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그레타 - 지구의 미래를 위해, 두려움에서 행동으로
발렌티나 잔넬라 지음, 마누엘라 마라찌 그림, 김지우 옮김 / 생각의힘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국제 뉴스를 주의 깊게 듣는 사람이라면 지난해와 올해 '그레타 툰베리'라는 이름을 여러 번 들어보았을 것이다. 2003년생. 올해로 열여섯 살인 그레타 툰베리의 이름이 전 세계에 알려진 건, 그레타 툰베리가 2018년 8월부터 학교에 가는 대신 국회의사당 앞 인도에서 시위를 하는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를 시작하면서부터다. 그레타 툰베리의 용기 있는 행동은 스웨덴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호응을 얻었고, 그레타 툰베리는 열여섯 살이라는 최연소의 나이에 2019년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랐다(수상에는 실패했다).


<우리는 모두 그레타>는 밀라노 출신의 저널리스트 발렌티나 잔넬라가 쓴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그레타 툰베리의 생애를 짧게 소개하고, 그레타 툰베리가 소리 높여 외치고 있는 환경 보호의 중요성과 환경 위기의 심각성에 관해 설명한다. 그레타 툰베리는 2003년 1월 성악가이자 작가인 어머니와 배우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호기심이 많았던 그레타는 엄마 아빠가 왜 전깃줄을 끄는지, 양치질을 할 때 수도꼭지를 잠그는지, 음식물을 남기지 않는지 궁금해했다. 그레타는 책과 자료를 통해 지구라는 행성이 어떤 곳인지, 환경이 얼마나 소중한지, 인간이 어떻게 지구를 망가뜨리고 있는지 등등에 관해 배웠다. 그리고 이런 의문을 품었다.


"어째서 화석 연료가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사용하는 거죠?" (21쪽) 그레타는 환경 위기가 심각하다면서 정작 환경 위기를 막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는 어른들이 불만스러웠다. 어른들이 나서지 않으면 스스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 운동이다. "미래가 사라질지도 모르는데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는 것이 무슨 소용인가요?" 그레타의 이 발언에 전 세계가 주목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레타를 좋게 보지 않기도 했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레타의 생각과 행동이 옳다며 시위에 동참했다. 그레타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해 연설했고, 유엔총회 기후 행동 정상회의에도 참석해 연설했다. 그레타의 발언과 행동에 감명을 받은 청소년들이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책에는 기후 변화, 지속 가능한 발전, 화석 연료, 깨끗한 재생 에너지, 쓰레기 재활용, 플라스틱, 생물 다양성 등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들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책을 따라 읽다 보면 인간과 환경이 어떤 관계인지, 환경 파괴가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 환경 보호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인지 등에 관해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책의 마지막에는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해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열 가지 실천 사항이 나온다. 개인 물통 사용하기, 고체 비누 사용하기,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자가용 대신 걷거나 자전거 타기 등 대부분 어렵지 않은 것들이라서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질의 응답 - 우리가 궁금했던 여성 성기의 모든 것
니나 브로크만.엘렌 스퇴켄 달 지음, 김명남 옮김, 윤정원 감수 / 열린책들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남성 성기와 달리 여성 성기는 외부에서 관찰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일까. 여성들조차도 자신의 성기를 본 적이 없거나 자신의 성기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너무 많다(나도 마찬가지다). <질의 응답>을 쓴 니나 브로크만과 엘렌 스퇴켄달은 이러한 문제를 깨닫고 2015년부터 <운데르리베(성기)>라는 블로그를 열어 여성의 성기와 성 건강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고치고 제대로 된 정보를 알리는 일을 해왔다. 이 책은 그러한 작업을 집대성한 결과물이다.


