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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다중인격 - 내 안의 숨겨진 가능성을 발견하는 새로운 자아 관리법
다사카 히로시 지음, 김윤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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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본 작가 히라노 게이치로는 여러 얼굴이 나로 동시에 존재하는 '분인주의'를 제시한다. 한 사람 안에 여러 개성이 있고, 상대에 맞추거나 상황에 따라 분별해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 다사카 히로시도 같은 주장을 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 안에 '다양한 인격'을 가지고 있다. 애인이나 배우자 앞에서의 나, 부모 앞에서의 나, 상사 앞에서의 나, 동료 앞에서의 나, 친구 앞에서의 나는 각각 다른 얼굴을 지닌다. 다중인격은 장애가 아니며 부정적으로 볼 일도 아니다.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하나의 인격으로 사는 것이야말로 유연성도 융통성도 없는 태도다. 자기 안에 있는 여러 개의 인격을 발견하고 관리하는 '다중인격 관리'는 '내 안의 다른 가능성을 찾는 방법'으로서 장려되어야 한다. 


한 사람에게 하나의 인격만 부여하는 것은 잘못이다. 인간의 의식은 겉으로 드러나는 표층 의식과 그 이면에 숨어있는 심층 의식으로 나뉜다. 표층 의식에서 어떤 능력을 긍정하는 순간 심층 의식에서는 다른 능력을 부정하는 심리가 발생한다. 나는 수학을 잘 한다는 말속에는 국어를 잘 못한다는 생각이 숨어있다. 그렇게 자기를 한정하면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줄고 가능성이 꽃 피지 못한다. '나는 어떤 사람'이라고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인격, 다양한 능력을 포용하면 내 안의 다양한 가능성이 현실이 된다.


천재들 중에는 다중인격이 많다. 화가, 조각가, 건축가, 과학자, 수학자 등으로 활약한 레오나르도 다빈치, 대중을 상대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와 기업 내에서의 모습이 달랐다는 스티브 잡스가 그렇다. 다양한 상황에서 자기 모습을 다르게 연출하는 다중인격 관리가 이들을 천재로 만들었다. 


자신의 원래 모습 이외의 다양한 모습을 연기하면 지치거나 힘들지 않을까? 저자에 따르면 '아니다'. 어떤 인격을 연기하는 것은 그 인격을 기르는 것과 같다. 인격 연기를 거듭할수록 자기 안에 그러한 인격이 자란다. 모성이나 부성을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가지고 기르는 과정에서 습득하는 것처럼 말이다. 


자기 안의 인격을 어떻게 발견하고 관리할까? 저자는 이미 표출되어 있는 표층 인격과 표출되어 있지 않은 심층 인격, 강하게 억압되어 있는 억압 인격을 발견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각각 제시한다. 이 중 심층 인격을 꽃피우기 위해서는 인터넷에서 익명으로 자기표현을 하는 방법이 있다. 익명이기 때문에 사회적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있고, 평소에 하지 않는 시 쓰기나 사진 찍기 등의 활동을 통해 자기 안의 새로운 인격을 발견하고 표현할 수 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SNS에 접속하고 블로그를 들여다보는 게 나쁘지만은 않다니 반갑다. 


억압 인격은 '다른 사람에 대한 혐오'를 통해 발견할 수 있다. 다른 사람에 대한 혐오감의 본질은 자기혐오다. 자기 안에 있지만 도저히 좋아할 수 없는 인격을 다른 사람에게서 발견했을 때 혐오라는 감정이 나타난다. 평소 내가 하는 생각이나 말을 자세히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내 안의 다양한 인격을 발견하고 관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에겐 과연 몇 개의 인격이 있을까. 그것들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얼른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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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 2016-03-26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구나
마음에 위안이 되는 제목이네요 ㅎㅎㅎ
읽어보고 싶습니다!!
최근에 지성이 주인공으로 나왔던 <킬미힐미>라는 드라마가 생각나네요^^

키치 2016-03-26 22:28   좋아요 1 | URL
정말 <킬미힐미> 같네요! 책벌레 님이 말씀해주지 않았으면 생각도 못했을 거에요 ^^
여러 개의 인격을 가지고 있던 주인공 모습이 현대인의 모습 같기도 하네요...
 
