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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셀프 트래블 - 2019~2020 최신판 ㅣ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24
송윤경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포르투갈에 다녀온 사람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스페인에 비해 볼거리가 많지 않았다고 아쉬워하는 반응이고, 다른 하나는 스페인에 비해 거리 분위기가 고즈넉해서 한가하고 여유로웠다는 반응이다. 여기서 눈여겨볼 건, 다들 '스페인에 비해'라는 단서를 붙였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스페인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이다 보니 스페인과 연계해 포르투갈을 여행하는 경우가 많은 모양이다. 그래서일까. 그동안 포르투갈을 전문적으로 다룬 여행 가이드북이 많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마침 이번에 상상출판에서 포르투갈만을 전문적으로 다룬 여행 가이드북 <포르투갈 셀프트래블>을 펴냈다. 이 책을 쓴 여행작가 송윤경은 <이탈리아 셀프트래블>, <동유럽 100배 즐기기> 등 다수의 유럽 여행 가이드북을 쓴 여행 작가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다른 유럽 국가들의 어마어마한 유적들과 자연환경을 능가한다고 말할 수는 없어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거리의 풍경과 정 많은 사람들의 인심을 체험할 수 있는 포르투갈 여행의 정수를 보여준다.
포르투갈은 유럽 대륙의 서쪽 끝에 위치한 이베리아 반도에서도 서쪽 해안가에 위치한다. 포르투갈은 15세기에 최전성기를 맞았다. 엔리케 왕자가 거대한 범선을 만들고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항로를 개척해 마데이라 제도, 아조레스 제도, 아프리카 대륙에 다다랐으며, 아시아로 넘어가기 위한 희망봉을 발견했다. 이로 인해 유럽은 대항해 시대에 접어들었으며, 포르투갈과 스페인, 영국 등이 해양 패권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전성기도 잠시. 16세기 후반에 이슬람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후 국력이 점점 약해졌으며, 이 틈을 타 스페인이 에스파냐를 지배하기도 했다. 17~18세기에는 리스본에서 대지진이 일어났고, 이 틈을 타 프랑스가 포르투갈을 침략했다. <포르투갈 셀프트래블>에는 이 같은 포르투갈의 역사가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다. 한 나라의 역사를 알면 유적이 보이고 문화가 보인다. 포르투갈 여행 가기 전에 반드시 읽어보길 권한다.
<포르투갈 셀프트래블>에는 포르투갈 여행 전 여행자들이 많이 묻는 7가지 질문의 답도 나와 있다. 포르투갈은 지중해성 기후로 날씨가 온화하고 사계절이 뚜렷하다. 포르투갈은 다른 서유럽 국가들에 비해 여행객이 많지 않아 예약이 필수는 아니다. 다만 리스본과 포르투 구간의 열차 또는 버스는 인기가 많아서 여행 1개월 전에 미리 구매하는 것이 좋다. 포르투의 경우, 최근 들어 '한 달 살기'로 유명해지면서 에어비앤비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추세다.
포르투갈에 갈 때는 로밍보다 유심을 구입하는 편이 경제적이다. 포르투갈은 서유럽 국가 중 물가가 저렴한 편에 속하며 우리나라와 비슷한 정도다. 포르투갈은 소매치기가 많은 편인데, 특히 트램에서 소매치기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잦으니 벽면에 몸을 기대거나 가방을 안고 있는 편이 소매치기 예방에 좋다. 소매치기를 당한 경우에는 가까운 경찰서를 찾는 것이 좋다. 포르투갈 여행은 보통 1주에서 2주 정도의 일정으로 계획하는 것이 좋다.
포르투갈에는 세계가 인정한 건축물과 대항해 시대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는 유적이 많은 편이므로 미리 알아보고 일정을 짜길 권한다. 대체로 포르투갈의 수도인 리스본과 근교를 중심으로 여행하는 코스가 일반적이고, 일정이 넉넉하다면 포르투, 브라가에서 라구스, 사그레스에 이르는 세계문화유산 코스를 완전 정복하는 것도 추천한다.