이 책은 크게 5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생식기'에선 외음, 질, 음핵, 피와 처녀성, 음모 등에 관한 질문에 대해 답한다. 많은 사람들이 여성 생식기에 잘못 알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여성 생식기에 처녀막이 있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같은 처녀'막'은 없다. 질을 꽉 막고 있는 봉인 같은 막이 있다면 대체 생리혈은 어디를 통해 나온단 말인가. 사람들이 처녀막이라고 알고 있는 것은 질 입구에 있는 점막 주름이며, 여성이 처음 성관계를 할 때 피를 흘리는 것은 점막 주름이 부드럽게 충분히 늘어나지 않아 찢어져서 피가 나는 것이다. 그러니 성관계를 할 때 피를 흘리지 않았다고 '처녀'가 아닌 것은 아니며, 애초에 여성이 '처녀'인지 아닌지 따지는 건 여성의 자유로운 성생활을 억압하고 남성 중심의 사회 체제를 공고히 하고자 하는 성차별적인 사고방식에 기인한다.


2부 '냉, 생리, 그 밖의 분비물'에선 생리, 생리대, 탐폰, 생리컵, PMS, 호르몬과 생리 주기 등에 관한 질문에 대해 답한다. 많은 여성들이 성기에서 냄새가 나는 걸 우려해 '여성 청결제'라는 것을 쓴다. 저자에 따르면 성기에서 냄새가 나는 건 당연할 뿐만 아니라 신체가 건강하다는 증거다. 여성 생식기는 따뜻한 물이나 순한 질 세정용 비누로 씻어주는 정도가 가장 좋다. 보통의 비누로 질 내부를 씻는 건 절대 금지다. 그렇게 하면 연약한 점막이 마르거나 자극받을 수 있다.


3부에선 섹스. 4부에선 피임, 5부에선 여성 생식기와 관련된 질환 또는 질병에 대해 설명한다. 임신에 관한 내용도 나온다. 여성의 나이가 많을수록 임신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차이가 사람들의 생각처럼 극적이진 않다. 아이를 가지려고 애쓰는 커플 중 생식력이 가장 뛰어난 19~26세 여성 집단의 92퍼센트가 1년 내에 임신했다면, 27-34세 여성 집단은 86퍼센트, 35-39세 여성 집단은 82퍼센트가 1년 내에 임신에 성공했다. 전체 불임 사례의 3분의 1은 남자가 문제이며, 여자의 나이만 문제가 아니라 남자의 나이도 문제가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잊기 좋은 이름
김애란 지음 / 열림원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의 문장이 워낙 좋아서,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삼림욕을 한 듯 머릿속이 개운하고 말끔해졌다. 등단한 지 17년 만에 첫 산문집을 낸 작가에게 어서 빨리 다음 산문집을 내달라고 재촉하는 건 욕심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잊기 좋은 이름
김애란 지음 / 열림원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잊기 좋은 이름>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작가 이름이 '김애란'인 것을 보고 내 눈을 의심했다. 내가 아는 김애란 작가는 <달려라 아비>, <두근두근 내 인생> 같은 여러 소설을 쓴 소설가 김애란뿐인데, 소설가 김애란은 등단한 지 17년이 되도록 그 흔한 산문집 한 편을 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책이 그 김애란 작가의 첫 산문집이라는 걸 알고 당장 예약해 일반판과는 표지가 다른 특별판(하드커버다)을 손에 넣었다. 표지를 열면 김애란 작가의 단정한 서명이 있는 귀한 이 책. 평생 가보로 간직해야지.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저자의 어린 시절과 대학 시절, 등단 직후의 일들을 담고 있다. 저자는 1980년 인천에서 태어나 충남 서산에서 자랐다. 위로는 언니가 있고 쌍둥이 자매가 있다. 아버지는 착하지만 경제력이 없었고, 그런 남편을 둔 여자들이 으레 그렇듯, 어머니는 남편과 세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 없는 살림을 늘려 국숫집을 차렸다. 그 국숫집이 잘 되어 세 딸을 대학까지 보냈고, 그중 막내인 저자가 교사가 되길 바랐던 부모의 뜻을 거스르고 작가가 되고 문학상도 여러 번 타서 그때마다 마을 입구에 커다란 플래카드가 걸렸다는 훈훈한 이야기. 저자가 조근조근 들려주는 옛이야기를 읽으며 저자가 이제까지 발표한 짧거나 긴 소설 속 장면들을 떠올린 건 나뿐일까.