메모 습관의 힘 - 하루 5분 나를 성장시키는
신정철 지음 / 토네이도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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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새 학기마다 문구점에서 노트를 샀다. 사회인이 되고부터는 해마다 새 다이어리를 샀다. 그런데 그렇게 공들여 산 노트며 다이어리를 끝까지 제대로 써본 일이 없다. 처음 며칠은 글씨도 정성 들여 쓰고 자잘한 일까지 기록하지만, 점점 글씨는 흐트러지고 공백이 늘어난다. 그래서일까? 학교생활도 일도 생각처럼 잘 풀리지 않았던 건... 


저자 신정철은 2012년 9월 3일부터 본격적으로 메모와 노트 쓰기를 시작해 지난 3년간 극적인 변화를 체험했다. 메모를 바탕으로 작성한 블로그 글이 수백만 네티즌에게 공감을 얻었고, 체계적인 스케줄 관리를 통해 회사 업무를 잘 처리하게 되었다. 그간 작성한 노트를 보고 심리학과 마음공부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깨달아 사이버대에 진학해 상담심리학을 공부하기도 했으며, 장기간 켜켜이 쌓은 콘텐츠를 바탕으로 첫 책을 내기도 했다.


노트 작성을 통해 한 번 만나 바로 잊히던 사람과 같았던 책이 편지를 주고받으며 소통하는 사람으로 변했다. 노트 작성의 효과를 체험하다 보니 책을 읽고 메모하는 습관이 다시 책 읽기를 불러오는 선순환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책을 읽고 노트를 작성하는 것이 즐거운 시간으로 자리 잡았다. (p.35)


저자는 주로 읽은 책과 떠오르는 생각, 세미나, 팟캐스트 내용을 노트에 정리한다. 이 중 저자가 노트에 적어 가장 극적인 변화를 체험한 분야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 책 속의 내용이 자극으로 작용해 머릿속에 반응(생각)이 생긴다. 이러한 반응을 놓치지 않고 붙잡기 위해서는 노트에 메모를 해야 한다. 저자는 '메모 리딩'을 소개한다. 메모 리딩은 책을 읽으면서 중요하다고 생각되거나 인상적인 부분을 발췌해 노트에 옮겨 적고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는 독서법이다. 이렇게 하면 혼자서 하는 독서가 저자와의 만남이 되고 대화가 된다. 


메모 리딩이라는 용어가 있는지는 몰랐지만, 나도 오랫동안 메모 리딩을 해왔다. 차이가 있다면 중요하다고 생각되거나 인상적인 부분을 발췌할 때 끝까지 적지 않은 것이다. 책의 문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으면서 자리 잡았다. 책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고 글쓰기 비법까지 향상된다고 하니 앞으로는 대충 요약해서 적지 말고 문장을 제대로 받아 적어야겠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곧 질문하지 않는 사람이고, 메모하지 않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이 만든 정보를 소비하면서 느낌표만 있는 사람이다. 메모하는 사람은 생각하는 사람이고, 질문하는 사람이다. 물음표를 가진 사람은 해답을 찾는다. 정보를 만들고, 자신이 만든 정보로 다른 이에게 느낌표를 안겨준다. (p.73)


메모와 노트 쓰기는 남이 만든 창작물을 소비하는 '소비러'였던 저자를 직접 창작하고 생산하는 '생산러'로 바꾸었다. 저자는 대학 시절부터 과학소설, 미술, 사진, 댄스, 와인, 영화 등 다양한 취미를 즐기면서도 어딘가 공허하고 불안했다. 그러다 남이 만든 창작물을 소비하기만 하는 삶은 공허하고 불안할 수밖에 없으며 스스로 창작하고 생산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렇다면 무엇을 창작하고 생산해야 할까? 30년 넘게 살면서도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몰랐던 저자는 메모와 노트 쓰기를 통해 자신의 '진짜' 관심 분야를 알게 되었다. 인터넷과 모바일에 떠도는 누구나 다 아는 정보보다 자신이 손으로 직접 남긴 메모,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으로 채운 노트가 가치 있음을 알았다. 그리하여 일상에서 떠올린 물음표를 구체적인 정보로 변환하고 편집하여 독자에게 느낌표를 선사하는 정보 생산자이자 창작자로 거듭났다.


