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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당신을 위한 놀면서 하는 재테크
윤지경 지음 / 흐름출판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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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를 진행할 때 나는 부자의 정의에 대해 자주 묻는다. 부자로 정의할 수 있는 정확한 금액을 말해보라고도 한다. 그러면 백인백색의 대답이 쏟아진다. 자산가들을 만났을 때도 같은 질문을 한다. 그중 기억에 남는 대답 중 하나가 있다. 마트에서 장을 보면서 단순히 신선도나 유통기한 등만 따지고, 장바구니에 담긴 물건들이 얼마나 되는지를 계산하지 않은 채 사고 싶은 것을 마음껏 담을 수 있을 때 이 정도면 부자구나라고 느꼈다는 대답이다. 이렇듯 부자의 기준은 지극히 개인적이다.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보자. (pp.126-7)"

 

재테크 책을 즐겨 읽지만 '돈이면 다 된다', '부자면 다 좋다'는 식의 관점이 맞지 않아서 읽다 만 적도 많다. 돈만 밝히고, 부자 되는 것만 꿈꾸는 것보다는, 기왕이면 벌 때도 멋있게 벌고, 쓸 때도 멋있게 쓰는 게 21세기형 재테크 달인의 모습이 아닐까? <놀면서 하는 재테크>의 저자 윤지경이 딱 그렇다. 저자는 연세대 법학과 재학 당시 교내 걸스힙합 동아리를 성공적으로 이끌 만큼 열심히 살았지만 음주가무에 빠져 28살에 부모님께 파산 선언을 했다. 그 때부터 정신 차리고 재테크에 몰두, 4년 만에 재테크의 달인이 되었다. 저자의 공식적인 직업은 한화증권 HFA, 재무 컨설턴트, 머니 칼럼니스트, 재테크 전문강사 등이지만, 영어 요가 전문강사, 필록싱 공식강사 등으로도 일하며 삶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 


저자가 재테크를 하는 목적은 비싼 집에 살거나 고급 외제 차를 모는 게 아니라, "추운 겨울을 따뜻한 나라에서 보낼 수 있는 경제적, 시간적, 신체적 능력을 갖춘 사람"이 되는 정도다. 추위를 유독 싫어하기 때문이다. 남이 생각하는 부자가 아니라 나다운 부자가 되기 위해 돈을 벌고 모은다는 저자. 참 멋있다.


내가 생각하는 부자란 책을 가격 따지지 않고 읽고 싶은 대로 마음껏 구입해서 읽는 사람이다. 부모님께 받은 용돈을 아끼고 아껴 책을 한 달에 한두 권 사는 게 고작이었던 예전에 비하면 지금은 책을 한 달에 수십 권도 넘게 사니 훨씬 풍족해진 건 맞다. 하지만 아직도 책을 살 때는 가격비교를 꼭 하고, 쿠폰이나 적립금, 이벤트 혜택 등이 없는지 꼼꼼하게 확인하고 난 다음에 사니 내가 생각하는 부자의 수준에는 못 미친다. 과연 언제쯤 내가 생각하는 부자가 될 수 있을까?​


