관인 것은 '답사기' 제1권의 서문이 "우리나라는 전 국토가 박물관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것과도 연결된다. 


<국토박물관 순례> 시리즈가 '답사기' 시리즈와 다른 점은 박물관을 테마로 삼았다는 점만이 아니다. '답사기' 시리즈가 지역별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 <국토박물관 순례> 시리즈는 시대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토박물관 순례> 1권은 구석기시대, 신석기시대, 청동기시대, 그리고 삼국시대 중 고구려까지로 구성되어 있다. 2권은 백제, 신라, 비화가야를 다룬다. <국토박물관 순례> 시리즈는 전 4권 또는 5권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구석기시대의 답사처로 저자는 연천 전곡리 선사유적지를 골랐다. 한반도에서 발견된 구석기 유적지는 무려 200곳이 넘는다. 그중에서도 연천 전곡리 선사유적지는 세계 고고학 지도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유적지가 발견된 사연이 책에 나오는데 아주 드라마틱하다. 1978년 대학에서 고고학을 전공한 백인 청년 그레그 보엔이 동두천 미군부대에서 근무하던 중 한국인 애인과 한탄강 유원지에서 데이트를 하다가 주먹도끼를 발견했다고. 발견 당시 상황과 발견 이후의 이야기도 재미있으니 책에서 확인하시길. 


신석기시대의 답사처로 저자가 고른 곳은 부산 영도의 동삼동 패총이다. 저자가 무수히 많은 신석기 유적 가운데 동삼동 패총을 고른 것은 그동안 부산을 '답사기'에 충분히 담지 못했기 때문이다. 책에는 동삼동 패총에서 출토된 유물을 전시한 동삼동패총전시관 외에도 복천박물관, 국립해양박물관, 요산문학관 등 근처에 가볼 만한 박물관이 함께 소개되어 있다. 이 중에 복천동 고분군은 저자가 부산 사람을 만났을 때 이를 아는 분과 모르는 분, 가본 분과 안 가본 분으로 문화적 소양을 평가하는 기준이라고 한다. 영도의 역사도 자세히 나와서 부산 여행 전에 읽으면 좋겠다.


청동기시대의 답사처로 저자가 고른 곳은 울산 언양이다. 언양 대곡천변에는 신석기시대 반구대암각화, 청동기시대 천전리각석, 초기철기시대 유물이 있는 울산대곡박물관 등이 모여 있어 선사시대 답사를 하기에 매우 좋다. 고구려 파트는 2000년 9월 <중앙일보>가 기획한 '압록, 두만강 대탐사단'에 단장으로 참여해 14박 15일간 중국에 있는 고구려, 발해 유적을 다녀온 답사기로 갈음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 나온 유적지, 박물관 가운데 유일하게 가본 곳이라서 반가웠다. 동북공정 이후 한국인들은 가볼 수 없게 된 곳이라서 애틋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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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11-28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지금 1권 가제본을 읽는 중입니다. 거의 다 읽었기에 2권을 미리 온라인 주문했어요.

키치 2023-11-28 15:41   좋아요 0 | URL
저도 1권 가제본 읽고 바로 2권 주문했습니다. 저와 같으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