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레버리지 - 리더를 위한 조직문화 가이드
존 칠드러스 지음, 신한카드 조직문화팀 옮김 / 예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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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조직문화 전문가 존 칠드러스의 책 <컬처 레버리지>의 서문에는 인상적인 예화가 나온다. 2010년 원유 시추시설에서 가스가 유출되어 멕시코만 일대가 오염되고 폭발과 화재로 인해 1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는 이 사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결국 엄청난 비용을 치러야 했다. 한편 1982년 미국 시카고에서 누군가가 타이레놀 진통제 병에 청산가리를 넣어 7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자 타이레놀의 제조사인 존슨앤존슨은 빠르게 대응했고, 결과적으로 큰 손해를 막고 기업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었다. 


비슷한 상황이지만 두 기업의 대처가 달랐던 이유는 뭘까. 저자는 그 이유로 '조직문화'를 든다. 저자의 연구조사에 따르면, 브리티시 페트롤리엄은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에만 치중하는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기업의 임원진과 직원들 간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고, 문제가 발생하면 누구도 책임지려고 하지 않았다. 반면 존슨앤존스는 소비자의 만족을 최우선 순위에 두었고, 소비자가 만족하지 않으면 기업의 이익이 감소하는 것도 감수했다. 기업 내부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했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누가 책임질지 권한이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었다. 


이 책은 저자가 2003년부터 최근까지 미국, 영국, 유럽, 아시아 등지의 많은 기업들을 직접 조사한 결과물이다. 조직의 리더들은 자신들의 비전이나 가치관, 목표 등이 조직 전체에 원활하게 전파되고 효과적으로 수용되고 있을 줄로 믿는다. 하지만 실제로 기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보면 대부분의 직원들은 리더의 비전에 대해 잘 모를뿐더러, 알더라도 그 의미나 내용이 리더의 생각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고, 리더의 가치관이나 그것을 드러내는 문구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 수도 있다.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싶다면 그동안 사용한 낡은 비전이나 목표를 과감히 폐기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조직 내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현재의 조직이 어떤 모습인지, 앞으로의 조직이 어떤 모습이면 좋겠는지 등에 대해 의견을 묻고,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새로운 비전 또는 목표를 정하는 것이 좋다. 다수가 참여하고 공감하는 목표일수록 달성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다. 조직문화가 개선되면 조직에 대해 고객들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나 인식 또한 개선되며, 장기적으로는 조직의 경제적 성과도 높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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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빈 2021-01-08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소개기사 보고 엊그제 산책인데 반갑네요. 얼른 읽어봐야겠습니다. :)
 
빅니스 - 거대 기업에 지배당하는 세계
팀 우 지음, 조은경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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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팬데믹으로 인해 신음하고 있지만, 고통의 정도는 작고 약한 존재들에게 더 큰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거래가 늘면서 인터넷 쇼핑, 카드사 등 일부 대기업들은 '팬데믹 호황'을 누리는 반면, 오프라인 거래 중심인 영세 소상공인들은 매출이 급감해 폐업 위기에 몰린 것만 봐도 그렇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법학대학원 교수 팀 우의 책 <빅니스>는 이러한 격차가 생긴 원인과 결과를 분석한다. 


지난 30년 동안 독점과 과점은 전보다 보편적인 현상이 되었다. 농업, 금융업, 제약업 등 분야를 막론하고 그렇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거대 기술 플랫폼 기업이 전 세계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고, 아마존, 넷플릭스 같은 기업들이 그 뒤를 이으며 일부 글로벌 기업에 의한 전 세계적인 독점, 과점 현상을 심화하는 추세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이 경제와 정치 모두에 큰 해악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분석한다. 


독과점이 일반적인 시장의 형태로 자리 잡으면 소비자 가격이 인상되고 경쟁이 사라져서 기술 혁신이 늦춰진다. 대표적인 예가 일본이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은 전 세계에서 1,2위를 다투는 기술 강국이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통상산업성을 중심으로 중앙집권적 기술 계획을 실시하고 일본전신전화회사(NTT)를 독점 기업으로 키우면서, 그전까지 잘 나갔던 소니, 도시바, 타이토, 닌텐도 같은 기업들이 맥을 못 추게 되었다. 그 결과 기술 혁신이 늦춰지고 경쟁에서 밀리면서 이후 이동전화, 인터넷 등의 업계에서 앞으로 치고 나가지 못하게 되었다. 


