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1년차 - 초보도 따라 하기 쉬운 즐거운 달리기 프로젝트
다카기 나오코 지음, 윤지은 옮김 / 살림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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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이 날이 왔다. 타카기 나오코의 책을 소개하는 날이! 타카기 나오코는 마스다 미리 같은 비슷한 계열의 일본 여성 만화가에 비해 국내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만화가인 내 동생은 진작에 타카기 나오코의 매력에 빠져 비싼 원서를 국내외에서 사들여 왔었다. 그 결과 동생은 타카기 나오코의 책을 현재 열여섯 권 소장 중이며, 그 중 <나홀로 여행 1,2> 두 권만 우리말 번역본이고 나머지는 모두 원서다. 동생이 하도 좋아하고 책을 사들여서 동생 책장에서 몇 권 빌려 읽은 적이 있는데, 만화를 그다지 즐겨 읽지 않는 나도 백배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전개에 그림체까지 귀여워 금세 팬이 되었다. 만화책 치고는 종이질이 다소 두툼하고 올컬러로 인쇄한 점이 좋아서 언젠가 국내에 번역, 출간된다면 반드시 원서와 동일한 사양으로 제작되길 바랬는데 <나홀로 여행 1,2>에 이어 <마라톤 1년차> 기대에서 벗어나지 않아 대만족! 갱지에 흑백으로 인쇄된 만화에 익숙한 독자라면 가히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으리라...!

 

 

타카기 나오코는 1974년생 미혼으로 3,40대 싱글녀의 감성을 대변하는 작품을 많이 그렸으며, 일본 외에도 한국, 대만, 중국, 홍콩, 태국 등 여러 나라에 수많은 고정 마니아층을 가지고 있다. 150cm 작은 키로 인해 벌어진 일상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담은 <150cm 라이프> 시리즈로 인기를 모았으며, <독립생활 다이어리>, <혼자살기 5년차>, <혼자살기 9년차> 등 자취 생활을 그린 만화와 <나홀로 여행>, <배빵빵 일본식탐 여행> 등 소위 '구루메 타비'라고 불리는 먹방 여행 시리즈가 유명하다. 몇 년 전에는 마라톤에 도전, <마라톤 1년차>와 <마라톤 2년차> 두 권의 책을 냈는데, 덕분에 마라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사랑받는 작가로 거듭났다고 한다. <마라톤 1년차>는 타고난 몸치에 운동 부족인 저자가 어느 날 우연히 텔레비전 마라톤 중계를 보고 마라톤을 시작해 국내외 다수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며 왕초보 마라토너로서의 나날을 보내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마라톤을 한답시고 맨처음 한 일은 새 운동화와 운동복을 장만하는 일. 동네 주변을 달리는 것도 역부족이었던 저자가 울며 겨자먹기로 입문서를 사서 마라톤의 기초를 공부하고, 달리는 거리를 조금씩 늘리며 체력을 키운 끝에 마침내 하와이 호놀룰루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게 되는 모습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학교 다닐 때 단거리 달리기는 반에서 1,2등을 다툴 정도로 잘 했지만 오래 달리기는 끝까지 달려 본 적이 거의 없고, 지금은 매일 밤마다 30분 정도 동네 산책하는 게 운동의 전부일 정도로 저자 못지 않은 운동부족인 나. 저자가 아마추어 마라토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 대회에서 같이 달리고, 한 달에 한 번 꼴로 대회에 참가하며 도전하는 즐거움과 완주하는 보람을 느끼는 모습을 보니 나도 달리고 싶어졌다. 안 그래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을 때마다 체력을 만들기 위해서든 몸매 관리를 위해서든 달리기란 운동이 참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타카기 나오코마저 나를 유혹하는구나...! 



저자가 한 대로 일단 새 운동복과 운동화를 장만해 동네 주변부터 달려봐야지. 그냥 달리면 재미없으니까 저자처럼 친구랑 같이 달리고 운동 끝나면 동네 맛집에서 맛있는 걸 사먹기로 해야겠다. 익숙해지면 그 때는 대회에도 나가고 기록도 점점 갱신해보는 걸로...! 사실 마라톤보다 나를 더 유혹하는 건 바로 먹방이다.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때마다 그 지방의 맛있는 음식도 먹고 명소를 관광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얼마나 부럽던지. 대회가 보통 주말이나 휴일에 있을 텐데, 집에서 낮잠을 자거나 TV를 보며 시간을 때우지 말고 이렇게 대회에 출전해 새로운 추억도 쌓고 그 지역의 맛있는 음식을 먹어보거나 관광지에 들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 멀리갈 것 없이 우리동네 송파구에서도 마라톤 대회가 자주 열리는데 언제 한 번 꼭 참여해봐야겠다.