경험에서 비롯된 돈 이야기는 마치 저자의 자서전을 읽는 듯 흥미진진해서 좋았고, 돈이 붙는 체질 만들기와 기초부터 관리까지 이르는 비법은 다른 책에서 본 적 없는 것이 많아서 만족스러웠다. 특히 투자수익률을 뜻하는 ROI를 삶에 적용해 시간당 몸값을 계산, 그에 맞춰 행동을 선택하라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가령 시간당 몸값이 5만원인 사람이 하루 종일 집에서 쉬면 0원을 버는 셈이지만, 시간당 5만원 이상을 버는 부업을 하면 돈도 벌고 ROI도 올라간다. 이런 식으로 시간당 몸값을 계산해서 행동을 선택하면 재테크에도 유리하고 자기계발도 되니 일석이조다. 저자는 요가와 필록싱을 취미로 시작했는데 강사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비용을 수익으로 전환했다. 나에게는 이런 취미가 뭐가 있을까...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재테크 비법은 '캘린더 머니 저축법'이다. 달력 날짜와 연계하여 매달 1일 1,000원부터 시작해서 31일은 31,000원으로 끝나는 이 재테크 비법은 한 달에 496,000원(31일 기준), 1년에 5,738,000원을 모을 수 있게 도와준다. 나도 당장 시작했다. 9월 캘린더를 펼쳐 오늘 날짜까지(서평 작성 당시 6일) 해당하는 금액을 저금통에 넣었다. 모두 합해 21,000원. 아직 적은 액수지만 9월 한 달 동안 앞으로 24일만 더 하면 465,000원이라는 큰 돈을 모을 수 있다고 하니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다. 이 돈으로 가을에 입을 코트와 신발, 가방을 장만했으면 좋겠다. 열심히 모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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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의 힘 - 단순하고 강력한 삶의 기술
김용길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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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B와 D 사이의 C다." 프랑스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이런 말을 남겼다. 여기서 B는 출생을 뜻하는 영단어 'birth​', D는 죽음을 뜻하는 'death', C는 선택을 뜻하는 'choice'를 일컫는다. 문장 전체를 해석하면 "인생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선택의 연속이다" 정도인 셈. 정말 그렇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당장 오늘 아침만 해도 흰색 블라우스와 분홍색 블라우스 중 무엇을 입을지 한참을 고민했고, 지금은 점심으로 김밥을 먹을지 비빔냉면을 먹을지 고민이다(선택이라고 해도 고작 이 정도라니). 만약 아침에 일어나서 재빨리 입을 옷을 선택하고 점심 메뉴도 시원하게 결정한다면, 아침잠도 더 잘 수 있고 점심 직전의 업무 효율도 오를 텐데. 이놈의 C때문에 인생이 고달프다, 고달파. 



C, 즉 선택의 기술이 아주 중요한 직업 중에 편집자가 있다. <편집의 힘>의 저자 김용길은 ​23년 넘게 뉴스 편집자로 재직 중인 '편집 전문가'로, 이 책에서 그는 뉴스나 신문에서 쓰는 편집 기술을 일상 생활에도 널리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대표적인 예가 취업 자기소개서와 면접. 생각나는 대로 구구절절 말하기보다는, 해당 기업의 특성에 맞춰 자신의 경험과 기술에 우선순위를 정한 다음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면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을 가장 잘 어필할 수 있다. 편집력​은 이렇게 '복잡한 것을 단순화하고. 무작위로 널려진 것을 재배치, 재배열하여 질서를 부여'하는 기술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취업 외에도 정리, 공부, 행정, 업무 등에 편집력을 적용하는 방법을 쉽게 정리했다.​



"편집력은 복잡한 것을 단순화하고, 무작위로 널려진 것을 재배치, 재배열하여 질서를 부여한다. 사물과 사건의 나열 속에서 핵심을 선택하고 순서를 정한 다음, 제각각 본질에 걸맞는 이름을 지어주는 일이다. 삼라만상을 편집한다는 것은 그 존재의 최적화를 추구하는 행위다. 최적화는 넘치는 것은 줄이고 부족한 것은 채워 기질과 개성을 바탕으로 생존력을 아낌없이 발휘하는 상태다. 그러므로 존재는 끊임없는 편집의 결과다. 일상은 편집의 연속이다. 우후죽순 얽힌 만남을 가지런하게 바로잡고, 소중한 인연을 더욱 도탑하게 다독이는 인간관계는 편집의 산물이다." (pp.6-7)



편집 하면 뉴스나 신문 편집에 쓰이는 편집 기술 정도로만 생각하기 쉬운데 이를 일상 생활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콘셉트가 좋았고, 내용이 읽기 쉽도록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는 점이 좋았다. 다만 주제를 취업이나 정리, 공부, 업무 중에 특정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고, 3장은 일상 생활이 아닌 뉴스나 신문 편집에 쓰이는 기술을 설명해 책의 콘셉트에서 벗어나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 마지막 4장의 <편집력의 달인들>은 편집과 무관해 보이는 내용도 더러 보여 사족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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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라말라를 보았다.


