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를 사랑하는 여자들의 색다른 도쿄 여행기 『걸스 인 도쿄』

걸스 인 도쿄 - 그녀들이 도쿄를 즐기는 방법
이호진 외 지음 / 세나북스 / 2017년 5월

당장 여행 갈 계획이 없어도 여행기를 읽으면 즐겁다. 좌충우돌 실수한 이야기를 읽으면 내 경험처럼 가슴이 철렁하고, 감동적인 체험을 한 이야기를 읽으면 나도 나중에 꼭 가봐야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도쿄에 갈 계획이 있다면, 계획이 없어도 언젠가 도쿄에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면 <걸스 인 도쿄>를 읽어보길 권한다. 이 책은 도쿄에 특별한 추억과 애정이 있는 열네 명의 여성이 쓴 도쿄 여행기를 모았다. 저자가 무려 열네 명인 만큼 소재가 다양하고 이야기가 다채롭다. 음식과 취미, 문화, 산책, 유흥, 여행 등 소재별로 이야기를 갈무리했지만, 음식만 해도 어느 동네에서나 동전 몇 푼만 있으면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우동부터 영화나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고급 호텔 런치까지 다양한 음식이 소개되어 있다. 

도쿄를 사랑하는 마니아들만이 알고 있는 정보가 담겨 있는 점도 좋다. 이 책의 저자 대부분은 유학 또는 취업 등의 이유로 일본에서 일정 기간 이상 거주한 경험이 있다. 그만큼 일본 문화에 대한 조예가 깊고 일본 생활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일본인 중에서도 마니아들이나 즐겨 찾을 법한 음악 전문 바의 단골이 된 사람도 있고, 낮이나 밤이나 인파가 넘치고 휘황찬란한 시부야에서도 고즈넉한 분위기를 지키고 있는 카페를 애정하는 사람도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맥주, 마라톤과 더불어 특별히 애정하는 재즈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재즈 바에 대한 소개도 흥미로웠다. 기치조지 상점가에 있다고. 

가이드북에는 나오지 않는 생생한 정보가 실려 있어 남들과 다른, 나만의 특별한 여행 계획을 세우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이 딱이다. 나는 이제까지 일본에 네 번 가봤고 도쿄에는 두 번 가봤는데, 몬자야키를 직접 구워 먹는 경험도, 마쓰리에 직접 참가하는 경험도 해보지 못해서 다음번에 도쿄에 간다면 꼭 해보고 싶다. 멀리 지방까지 가지 않아도 도쿄 안에서 지방의 명물을 맛보거나 체험할 수 있는 안테나숍도 좋을 듯. 여행 후에 나도 나만의 도쿄 여행기를 써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