 
 
 
거의 모든 것의 정리법 - 거실, 자동차, 기저귀 가방, 지갑, 인간관계, 시간, 남편까지 당신이 찾는 모든 정리법
저스틴 클로스키 지음, 조민정 옮김 / 처음북스(구 빅슨북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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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것의 정리법>의 저자 저스틴 클로스키는 정리에 대한 강박장애(OCD)를 가지고 있다. 장애라고 하면 보통 콤플렉스라고 여기고 숨기거나 고치려고 노력할 법한데, 저자는 오히려 정리 기술을 전문적으로 발전시켜 정리와 창조, 훈련을 뜻하는 영단어의 앞글자를 딴 OCD(Organization & Creation Discipline) 익스페리언스라는 회사를 설립, 정리에 어려움을 겪는 개인과 기업을 돕고 있다. 정리 강박이라는 병이 재능으로 승화된 것이다.


강박장애 성향은 책에서도 드러난다. 정리 방법이 대상에 따라 가나다순으로 배열되어 있는 데다가, 정리하는 대상도 공부방, 침실, 욕실, 부엌 이런 수준이 아니라 각종 문서를 스캔해서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마다 비전보드를 만들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인간관계와 기념일, 취미 생활 등 보이지 않는 것까지 정리하는 등 다양하다(심지어는 남편까지!). 책을 처음 읽을 때는 책 순서대로 하나씩 정리할 생각이었는데 하도 많아서 결국 포기. 나도 나름 정리를 좋아하고 잘한다는 소리도 종종 듣는 편인데, 저자에 비하면 그저 취미 수준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다 정리하지는 못했지만 컴퓨터는 제법 깨끗하게 정리했다. 바탕화면부터 폴더마다 들어있던 필요없는 파일과 프로그램, 각종 북마크까지, 그동안 방치하다시피 했던 컴퓨터를 정리하니 컴퓨터 속도도 조금 빨라진 것 같고 속이 다 개운하다. 시간이 생기면 사진도 정리해야지. 컴퓨터에 있는 사진은 잘 나온 것만 골라서 인화하고, 내친 김에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앨범에 정리해둔 사진도 다시 정리하고 싶다. 근데 그게 언제가 되려나. 역시 저자에 비하면 나는 정리 애호가도 뭣도 아니다.



 
 
 
투룸 수납 인테리어 - 수납의 달인 ‘사오리’의 작은집 완벽 정리술
혼다 사오리 지음, 박재현 옮김 / 심플라이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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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좋아하는 인테리어 스타일이 있을 것이다. 앤틱 가구로 고풍스럽게 꾸미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요즘에는 이케아 가구로 심플하게 꾸미는 북유럽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나는 오래전부터 일본 스타일을 좋아해서 틈틈이 일본 인테리어 책을 참고해 내 방을 직접 꾸미고 물건들을 정리하고 있다. 일본 인테리어의 특징은 기능적으로는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데 중점을 두고, 미적으로는 무채색과 원목을 베이스로 최대한 심플하고 조화롭게 꾸민다는 것이다. 

 

이번에 만난 책 <투룸 수납 인테리어>의 저자 혼다 사오리도 복잡한 건 질색이라고 한다. 정리수납 컨설턴트인 저자는 남편과 살고 있는 43년 된 투룸을 직접 개조, 정리하며 그 과정과 결과를 이 책에 담았다. 


거실과 침실, 주방, 화장실로만 이루어진 10평 안팎의 좁은 투룸. 아무리 직업이 정리수납 컨설턴트라도 43년 된 낡고 좁은 집을 새 집처럼 꾸민다는 건 벅찬 일이었을 것이다. 저자는 열심히 청소하고 개조하고 짐을 줄여 3년 만에 멋진 공간으로 대변신시켰다. 


케이블에서 일본의 낡은 집을 새 집처럼 리모델링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몇 번 본 적이 있는데, 이 책은 그 방송의 미니 버전이랄까. 인테리어부터 수납, 정리, 청소, 생활 팁까지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서 얇은 책인데도 마음에 들었다.



 
 
 
인 마이 백 In My Bag - 148인의 가방 속 이야기
148인의 가방 주인 지음 / 루비박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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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의 가방 속을 궁금해하거나 들여다 본 적은 없지만, 어쩌다 잡지나 블로그에서 자신의 가방 속을 공개하는 글을 보면 눈에 불을 켜고 읽게 된다. ​​남들이 평소 애용하는 물건이 궁금해서인 경우가 가장 많고(여성인 경우 화장품), 책 좋아하는 사람이다 보니 다른 사람들은 요즘 어떤 책을 읽는지(또는 책을 읽기는 하나?) 알아보고 싶어서인 적도 많다. 이렇게 무심하게 말하면서도, 막상 가방 속 물건 중에 내가 쓰는 물건이나 읽은 책이 나오면 엄청 반가워한다. 내 선택, 내 취향이 그렇게 마이너는 아니라는 안도감? 뭐 그런 것 때문일까? (그런지도...)

