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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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의 세계는 우리가 탐험해야 할 신대륙이에요. 캐내서 쓸 수 있는 소중한 보물이 가득 들어 있는 평행 세계죠. 앞으로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단잠 자는 법을 가르치는 날이 올 거예요. 대학에서는 꿈꾸는 방법을 가르치게 될 거예요. 대형 스크린으로 누구나 꿈을 예술 작품처럼 감상하는 날이 올 거예요." 


과연 그럴까. 적어도 현재로선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잠>에서는 사실이다. 주인공 자크는 항해사인 아버지와 신경생리학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자크의 어머니 카롤린은 신경생리학 중에서도 수면 연구의 권위자로, 자크의 문제 또한 수면을 통해 치료한다. 가령 자크가 학교 성적이 부진하면 수면을 깊은 단계로 유도해 기억력을 높이고, 자크가 물을 무서워하면 유도몽을 이용해 물 공포증을 없앤다. 


학교를 졸업한 자크는 어머니처럼 수면을 연구하는 의사가 되고, 어머니는 자크를 자신이 주도하는 '비밀 프로젝트'에 투입시킨다. 비밀 프로젝트란 인간의 수면이 보통 5단계로 이루어진다는 상식을 파괴하고 이제까지 아무도 밝히지 못한 미지의 세계인 6단계가 있다는 것을 밝히기 위한 것으로, 어머니는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던 도중 참가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 빌미가 되어 병원에서 쫓겨나고 사회적으로 매장당한다. 급기야 어머니가 실종되고, 자크는 꿈속에서 20년 후의 자신, 즉 48세의 자크 클라인(약칭 JK48)으로부터 어머니가 현재 말레이시아에 있다는 말을 듣는다. 하루빨리 어머니를 만나 비밀 프로젝트를 완성하라는 메시지도 함께. 


자크는 처음에 수면이 만병통치약이라고 생각한다. 어머니가 수면 치료를 통해 자신의 성적을 높이고 창의성을 발달시키고 물 공포증까지 없애주자 어머니를 신봉하다시피 한다. 하지만 아버지가 수면 문제 때문에 항해 도중 사고를 당하고, 어머니마저 몽유병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며 수면에 대해 반신반의하게 된다. 과연 인간이 수면을 제어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가지게 된다. 


어머니가 실종된 후, 자크를 이끄는 것은 20년 후의 자신, 즉 JK48이다. 자크는 위기에 닥칠 때마다 꿈속에서 JK48을 만나는데, 나중에 보면 자크와 JK48의 만남은 이 소설의 주제 그 자체를 상징한다. 인간은 꿈을 통해 과거 또는 미래의 자신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잠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통로라는 것. 대체 무슨 의미인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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