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의 목소리 3
치쿠야마 키요시 그림, 나츠 미도리 원작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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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귀여움이나 사랑스러움을 예찬하는 만화는 많아도, 인간이 동물을 대하는 방식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반성하는 만화는 많지 않다. 그런 점에서 나츠 미도리, 치쿠야마 키요시의 만화 <꼬리의 목소리>는 참으로 귀한 만화다. 동물에 대한 만화로서는 드물게 동물을 대상화하여 그리지 않는다는 점이 그렇고, 동물과 인간이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직시해야 할 문제들을 과감히 언급한다는 점이 그렇다.


<꼬리의 목소리> 3권에선 1권과 2권에 이어 살처분 문제를 다룬다. 버려지거나 돌보는 사람이 없는 동물은 어떻게 될까. 일단은 동물 보호 단체에서 데려가 중성화 수술을 하고 분양할 사람을 찾지만, 분양할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면 개체수 조절을 위해 살처분하게 된다. 만화에 나오는 시로미치 시립대학의 동물 보호 서클 '애니멀링걸'은 '살처분 제로'를 목표로 버려진 동물을 데려다가 중성화 수술을 시키고 분양할 사람을 찾아주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상주의자인 시시가미는 그들의 활동에 공감하고 돕지만, 현실주의자인 야마하라는 그들의 활동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시가미와 야마하라는 '살처분 제로'라는 이상에 숨겨진 현실을 보게 된다. 인간이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되니 동물이 스스로 죽을 때까지 방치하는 것이다. 동물이 아파도 제대로 치료받게 하지 않고 방치하는 의료 포기, 동물을 비좁은 우리 안에 가두고 먹이도 안 주고 산책도 안 시켜서 스스로 죽게 하는 사육 포기... 이런 행태를 보며 절망하고 분노하는 시시가미와 야마하라의 모습처럼 나 역시 절망하고 분노했다. 대체 이 문제를 해결할 최선의 방책은 뭘까. 인간과 동물이 함께 행복해지는 길이 있기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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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자이언트 슈프림 3
이시즈카 신이치 지음, 장지연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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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즈카 신이치의 <블루 자이언트 슈프림>은 <슬램덩크>의 초반부를 닮았다. 기량은 부족하지만 힘과 열정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주인공이 동료를 모으는 과정을 그린다는 점이 특히 그렇다. 본을 떠나 세계로 가라는 스승의 조언에 따라 독일에 도착한 다이는 혼자 힘으로는 아무것도 해낼 수 없다는 걸 깨닫고 동료를 모으기 시작한다. 지난 2권에서 다이는 마침내 첫 멤버를 영입한다. 키 작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힘 있고 열정적인 소리를 내는 베이스 연주자 '한나 페터스'가 그 주인공이다.


3권에서 다이와 한나는 처음으로 합주를 해본다. 뮌헨에 크리스가 있었다면 함부르크에는 보리스라는 은인이 있다. 보리스 덕분에 함부르크의 재즈 전문가들 앞에서 공연할 기회를 얻은 다이와 한나. 과연 이 둘은 잘 해낼 수 있을까. 공연이 끝난 후 다이와 한나는 색소폰과 베이스만으로 공연을 하는 건 무리임을 깨닫는다. 결국 새로운 멤버를 찾아 베를린으로 향하는데, 짤막하게 소개된 새 멤버의 모습이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언제 나오려나, 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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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자이언트 슈프림 2
이시즈카 신이치 지음, 장지연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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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재즈 뮤지션이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유럽에서 오로지 음악만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 불가능에 가깝겠지만 어쩌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시즈카 신이치의 만화 <블루 자이언트 슈프림>을 읽고 난 후부터다.


<블루 자이언트 슈프림>은 <블루 자이언트>의 후속편이다. <블루 자이언트>의 주인공 미야모토 다이는 우연히 재즈의 세계에 입문해 색소폰 연주자로 실력을 다진다. 다이에게 색소폰을 가르쳐준 스승에게서 유럽으로 가라는 조언을 받은 다이는 독일어 한 마디 못 하면서 가방 하나 달랑 들고 독일로 향한다. 유럽에서 그나마 독일이 가장 외국인에게 개방적이고 물가가 싸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블루 자이언트 슈프림>은 독일에 도착한 다이가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낯선 유럽에서 경력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지난 1권에서 다이는 독일 뮌헨에 도착해 가장 요금이 싼 게스트하우스에 머무르며 연주할 만한 재즈 바를 물색했다. 운 좋게 크리스라는 착한 사내를 만나 이런저런 도움을 받은 다이는 동료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2권에서 다이는 우연히 '한나 페터스'라는 베이스 연주자를 알게 된다. 한나를 찾아 함부르크로 떠나는 다이. 서울에서 김 서방 찾듯이 아무나 붙잡고 한나 페터스를 아느냐고 물으면서 다니는데 그 열정과 노력이 대단하다.