"점령이 만들어 낸 세대들, 그들에게는 기억해야 할 빛깔과 냄새와 소리를 지닌 장소가 없다. 다른 누구에게보다 그들에게 속한 장소, 누덕누덕 기운 망명지의 기억을 떠나 되돌아갈 장소가 없다. 기억 속에 간직할 유년 시절의 침대, 폭신한 인형을 놓아두고 일어날 침대, 어른이 되면 더는 쓰지 않을 흰 베개를 무기처럼 들고 새된 소리를 내지르며 우당탕 몸싸움을 벌일 침대가 없다. 바로 이것이다. 점령은 공포와 핵미사일과 장벽과 경비병들로 둘러싸인, 이해하지 못할 머나먼 대상을 사랑해야 하는 세대를 우리에게 남겼다."


전공이었던 정치외교학은 공부 자체는 재미있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무력감 때문에 힘들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 국제 뉴스를 들을 때마다 가슴 한 구석이 뜨끈하게 끓어오르면서 동시에 좌절감을 느낀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까를 궁리하고 더 나은 세상따위를 논한다는 게 옳은 일일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이런 책 한 권을 읽는 게 고작이라는 게 너무 미안하고 슬프다.





2. 장서의 괴로움


"언제부터인가 아무렇지 않게 책을 밟고 다닌다. 벌을 받는 건지 발이 미끄러지면서 밟은 책 표지가 찢어져서 “윽!”, 본체를 빼낸 책갑이 밟혀 뭉개져서 “으악!”, 펼쳐진 책장이 휙 접히고 구겨져서 “어이쿠!”,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요사이 찾는 책을 발견할 확률이 점점 낮아져 분명 집에 있는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오거나 서점에서 다시 사오는 일이 심심찮게 있다."


음... 이거 내 이야기인가? 약한 정도지만 정리벽이 있어 심심찮게 책을 중고샵에 팔거나 처분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읽는 책이 많고 사는 책도 많다보니(오늘도 십여 권을 질렀다...;;;;) 나름대로 '장서의 괴로움'이 있다. 읽은 책, 읽을 책, 안 읽은 책, 안 읽을 책, 못 읽는 책 등등을 다 끌어안고 사니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 아무래도 이 책 읽으면서 무한 공감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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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을 넘어 이성의 시대로 -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실전논리
문성규 지음 / SensibleNews(센서블뉴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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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을 넘어 이성의 시대>로 라니. 제목이 너무 거창하다. 사회과학서나 인문 교양서쯤 될까 해서 읽어보았더니 자기계발서에 가까운 이 책은 전략, 관계, 논술, 조직, 처세, 싸움, 인식, 상술 등 8개 카테고리에 걸쳐 인간관계, 조직 생활, 보고서 작성, 마케팅 등에 활용할 수 있는 200개의 기술을 담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샅샅이 읽었는데도 이념은커녕 이성조차 보이지 않았다. 속은 느낌.



가장 아쉬운 점은 기술이 200개나 되다 보니 활용은커녕 어떤 기술이 나에게 필요하고 잘 맞는지 파악조차 하기 힘들다는 것. 나야 이제 겨우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입장이니 처세의 기술 정도를 써먹을 수 있을 터인데, 그나마도 '동의하기', '그러려니 넘기기' 등 과연 이걸 '기술'이라고 부를 만한 것인가 의문이 드는 것 투성이라 당황스러웠다. 차라리 전략이면 전략, 관계면 관계, 이런 식으로 특정 주제에 대해 심도 있게 서술하는 책이었다면 - '선택과 집중'을 했더라면 - 저자와 독자 모두 윈윈하지 않았을까? 