너무도 적은 소수에게 너무도 큰 권력이 집중되는 것은 그 자체로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위협한다. 집단해고당한 청소노동자의 1표와 대기업 회장의 1표는 과연 동일한 가치를 가지는가. 민주국가가 보장하는 노동권과 인권은 왜 대기업의 자장 안에만 들어가면 사라지는가. 부의 편중이 심해지면서 중산층이 무너지는 현상 또한 간과해선 안 된다. 계층 이동의 가능성이 사라진 데 대한 실망한 민중의 불만과 분노는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외국인 등 약자에게 표출될 가능성이 높다.


저자는 거대 기업이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는 산업 형태가 지속되면 포퓰리즘, 민족주의, 파시즘, 군국주의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예측한다. 실제로 신자유주의 정책과 글로벌화, 디지털화에 힘입은 거대 기업의 출현과 세계 각지에서 우익 정부, 정당이 출현하고 있는 상황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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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대안의 사회 1 - 의미로 읽는 인류사와 인공지능 4차 산업혁명과 대안의 사회 1
이도흠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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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맞아 미래 트렌드를 예측하는 책을 여러 권 읽는다. 자주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가 '4차 산업혁명'이다. 이 책은 4차 산업혁명을 인류사의 관점에서 서술한다. 저자가 정의하는 4차 산업혁명은 1, 2, 3차 산업혁명의 연장 정도가 아니라 인류사의 전환점에 비견될 만한 엄청난 사건이다.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인류는 생명을 조작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창조하는 경지에 오를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는 인간이 창조한 인공지능에 의해 모든 것이 재편될 것이다.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상을 크게 바꿀 것이며, 현실 이상의 가상현실이 현실을 대체하거나 공존할 것이다. 


인공지능의 도입이 가장 큰 변화를 가져다줄 분야는 역시 노동이다. 인공지능은 이미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대다수 노동자들은 인공지능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고 걱정한다. 실제로 상당수의 노동자들이 인공지능이 알고리즘의 한계나 작업상 한계로 할 수 없는 '부스러기 일'을 대신하는 '고스트 워크'에 종사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노동을 보다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인간과 기계가 효과적으로 일하는 방안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 같은 논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공지능을 인간 종의 새로운 출현으로 볼 수 있는지를 탐색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간의 본성을 어떻게 정의할지, 인간만의 자유의지가 존재하는지, 인간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프로그래밍하는 것이 가능한지 등의 여부를 탐색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까지는 인공지능이 인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자유롭게 사고하고 판단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인간과 같은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합의된 결론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속도로 기술이 발전하다 보면,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지점이 분명히 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인공지능은 여러 분야에서 인간을 대체할 것이고, 어쩌면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실제로 기계로 대체하기 힘든 영역이라고 여겨져 왔던 문화, 예술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인공지능이 쓴 소설이 문학상 예심을 통과했고, 미국의 음악감독 데이빗 코프는 인공지능이 만든 음악을 선보였다. 결국 이런 식의 변화를 인간에게 유리한 쪽으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정부는 노동 구조 변화에 따른 불평등을 개선하고, 교육 정책을 기술 변화에 맞추어 바꿔야 한다. 기업은 자본과 노동이 상생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들고, 과도한 이윤 추구를 재고해야 한다. 이 밖에도 생각해 볼 만한 문제들이 다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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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지갑을 채울 디지털 화폐가 뜬다
이장우 지음 / 이코노믹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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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암호화폐 대란이 일어났던 것을 기억한다. 그 후로 암호화폐가 어떻게 되었는지, 그때 투자한 사람들은 돈을 벌었는지 못 벌었는지에 관해서는 놀라울 정도로 아는 것이 없다. 그러던 중에 한양대학교 글로벌기업가센터 겸임교수이자 블록체인 비즈니스 전문가인 이장우의 책 <당신의 지갑을 채울 디지털 화폐가 뜬다>를 만났다. 이 책에 따르면 내가 기억하는 암호화폐의 큰 버블 이후, 암호화폐 산업은 엄청나게 성장했다. 페이스북, 스타벅스 같은 글로벌 대기업이 뛰어들면서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되었다.