다이와 한나는 공통점이 별로 없어 보이지만 비슷한 점이 의외로 많다. 둘 다 재즈 뮤지션으로서 기술은 부족해도 힘과 열정이 대단하다는 점이 비슷하고, 다이는 일본인, 한나는 여성으로 독일 태생의 백인 남성이 주류인 독일 사회에서 둘 다 소수자라는 점이 비슷하다. 이제까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갖은 냉대와 차별을 받아왔던 한나가 마침내 다이를 만나 자신의 음악을 할 수 있게 된 점이 좋았다(여성인 한나를 편견 없이 대하는 다이도 멋지다). 둘의 활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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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글쓰기 - 혐오와 소외의 시대에 자신의 언어를 찾는 일에 관하여
이고은 지음 / 생각의힘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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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여성에게 최적화된 노동이다. 억압받는 여성의 삶 속에서 비교적 물리적으로 자유로이 행할 수 있는 노동인 까닭이다. 이는 여성의 한계 그리고 동시에 가능성에 대한 명제이기도 하다. 남성을 기본값으로 삼아 온 인류의 오랜 역사 속에서, 모든 여성은 언제고 자신의 존재에 대해 질문하는 숙명에 놓인다." (이고은, <여성의 글쓰기>, 8-9쪽)


여성의 글쓰기와 남성의 글쓰기는 어떻게 다를까. 이고은의 책 <여성의 글쓰기>를 읽기 전부터 궁금했던 질문이다. 저자 이고은은 경향신문 사회부와 정치부에서 신문기자로 일했다. 임신과 출산,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후에도 꾸준히 글을 써왔고, 비영리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의 창립에 함께하기도 했다. 현재는 팩트체크 전문 미디어 뉴스톱에서 기사를 쓰고 있으며, 각종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하고 있다.


책에는 저자가 경향신문에서 신문기자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경력단절 시기를 거쳐 현재에 이르는 동안 꾸준히 글을 쓰고 고치고 발표하며 느끼고 생각한 것들에 관한 글이 실려 있다. 저자는 여성이지만, 오랫동안 자신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다. 대학에 진학하고 신문사에 입사해 남성 기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일할 때에도 자신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비슷한 학력, 비슷한 경력의 남성들과 비슷한 대우를 받고 비슷한 장래를 살게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임신과 출산, 육아를 경험하면서 믿음이 와르르 무너졌다. 똑같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도 남성 기자는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반면 여성 기자는 일과 가정 중 하나를 포기해야 했다. 결국 저자는 가정을 택했고, 힘들게 들어간 신문사에 '자발적으로' 사표를 냈다. 그제야 비로소 저자는 자신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뼈아프게 인식했다. 그동안 자신이 받아온 교육은 '남성의 교육'이고, 자신이 해온 글쓰기는 '남성의 글쓰기'임을 자각했다. 여성의 삶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고, 여성을 위해서는 아무런 글도 쓰지 않았음을 반성했다.


그때부터 저자는 자기 자신을 위한 글쓰기를 시작했다. 상황은 물론 열악했다. 하루 종일 아이들을 돌보고 살림을 하다 보면 시간도 없고 체력도 딸렸다. 신문기자 시절처럼 글을 쓰는 대가로 월급을 받는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역꾸역 글을 썼다. 아이들이 잠든 새벽녘에 혼자 일어나 글을 쓰기도 하고, 노트북 앞에 앉을 시간이 없으면 스마트폰으로 글을 쓰기도 했다. 그렇게 쓴 글들이 조금씩 세상에 퍼지기 시작했다. 저자는 이제야 글다운 글, 나다운 글을 쓰게 되었다고 말한다.


글쓰기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필요하다. 사실 남성에게는 글쓰기가 필요 없다. 이미 세상이 남성 위주로 굴러가기 때문에 부러 사유하거나 힘들게 글까지 쓸 이유가 없다. 반면 여성에게는 글쓰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남성 중심의 세상에서 여성을 음해하고 왜곡하는 온갖 선동에 잠식되지 않으려면 여성 스스로 사유하는 힘을 길러야 하고 자신의 경험을 다른 여성들과 공유해야 한다. 저자 역시 글쓰기를 통해 자기만의 철학과 가치관을 깨달았고, 한국 사회에서 자신처럼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배제와 차별을 경험한 다른 여성들과 연대하는 경험을 했다. 저자는 더 많은 여성들이 글쓰기를 통해 이런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특별한 '선물'이 있다. 각 장의 말미에 실린 글쓰기 팁이 그것이다. 저자는 글을 쓸 때 제목부터 정하는지 본문부터 쓰는지, 문장은 짧을수록 좋은지 길수록 좋은지, 퇴고할 때 유의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 등 자세하고 구체적인 팁이 나와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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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전 노이즈의 공주 3
토우메 케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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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전 노이즈의 공주> 3권은 1권과 2권에 비해 두께가 훨씬 얇다. 설마 완결인가, 하고 봤더니 그건 아니었다. 이제까지 <코믹 바스>에서 <공전 노이즈의 공주>라는 제목으로 연재되었는데 앞으로는 강담사의 <이브닝>에서 <공전의 공주>라는 새로운 제목으로 연재된다고 한다. 연재처와 제목만 바뀔 뿐 다른 것들은 바뀌지 않는다고 하니 안심이다. 이 만화, 적어도 10권 이상은 나와야 한다!!


지난 2권에서 마오는 생애 첫 라이브 공연에 나섰다가 실력 발휘를 못하고 마음에 상처만 생겼다. 밴드 '아르타고'의 다른 멤버 두 사람은 마오가 밴드를 그만둔다고 할까 봐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사실 두 사람 모두 대학생이고 집안에서 밴드하는 걸 반대해서 마오까지 빠지면 밴드를 계속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내가 보기에는 요키코가 마오네 밴드에 들어와서 보컬을 맡는 게 여러모로 가장 좋을 것 같은데, 그러면 아르타고가 아닌 다른 밴드 같으려나. 원 멤버들이 싫어하려나. 작가님 머릿속에 어떤 구상이 있으려나.


3권 마지막에는 마오와 요키코의 과거 이야기도 나온다. 어린 시절부터 기타리스트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기타를 치기 시작한 마오와 달리, 요키코는 12살 때부터 이모 집에 얹혀살아서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악기를 연주할 여유가 없었다. 그런 요키코에게 한 남자가 나타나는데, 이 남자 덕분에 마오 아버지가 속해 있던 밴드의 앨범을 듣게 되고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게 되었다. 이 남자의 정체가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채로 3권이 끝나서 다음 이야기가 몹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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