2부는 김연수, 편혜영, 조연호, 윤성희 등 저자와 친분이 있는 작가들에 관해 쓴 글과 헤르타 뮐러의 소설 <숨그네>, 중국 고전 <산해경> 등을 읽고 쓴 글 등이 실려 있다. 3부에는 저자가 영국 에든버러에 있는 인문고등연구소로부터 초청을 받아 그곳에서 글을 쓴 이야기, 귄터 그라스의 소설 <양철북>의 배경이 된 폴란드 북부 도시 그단스크에 가본 이야기, 그 밖의 여러 작품을 읽고 쓴 글이 실려 있다. 저자의 문장이 워낙 좋아서,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삼림욕을 한 듯 머릿속이 개운하고 말끔해졌다. 등단한 지 17년 만에 첫 산문집을 낸 작가에게 어서 빨리 다음 산문집을 내달라고 재촉하는 건 욕심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은 신의 인문학
이상철 지음 / 돌베개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보다 물신이 더 강력한 힘을 지닌 이 나라에서 종교의 역할은 무엇일까. 이상철의 <죽은 신의 인문학>은 신학과 인문학을 결합해 최근 한국 사회에서 문제가 된 이슈들을 분석하고 한국 기독교의 바람직한 미래를 제안하는 책이다.


이 책은 크게 세 파트로 구성된다. 제1부 '파국의 윤리'에선 인문정신의 의미와 윤리의 역할을 모색한다. 제2부 '신 없는 신학'에선 신이 사라진 시대에서 신에 대해 말하는 것의 의미를 고찰한다. 제3부 '비판과 성찰, 고백과 애도'에서는 인문학 열풍, 서대문 옥바라지 골목 철거, 강남역 살인 사건, 자살, 세월호, 동성애 혐오 등 최근 한국 사회를 들끓게 만든 이슈들에 관해 저자 나름의 관점으로 분석한다.


이 책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단연 제3부다. 저자에 따르면 2016년 5월 강남역 인근 상가 화장실에서 발생한 여성 피살 사건의 범인은 목회를 꿈꾸던 신학생이었고 자퇴 후 교회에서 일한 전적이 있다. 저자의 생각에는 그가 교회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을 것이며, 한국 교회가 (한국 사회의 여느 단체 또는 조직과 마찬가지로) 오랜 시간 동안 아무런 반성 없이 여성차별 및 혐오를 자행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한국 교회가 그러한 여성 혐오 범죄자를 키워낸 '인큐베이터' 역할을 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297쪽 참고)


저자는 여성 혐오, 동성애 혐오, 가난 혐오 등 소수자 혐오로 점철된 한국 교회의 미래가 암울할 것으로 진단한다. 어쩌면 지금처럼 "자본의 법칙만이 유일한 정언명법이 되어버린 21세기 세상"에서 다수의 논리와 자본의 법칙만을 설파하는 한국 교회를 따르는 이들은 진정한 의미의 신자가 아니고, 그러한 논리와 법칙을 의심하고 거부할 용기를 지닌 무신론자들의 믿음이야말로 바람직하지 않은가 성찰한다. 이러한 성찰은 저자만 한 것이 아니라 "오늘날에는 오직 무신론자들만이 기도를 할 것"이라고 말한 지젝이나, "신은 죽었다"라고 말한 그 옛날 니체의 사상에서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끝으로 우리의 적은 외부에 있는 게 아니라 내 안에 있으며, 나의 탐욕을 직시하고 비난의 화살을 나 자신에게 돌릴 수 있을 때 더 나은 세상이 올 거라고 적었다. 종교(기독교)에 관한 책이지만 인문학의 비중이 작지 않고 사회 문제에 관한 내용도 많다. 쉬운 책은 아니지만 어렵다고 외면할 책은 아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