기록하는 사람의 삶에는 버려지는 시간이 적다. 그래서 그들은 같은 시간을 살아도 일반 사람들보다 더 많은 날을 사는 듯한 효과를 누린다. 기록하지 않는 사람의 인생은 표지만 있고 속은 비어 있는 책과 같다. 관찰하고 기록할 때, 우리가 만들어가는 인생이라는 한 권의 책은 반짝이는 일상의 페이지들로 빼곡히 채워진다. 엉성하게 채워져 있던 삶이 밀도 있게 변한다. (p.304)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다 쓰지 못하고 버린 노트와 다이어리가 눈에 아른거렸다. 이제 생각하니 그때 내가 버린 건 노트와 다이어리가 아니라 수많은 발견과 아이디어, 가능성이었다. 뭐라도 기록하고 정리하는 습관이 성공을 만든다는 걸 알면서도 쉬이 습관으로 만들지 못한 게 아쉽다. 지금 쓰는 노트와 다이어리부터라도 끝까지 빽빽하게 잘 써봐야지. 나의 삶도 저자의 삶처럼 반짝이는 일상으로 가득 차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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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 인생이 빛나는 곤마리 정리법
곤도 마리에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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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미국 <타임>지가 '2015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선정한 일본의 정리 컨설턴트 곤도 마리에. 그녀의 새 책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는 108가지 물건별 정리법을 알려주는 구체적인 지침서다.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버리면서 채우는 정리의 기적> 등을 읽고 정리의 필요성은 알겠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리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생각한 독자라면 이 책을 읽어볼 만하다. 


책 제목이나 내용에 적힌 말은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말이 씨가 된다'는 말처럼 평소에 자주 보거나 접하는 말은 그와 비슷한 성질의 기운을 끌어들인다. 다시 말해 책장에 꽂혀 있는 책에 맞춰 사람이 변화하게 되는 것이다. '이상적인 나의 책장에는 어떤 책이 꽂혀 있을까?'라는 질문을 반복하며 남길 책을 골라내면 앞으로 일어날 일들의 흐름이 180도 바뀔 수 있다. (p.96)
 
 저자가 쓴 책을 모두 읽고, 저자가 출연한 일본 방송 프로그램까지 모조리 챙겨본 팬으로서 이 책에 나오는 정리법은 다소 싱겁다. 저자가 책이나 방송에서 수없이 설명하고 강조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풀어쓴 것에 지나지 않다.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버리기가 끝나기 전에는 수납을 시작하지 마라. 정리는 '의류-책-서류-소품-추억의 물건' 순으로 하라. 지금까지 한 번도 쓰지 않은 것은 영원히 쓸 일이 없다 등등 익숙한 가르침들. 그만큼 저자의 정리법이 허점 없이 잘 정립되어 있기도 하다. 

 정리법은 차라리 쉽다. 설레는 것을 찾는 게 어렵다. 정리에 앞서 머릿속에 이상적인 생활상을 그리라고 하는데 이상적인 생활이 뭔지 모르겠다. 옷도 책도 소품도 설레는 것만 남기라는데 내가 무엇에 설레는지 모르겠다. 옷만 해도 꽃무늬 원피스도 파스텔톤 니트도 보면 다 예쁘지만 마음이 설레는 정도는 아니다. 책은 더 그렇다. 재미있을 것 같아서, 남이 좋다고 해서, 베스트셀러라서 등등의 이유로 사는 책은 많아도 설레서 오랫동안 간직하고픈 책을 만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마음이 설레는 걸 찾으려면 많이 보고 발품도 팔아야 하는데 이게 참 어렵다. 

 내가 무엇에 설레는지 아는 것이야말로 정리의 '마법'이다. 눈으로 보고 현혹되어 사는 물건들. 머리로 생각하건대 언젠가 쓸 것 같고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는 물건들. 그런 물건들 때문에 정작 내 마음에 꼭 드는 물건은 소홀히 하고 평생 간직하고 싶은 물건과의 만남을 놓치기 쉽다. 사람도 남들 눈에 좋아 보이고 쓸모 있어 보이는 사람만 사귀면 마음이 끌리는 사람은 영영 만나지 못한다. 인생도 그렇다. 겉보기에 좋고 나중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하는 일 때문에 정작 지금 당장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은 못한다. 