현재 디지털 화폐 시장의 상황은 이렇다. 미국은 디지털 달러 발행을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고,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 사용이 이미 시범 단계에 접어들었다. 페이스북은 암호화폐 리브라(libra) 코인을 발행할 예정이다. 스타벅스는 비트코인 거래소(bakkt)에 투자했다. JP 모건은 글로벌 B2B 결제를 위한 JPM 코인을 발행했다. 한국은 카카오톡이 암호화폐 KLAY 코인을, 네이버의 라인이 LINK 코인을 출시했다. 정부와 기업, 국내외 가릴 것 없이 모두가 디지털 화폐 산업에 뛰어들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주요 경제 주체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디지털 화폐 산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IT 기술의 발달로 전 세계가 디지털 기기에 의해 연결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지만, 기업의 경우에는 수익성 향상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예를 들어 애플의 경우, 애플 기기의 사용자는 전 세계에 퍼져 있지만 그들이 결제할 때 사용하는 화폐는 나라마다 다르다. 만약 이것이 애플에서 개발한 디지털 화폐로 통일된다면, 그만큼 사용자들의 편의가 증대되어 궁극적으로는 애플의 수익성이 향상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위기를 느끼는 업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예가 금융계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카카오, 네이버 같은 IT 기업들이 카카오뱅크, 네이버페이 등의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기존 은행들이 위기의식을 가지게 되었다는 보도를 여러 번 접했다. 디지털 화폐 기술이 발전하면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필요한 직원들의 수가 감소해 서비스업 분야의 고용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예측과 분석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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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 - 읽고 보고 듣는 사람에서 만드는 사람으로 땅콩문고
황효진 지음 / 유유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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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듣는 팟캐스트 진행자의 책이 나오면 가격이나 내용을 따지지 않고 구입하는 편이다. '청취료'를 내고 싶어도 달리 방법이 없거나, 방법이 있어도 얼마나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혀서 책이라도 사드린다는 심정이랄까. 이 책도 평소 즐겨듣는 팟캐스트 중 하나인 <시스터후드>의 진행자 중 한 사람인 황효진 작가님이 쓰셨다고 해서 구입했다. 방송 들을 때마다 침착하고 야무진 분 같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이 책도 작고 얇지만 갖춰야 할 것은 다 갖추고 있어서, 역시 콘텐츠는 만든 사람을 닮았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주로 콘텐츠 기획 단계에서 생각해야 할 것들과 콘텐츠 제작 단계에서 주의해야 할 것들을 다룬다. 콘텐츠 기획 단계에서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저자의 답은 '왜?'이다. 나는 왜 콘텐츠를 만들고 싶을까? 만든다면 어떤 콘텐츠를 만들고 싶을까? 이 콘텐츠가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등을 생각해보고 각각에 대한 답을 찾다 보면 그 자체로 기획안이 완성된다. 콘텐츠의 콘셉트와 타깃층을 정하는 것은 그다음이다. 열심히 만든 콘텐츠가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 의해 소비되면 좋겠지만, 기획 단계에서는 "극단적일 정도로 어느 한 개인을 위해 만든 것"을 지향하는 편이 좋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충분히 생각해보았다면, 너무 오래 시간을 끌지 말고 제작 단계로 넘어가자. 미리 기획을 촘촘하게 짜 놨어도 실제로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하면 당초의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경우도 무수히 생기기 때문이다. 책에는 저자가 직접 책(독립출판물), 잡지, 팟캐스트, 뉴스레터 등을 제작해 본 경험담이 나온다. 각각의 제작 과정에서 누구의 무엇을 참고하면 좋은지, 어떤 장비나 프로그램을 쓰면 좋은지 등 구체적인 조언이 나와서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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