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전쟁 1 - 풍계리 수소폭탄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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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의 신작 <미중 전쟁>은 2017년 말 당시 한반도를 둘러싼 실제 국제 정세에 기반을 두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실제보다 허구에 가깝다. 주인공은 대한민국 육사 출신으로 워싱턴 세계은행 본부에서 특별 조사요원으로 일하는 변호사 김인철. 인철은 세계은행의 공적자금 관련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비밀리에 비엔나로 급파되지만, 인철을 돕기로 한 스타 펀드매니저가 시체로 발견되고 인철 또한 괴한의 습격을 받으며 미궁에 빠진다. 


수상한 냄새를 맡은 인철은 조세회피처로 유명한 카리브해의 케이맨 제도로 날아가고, 그곳에서 트럼프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FBI 요원 아이린을 만난다. 출발지는 다르지만 목적지가 같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의기투합한 두 사람. 그러나 얼마 후 아이린이 괴한에게 납치되고, 아이린을 찾기 위해 인철은 러시아로 급히 날아간다. 러시아에 도착한 인철은 자신이 쫓고 있는 사건이 실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세계열강과 대한민국이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된다.


이야기 자체는 흥미진진하다. 인철이 오스트리아, 미국, 러시아 등지를 오가며 사건의 전모를 추적하는 과정은 긴장감 넘치고, 그 과정에서 등장하는 인물이나 단체도 그럴 법하다는 인상을 준다. 무엇보다 북핵 위기가 현존하는 한반도 상황을 잘 담아냈고, 문재인, 트럼프, 아베, 푸틴 등 실존 인물을 줄줄이 등장시켜 소설의 사실성을 높였다(외국 정치인은 모르겠는데 한국 정치인이 등장하는 대목은 왜인지 오글오글...).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을 읽는 내내 현실 같지 않고 영화 시나리오를 읽는 듯했다. 장면 하나하나는 근사한데 연결이 엉성하다. 북핵 위기가 미중 전쟁의 소산이라는 메시지는 잘 전달되지만 구체적인 근거가 빈약하다. 애초에 두 권짜리 소설에 담기에는 이야기의 스케일이 너무 컸다. 여기에 인철이 최이지, 아이린과 썸 타는 이야기를 더해지며 소설이 꽉 차다 못해 흘러넘쳤다. 분량을 늘리거나 스케일을 줄였다면 이야기가 훨씬 촘촘했을 텐데. 여러모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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