 곤도 마리에의 정리법이 일본을 넘어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건 마음의 소리를 듣는 법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물건을 정리하고 깨끗한 공간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되는 건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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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단하게 살 것이다 -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나를 만드는 법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소영 옮김 / 흐름출판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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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치를 내 안에서 확립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그 와중에 우주의 역사와 자신의 관계를 생각하는 것은 삶의 자세를 다잡기 위한 대단히 힘 있는 방법입니다. 수없이 많은 기적 같은 우연이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 이곳 지구에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p.34) 


나 자신은 줏대가 없고 우유부단하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건만, 사주를 보면 고지식하다, 융통성이 없다는 말이 꼭 나온다. 이 책을 보면 이 말이 옳은 것 같고, 저 책을 보면 저 말이 옳은 것 같고(그러다 보니 책을 많이 읽게 된 거겠죠...), 밥 먹을 때 메뉴 정하란 소릴 들어도 '아무거나', 선물 뭐 받고 싶은지 누가 물어봐도 '아무거나'라고 답하기 일쑤인데, 나의 어딜 봐서 고지식하다, 융통하다는 말이 나오는 걸까. 


베스트셀러 <혼자 있는 시간의 힘>, <내가 공부하는 이유> 등의 저자이자 일본 메이지대학 문학부 교수 사이토 다카시의 책 <나는 단단하게 살 것이다>를 읽으면서 나의 '단단하지 못함'을 더욱 굳게 확신했다. 저자에 따르면 현대인이 쉽게 흔들리거나 불안을 느끼는 이유는 자기를 단단하게 잡아주는 존재가 현실에 없기 때문이다. 과거엔 대가족이 생활을 보살펴주고 대기업이 종신 고용을 약속했지만, 오늘날에는 1인 가족이 보편화되고 취업, 재취업 한파가 이어져 고용 불안을 호소하는 사람이 널렸다. 


저자는 자기를 단단하게 잡아주는 존재로서 이제 가족이나 기업보다 더 크고 높은 존재를 떠올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오랜 세월을 겪어낸 문학 작품을 읽거나 역사와 철학을 공부함으로써 전인류, 전 역사 속에 자기가 있다는 것을 의식하면 존재의 불안을 덜 수 있다. 자신의 생명이 지구 생태계는 물론 온 우주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자각하면 하루하루의 삶이 귀하고 소중하게 느껴질 것이다. 


현대는 오랫동안 계승된, 함께 공유해야 할 신화를 잃어버린 신화 상실의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정신을 안정시켜온 신화의 구멍을 지금은 뉴스나 정보로 충족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신화를 대체할 만한 것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신화와 뉴스, 정보는 완전히 반대되는 것입니다. 뉴스는 세 시간만 지나면 낡은 것이 되어버리지만 신화는 천년만년 낡지 않기 때문입니다. (p.55) 


역사를 의식하고 온 우주를 느끼기 위해서는 배움과 노력이 필요하다. 저자는 몇 가지 팁을 제시한다. 뉴스나 정보에 현혹되지 마라. 그 시간에 오랫동안 전승되어 온 신화와 고전을 탐독하라. 원인도 책임도 나에게 있다. 남 탓, 환경 탓하지 말고 나부터 바꿀 노력을 하라. 놀이 감각으로 살아라. 돈을 많이 벌고도 은퇴하지 않고 현업에 종사하며 활약하는 사람들은 일을 놀이로 여긴다는 공통점이 있다. 마니아적 기질을 발휘하라. 가족이나 애인, 친구나 동료의 케어를 기대할 수 없을 때 좋아하는 취미나 여가가 삶의 버팀목이 된다. 체험을 사진이나 글로 표현하라. 인생의 골든 타임을 기록으로 남기면 나이 먹는 일이 더 이상 두렵지 않다. 