그나마 들 수 있는 장점은 사례가 풍부하다는 점. 저자 문성규는 20년 가까이 행정안전부, 고용노동부 등 정부 부처 등을 출입한 연합뉴스 기자 출신이다.​ 그래서인지 책에 소개된 사례 대부분이 정부 부처 간의 업무 조정이나 부처 내 운영, 언론과의 줄다리기 등에서 비롯되었다. 책에 소개된 기술을 내가 직접 써먹어보겠다고 생각한다면 자기계발서이지만, 정부가 어떻게 일하고 언론을 상대하는지를 염두하면서 읽으면 일종의 사회 비평서도 될 수 있는 셈(차라리 컨셉을 이쪽으로 잡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 세상을 속일 능력은 못 되어도 세상에 속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라면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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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 - 그래서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래.전민진 지음 / 남해의봄날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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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 청년 실업의 원인 중 하나는 구직자들이 희망하는 직장이 대기업에 편중된 탓이 크다고 한다. 실제로 많은 취업준비생이 대기업 입사를 꿈꾼다. 크고 탄탄한 시스템 속에서 체계적으로 업무를 배우고, 전문성을 높이고 싶은 이유도 있을 것이고, 대기업이 제공하는 고액의 연봉과 복지 혜택, 안정적인 고용 환경을 탐내는 이유도 있겠지만, 대기업 외에 다른 선택지를 잘 모르는 탓도 적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이십대 초반만 해도 대기업밖에 몰랐다. 하지만 인턴으로 일하면서 대기업 외에 수많은 기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중에는 그곳에서 일을 하기도 했다. 결국 가뜩이나 적은데 오르지도 않는 월급과 당장 다음 달을 예상할 수 없는 불안한 고용 환경 때문에 그만두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조건보다는 일 자체가 맞지 않았던 것 같다. 

 


김정래, 전민진이 공저한 <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에는 작은 규모의 회사에 다니는 2,30대 13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업종은 공연 기획, 출판, 디자인, 사진 등 다양하며, 회사 또한 2인에 불과한 아주 작은 규모부터 수십명의 직원이 속한 곳까지 천차만별이다. 이들의 전공과 경험, 가치관 역시 하나로 통일되지 않지만 궁극적으로 전하는 메시지는 같다. '회사를 선택하기 전에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먼저 정하라는 것. 작은 회사를 전전했던 경험의 소유자로서 백퍼센트 공감한다. 아무리 연차와 경험이 쌓여도 더 이상 발전할 여지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 힘들었지, 근무 조건이나 연봉, 인간 관계는 그 다음이었다. 뚜렷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 회사, 더 나은 미래를 꿈꾸게 하는 사장과 선배들이 있는 회사라면 크기가 작든 크든 열심히 일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아직도 그런 회사를 못 만났다는 것...)


 

더 중요한 건 회사보다도 하는 일이 나와 맞는지 여부다. 책에도 비슷한 말이 나온다. '직장이란 혹은 일이란, 인생이라는 계절을 살아내며 만나는 친구라는 생각이 든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 아닌 친구 말이다. 그러니 단지 유명한 사람이나 잘나가는 사람보다는 자신과 잘 맞는, 자신의 마음을 내어 주기에 아깝지 않은 사람이 친구로서 적격이지 않을까?' (p.150) 친구를 그저 돈이나 명예를 보고 사귄다면 친구보다도 나 자신이 속물같아 싫어질 것 같다. 마치 친구를 고르고 애인과 배우자를 택하듯 신중하고 솔직하게 직업과 직장을 택한다면 큰 후회는 없으리. 그런 의미에서 지금 다니는 회사가 '베스트 프렌드'이며 '천생연분'이라고 말하는 책 속의 13인이 미친듯이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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