저자가 추천하는 '포르투갈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10가지'로는 포르투의 포트 와인 와이너리, 해리포터 서점, 브라가의 봉 제수스 두 몬트, 파티마의 성지순례, 리스본의 벨렝 지구, 세상의 끝 카보 다 호카, 리스본의 28번 노란 트램 투어, 신트라의 헤갈레이라 별장 탐험, 파두 감상, 라구스의 카약 투어 등이 있다. 이 중에 나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3위로 꼽히고 J.K. 롤링이 <해리포터>를 집필할 때 모티프로 삼았다는 해리포터 서점에 꼭 가보고 싶다.
포르투갈에는 전 세계인들이 찾는 세계문화유산이 다수 있다. 그중에서도 저자가 반드시 가봐야 할 곳으로 추천하는 '세계가 주목하는 포르투갈의 세계 문화유산'으로는 포르투갈 최초의 대학인 코임브라 대학교, 마뉴엘 양식의 최고봉으로 손꼽히는 리스본 제로니무스 수도원, 포르투 역사 지구, 바탈랴 산타 마리아 다 비토리아 수도원, 에보라 역사 지구, 투마르 크리스투 수도원, 기망라이스 역사 지구 등이 있다.
포르투갈 하면 옛 성주들의 고성이나 수도원, 대부호의 저택을 국가가 개조해 만든 국영 호텔 '포우자다'가 유명하다. 포우자다는 포르투갈 내에 35곳이나 있으며, 5성급 호텔 정도의 가격으로 비싼 편이지만 항상 예약이 꽉 차 있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하다. 비싼 숙박료가 부담스럽다면 식사만 즐기는 것도 가능하니 중세로 시간여행을 떠나거나 유럽 귀족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하루쯤 투자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쇼핑 아이템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이 책에 따르면 포르투갈의 분위기와 정서를 한국에서도 추억할 수 있는 멋진 기념품이 아주 많다고 한다. 대표적인 기념품으로는 푸른색 물감으로 그려진 아줄레주 타일과 파두 CD, 바르셀루스의 닭 기념품, 포트 와인, 사르디나 관련 장식품 등이 있다. 오비두스의 유명한 체리주 진쟈와 최상급으로 손꼽히는 아베이루 소금 등은 요리에도 응용할 수 있으니 넉넉히 사와도 좋겠다.
포르투갈은 해양 국가답게 생선 요리가 많고, 양이 푸짐하고 쌀과 감자를 넉넉하게 사용해 한국인들 입맛에도 잘 맞는다.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서민 음식은 바칼라우다. 500년 전 발견의 시대 때 북대서양에서 잡은 대구를 소금에 절여 만든 음식이 바칼라우의 기원이며, 현재는 그 요리법이 365가지가 넘는다. 포르투갈은 지중해 연안 국가답게 와인이 유명하니 식사할 때 반주로 곁들이는 것도 좋겠다.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영화로도 보고 소설로도 읽었을 만큼 좋아해서 그런지, 포르투갈의 다른 어떤 도시보다 리스본에 꼭 가보고 싶다. 리스본은 포르투갈의 수도지만, 한 나라의 수도답지 않게 화려하거나 세련된 건물이 거의 없다. 평범한 어촌 같아 보이는 이 도시가 한때는 대항해시대의 중심지였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거리를 걷다 보면 눈에 보이는 풍경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고 한다.
리스본은 벨렝 지구를 제외한 여행지 대부분이 도보로 이동 가능하다. 언덕을 올라가야 하는 알파마 지구와 바이루 알투 지구는 트램을 이용하면 쉽게 이동할 수 있다. 리스본의 황금 노선으로 꼽히는 28번 트램은 생김새도 매력적이지만 건물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모습이 마치 묘기 같다고 한다. 리스본은 7개의 언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언덕들을 보다 쉽게 오르내리기 위해 '아센소르'라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고 한다. 어떤 모습인지 실제로 보고 싶다.
저자가 추천하는 리스본 여행 일정은 제로니무스 수도원, 벨렝 탑, 코메르시우 광장, 카테드랄(대성당), 상 조르제 성, 바이샤 지구 광장, 파두 하우스, 아주다 궁전 등을 포함한다. 낯선 지명이나 어휘가 많아서 여행 가기 전에 반드시 여행 가이드북을 읽으며 익숙해지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