 


그런 내 눈에 번쩍 뜨인 책이 있었으니, 바로 나이, 직업은 물론 관심사, 취향도 천차만별인​ ​​148인의 가방 속 물건들을 소개한 책 <인 마이 백 - 148인의 가방 속 이야기>이다. 이 중에 책을 읽기 전부터 알던 사람은 단 한 명('겟잇뷰티 남자 MC'로 유명한 <얼루어> 뷰티 에디터 황민영). 그외 147인은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생면부지의 남이다. 그런데도 가방 주인 한명 한명이 마치 오랜 친구나 매일 얼굴을 맞대는 직장 동료라도 되는 것처럼 친근하게 느껴진 이유는 뭘까? 그건 다 그들의 머릿속, 마음속을 대변하는 가방 속 물건들 덕분이리라.



스마트폰, 지갑, 수첩, 펜, 파우치 등 가방에 든 물건만 보아도 가방 주인의 성별과 직업, 취미와 취향, 가치관 등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던 건, 단순히 그들이 소비하는 물건이 대기업에서 만든 대량 생산된 제품인 탓만은 아닐 것이다. 같은 스마트폰이라도 어떤 브랜드의 어떤 기종을 사용하며, 커버나 이어캡을 어떻게 장식하느냐에 따라 주인의 특성을 엿볼 수 있다. 지갑도 장지갑을 쓰는지 반지갑을 쓰는지, 카드지갑을 따로 가지고 다니는지, 아예 지갑 없이 지내는지 등 사람마다 제각각이었다. 겉보기엔 성냥갑 같은 아파트 안에서도 저마다 다른 인테리어로 자기 집만의 분위기를 내듯이, 가방을 비롯해 몸에 지니고 다니는 물건도 기왕이면 나를 잘 표현하고 나와 어울리는 것을 찾는 것이 인간의 욕구이고 본능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명함이나 이력서 대신 가방을 보여주는 건 어떨까? 가방이 직장이나 출신 학교 같은 간판보다도 나를 더 잘 설명하고 표현하는 매체라는 사실은,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스마트폰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사람은 일중독이라고 불릴 만큼 맡은 일을 열심히 하거나 인간관계에 관심이 많은 사람일 것이고, 포인트 카드와 쿠폰으로 지갑이 배불뚝이가 되어간다는 사람은 알뜰함과 동시에 지구력이 있는 사람일 것이며, 초콜릿이나 과자를 담는 파우치를 따로 챙기는 사람은 당이 떨어졌다는 핑계로 남들에게 짜증을 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일 것이라는 예상은 과연 맞을까, 틀릴까?



일상이 인생을, 개인이 사회를 보여주는 척도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준 흥미로운 책이었다.




 
 
 
리폼이 좋아 - 재료비 0~5,000원
김문정 지음 / 포북(for book)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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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나는 살림이나 정리, 수납 같은 걸 좋아했다. 어머니가 보는 잡지에서 살림 정보만 추려 읽기도 하고, 도서관에서 정리와 수납에 관한 책을 빌려 읽기도 했다. 방은 물론 학교 책상, 사물함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하거나 꾸미는 것도 좋아했고, 노트나 가방 속을 정돈하는 건 학생이 아닌 지금까지도 즐긴다. 비록 지금은 미혼이라 집에서 살림을 도맡아 하지는 않지만, 언젠가 가정을 꾸민다면 아기자기 예쁘게 꾸미면서 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인테리어를 비롯해 정리, 수납, 리폼의 달인인 몇몇 파워블로거 분들처럼.



<리폼이 좋아>는 최근에 읽은 살림 책 중에 가장 좋았다. 언젠가 읽은 <F.book 서른 넘어 옷 입기>라는 책에 이 책의 저자가 ​옷 잘 입는 엄마 중 한 명으로 ​소개되었지 싶어 찾아보았더니 역시 맞았다. 엄마는 물론 세 딸들까지 하나같이 예뻐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여전히 예뻤다. 게다가 살림은 또 얼마나 예쁘게 하시는지. 아이들 옷은 물론 액세서리, 가구, 소품, 침구 리폼에 인테리어까지 손수 척척 해내시는 걸 보며 탄성이 절로 나왔다. 나도 ​대량 생산된 공산품보다는 내 손길이 닿은 나만의 것이 좋다. 내 집이 생기면 꼭 이렇게 꾸미고 살아야지.



리폼은 장점이 아주 많다. 그저 물건을 예쁘게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원래 있던 물건을 재활용하니 환경에 좋고, 만들어진 걸 사지 않고 직접 만드니 창의성과 독립성이 키워지고,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만들며 정서를 공유할 수 있는 등등 좋은 점 투성이다. 게다가 전업주부가 리폼을 하면서 파워블로거로 이름이 나거나 사업가, 예술가로 제2의 삶을 사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리폼을 통해 물건만이 아니라 내 생활, 인생까지도 새로 만드는(reform) 팁을 이 책을 통해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