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영웅전설 박스 1 (1~4권) - 전4권
다나카 요시키 지음, 미츠하라 카츠미 그림, 강동욱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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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대표하는 만화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의 팬이라면, 미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은 SF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의 팬이라면, 반드시 봐야 한다고 일컬어지는 만화가 있다. 바로 <은하영웅전설>이다. 


마침 <모빌 슈트 건담 디 오리진> 제1권도 읽었겠다, <스타워즈>도 1977년에 제작된 제1편부터 보기 시작한 참에 <은하영웅전설> 애장판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판타지, 그중에서도 우주를 무대로 하는 SF 판타지물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내가 SF 판타지의 전설 아니고 레전드 급 작품만 줄줄이 보게 될 줄이야. '이거슨 운명!'이라고 (속으로) 외치며 <은하영웅전설> 애장판을 읽었다. 


<은하영웅전설>은 일본의 소설가 다나카 요시키의 장편 대하소설이 원작이다. 원작은 1982년 일본에서 처음 발간되어 1989년에 완간되었으며, 일본에서만 950만 부가 팔리는 대히트를 기록했다(한국에서도 100만 부 이상 팔렸다는 소문이 있다). 






2018년 1월 출간된 <은하영웅전설 애장판 박스1>은 다나카 요시키의 원작 소설을 미치하라 카츠미의 작화로 재구성한 오리지널 만화를 현대적 감각에 맞추어 애장판으로 제작한 것이다. <은하영웅전설 애장판 박스1>에는 애장판 1~4권이 담겨 있고, <은하영웅전설 애장판 박스2>에는 애장판 5~8권이 담길 예정이다. <은하영웅전설 애장판 박스2>는 2월 중 발매될 예정이다. 


<은하영웅전설 애장판 박스1>은 짙은 감색의 두툼한 외부 케이스와 내부 케이스, 애장판 1~4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외부 케이스에는 <은하영웅전설>의 주인공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의 일러스트와 고급스러운 은색으로 인쇄된 일본어 제목과 독일어 제목, '나는 우주를 손에 넣을 거야. 함께 가자, 키르히아이스'라는 명대사가 적혀 있다. 앞으로 애장판이 총 몇 권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올 2월에 출간될 <은하영웅전설 애장판 박스2>의 주인공은 양 웬리가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짐작해본다(실은 애장판 2권 표지가 양 웬리 ㅎㅎㅎㅎ).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서기 2801년. 우주에 진출한 인류가 그 세력을 점점 넓혀 마침내 은하연방 성립을 선포하고 그 해를 우주력 원년으로 선포한다. 그렇게 은하연방은 번영과 평화를 이어나갈 줄 알았으나, 우주력 310년 군부 출신의 루돌프 폰 골덴바움이 은하연방을 붕괴시키고 은하제국 - 골덴바움 왕조를 세우면서 지난한 독재 체제가 시작된다. 





골덴바움 왕조는 제국의 안정을 위협하는 공화주의자들을 반도(叛徒)로 간주해 가혹하게 탄압했으나 공화주의자들의 명맥은 계속되었고, 마침내 우주력 527년 공화주의자들은 스스로 건조한 우주선을 타고 은하제국을 빠져나와 자유행성동맹의 성립을 선언한다. 그로부터 100년 이상 지난 우주력 640년. 은하제국과 자유행성동맹 간의 전쟁이 발발한다.


은하제국과 자유행성동맹이 여전히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우주력 8세기. 마침내 양 진영에서 혼란스러운 은하에 전에 없는 변화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되는 두 명의 영웅이 나타난다. 은하제국의 영웅은 군인 출신의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라인하르트는 친애하는 누나를 독재자인 황제에게 빼앗긴 사실에 분노해 스스로 군인이 되어 전공을 쌓은 다음 황제의 자리를 빼앗음으로써 복수를 완성할 계획을 세웠다. 


자유행성동맹의 영웅은 양 웬리. 역사학도가 되기를 꿈꿨으나 학비가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관학교에 입학했고,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변 상황으로 인해 군인이 되고 승진을 거듭했다. 살아온 환경도, 군인이 된 목적도 다르지만 군인으로서 갖춰야 할 군사 활용 능력은 물론 신체적 능력과 지적 능력, 정치적 감각까지 비슷비슷하게 뛰어난 두 사람은 군부 내에서 빠르게 출세해 마침내 전장에서 맞붙는다. 





<은하영웅전설>이 재미있는 점은, 양 진영의 수장이자 라이벌 관계인 라인하르트와 양 웬리가 표면상으로는 서로 대척하고 있지만 실상은 둘 다 은하제국의 전제 군주인 골덴바움을 무찌르는 것이 목표라는 점이다. 같은 장르의 만화 다수가 아군과 적군을 분명하게 가르고 독자가 아군에 감정을 이입해 적군을 증오하게끔 만드는 반면, <은하영웅전설>은 라인하르트와 양 웬리 중 누구를 아군 또는 적군으로 설정할지 애매하고 결국 독자가 둘 다에게 감정을 이입하게 만든다(적어도 나는 그랬다). 


라인하르트는 황제 및 귀족들에 대한 복수심에 들끓고 매 순간 감정이 격한 반면, 양 웬리는 전쟁은 물론 군인이라는 직업에 대해서도 회의감을 가지고 있으며 감정이 대체로 온순하다는 것도 재미있다. 평상시에는 극과 극으로 다른 두 사람이 전쟁 시엔 똑같이 냉철해지고 누구보다 뛰어난 사령관으로 변모한다는 점도 재미있다. 라인하르트와 친우 키르히아이스, 양 웬리와 대자(代子) 율리안의 관계도 흥미롭다.


<은하영웅전설>은 기본적으로 SF 만화이지만, 정통 SF보다는 정치나 군사, 전략 등에 관심 있는 사람이 보면 좋을 듯하다(개인적으로 정치에 관심 있어서 이 만화에서도 정치에 관한 서술이 흥미로웠다). 앞으로 어떤 '전설'이 펼쳐질지 몹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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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f657 2018-02-26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원이 아직 미완결인 만화을 애장판으로 출간한 이유가 뭔지 모르겠네요 일본에서 다시 만화연재 시작했나

키치 2018-02-27 07:41   좋아요 0 | URL
학산에서도 은하영웅전설 단행본을 새로 출간하고 있더라고요. 아마도 2018년 4월 2분기부터 은하영웅전설 신 애니메이션 방영 예정이라서 그에 맞춘 듯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