무엇보다 뉴스나 정보에 현혹되지 말고 오래 전승된 신화와 고전을 탐독하라는 조언이 마음에 와 닿는다. 요즘처럼 뉴스나 정보를 너무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에는 남들이 좀처럼 읽지 않고 눈길도 주지 않는 고전의 지혜가 더 빛날 것이다. 종교를 갖자, 어딘가에 소속하자, 결혼하자, 아이를 낳자 같은 조언은 사족 같다. 종교 없고 소속 없고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가지지 않아도 단단하게 사는 법을 말해주었다면 이 책이 더욱 '단단하게' 완성되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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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 모델 100+ - 가장 강력한 100가지 경영 기술의 핵심지식 총망라
폰스 트롬페나스.피에트 하인 코에베르흐 지음, 유지연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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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는 아직 위기와 실패를 없애지 못 했다. 이론이나 모형은 지침을 제시할 수 있을 뿐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문제 해결을 위해 모형을 활용할 때는 언제나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현명하며, 특히 모형이 자연과학, 대표적으로 수학적 정확성을 제시할 경우 더욱 주의해야 한다. 기대할 만한 경영이론이 많이 있음에도 인간의 본성은 이론과 모형으로 완벽히 포착하기에는 여전히 복잡하고, 다양하며, 역동적이다. (p.31) 



일을 하다가 어려움에 부딪히면 '경영학을 전공하지 않아서 그런가' 싶다. 회의 때 누가 비전공자인 나로서는 들어본 적 없는 경영학 개념을 언급하면 나만 모르나 싶어 민망하고, 프레젠테이션 때 경영학 이론이나 모형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걸 보면 대학 때 경영학 원론이라도 들어둘 걸 그랬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MBA를 할 엄두는 나지 않아서 차선책으로 경제경영서를 읽는 나의 눈에 딱 들어온 책이 <경영의 모델 100+>이다. 이 책은 '경영에 관한 세상 모든 지식'을 담았다는 부제에 맞게 경영학을 대표하는 이론과 모형 100개를 아홉 개 장에 걸쳐 요약, 정리한다. 100개의 이론과 모형을 제시하면서 제목이 '100+'인 이유는 책에 나오는 모형과 비교할 만하거나 상반된 모형을 함께 제시해놓았기 때문이다. 책에 자세히 다루지는 않았지만 언급된 이론까지 공부하면 100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 책의 장점은 경영학 사상의 흐름을 빠짐없이 담되 최근 각광받는 '엑설런스 프레임워크'에 맞추어 재편해 소개한다는 점이다. 엑설런스 프레임워크란 기업가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과학적 관리, 인간관계, 고객, 전략, 혁신, 글로벌리즘, 지속 가능성 등 7개 부문이 조화롭게 연결되는 상태를 추구하는 분석 툴이다. 이 툴에 따르면 경영학이 다루는 리더십, 조직관리, 전략, 혁신 등의 테마는 무엇이 앞서고 뒤처지는 게 아니며 서로 조화롭게 연결되어야 한다. 이는 과학적 관리를 지나치게 중시한 나머지 조직 내부의 인간을 관리하고 외부의 고객을 상대하는 데 미진했거나, 효율성에 집착한 나머지 사회적 분배나 지속 가능한 환경 보전에 소홀했던 과거를 반성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실에서 생존하는 기업은 가장 잘 적응하는 기업이 아니라 환경에 가장 섬세하게 적응하고 순환의 모든 요소를 최적으로 결합하는 기업이다. 생명 세계는 적소를 찾아내고 이를 집요하게 고수하는 동시에 환경과 긍정적인 공생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살아남는다. (p.779) 


 각 장에는 이론과 모형이 연대순으로 7~10개씩 나온다. 연대순 상 앞서는 이론일수록 익히 알려져 있기 때문인지 설명이 간결하고, 연대순 상 뒤인 이론일수록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탓인지 설명이 자세하고 사례도 많다. 소셜 비즈니스 등을 다룬 최신 이론과 모형이 나온다는 점도 흥미롭다.

 100개에 달하는 이론과 모형 중 무엇 하나 대단하고 기발하지 않은 것이 없는데도 현상을 '완벽하게' 포착하지 못한다는 점이 놀랍다. 그만큼 인간의 본성이 이론으로 해석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고 다양하며, 기업 환경이나 사회 변화가 역동적이라는 뜻이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이론과 모형을 만들어내는 학자들이 대단하다고 해야 할지, 학자들이 포착하기 무섭게 새로운 혁신을 해내는 기업가들이 대단하다고 해야 할지. 이 책에 나온 이론과 모형을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경영학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전보다 더 편해진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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