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력 - 사람을 얻는 힘
다사카 히로시 지음, 장은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나는 성악설을 믿는다. 인간은 본디 악한 존재이고, 공부와 경험과 수양을 통해 선에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력>의 저자 다사카 히로시 역시 인간은 원래 미숙한 존재이며 죽는 그 순간까지 수양을 통해 인격을 완성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인간으로서의 역량을 키우고 인격을 수양하는 능력, 즉 '인간력'을 갖추는 것이 성공의 척도라고 본다. "인간력이 높은 사람은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뛰어난 대인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상대방과의 이해와 대립을 훌륭히 조절하고, 상대방의 기분을 자신의 욕구보다 우선할 수 있다." 


인간력을 높이기 위해 사람들은 주로 고전을 읽는다. 저자에 따르면 고전 읽기는 인간력을 높이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첫째, 과정을 생략하고 갑자기 훌륭한 사람이 될 수는 없다. 고전에 나오는 인물들이 훌륭한 인격을 갖추게 된 데에는 오랜 시간과 노력, 좌절과 극복이 뒤따랐다. 둘째, 내면의 사욕과 사심을 버리기 어렵다. 흔히 사리사욕은 버리거나 감춰야 할 대상으로 여기지만, 인간인 이상 자신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개인적인 욕망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사리사욕을 애써 부정하거나 긍정하지 않고 멀리 떨어져 바라보는 능력을 갖춰야 하는데 그러기가 어렵다. 셋째, 사람은 누구나 다양한 인격을 가지고 있다. 고전에 나오는 인물들이 부모에게는 어떤 자식이었고, 자식에게는 어떤 부모였으며, 배우자나 친구에게는 어떤 얼굴을 보였는지 현대의 독자는 알기 힘들다. 


저자는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완벽해지길 포기하라고 조언한다. 단단하기보다는 부드러워지고, 자기 안의 작은 자아를 다스리는 방법을 터득하라고 충고한다. 싫은 사람이 있으면 대놓고 비난하거나 뒤에서 험담하기보다는 자신의 잘못은 없는지, 자기가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라고 한다. 저자는 "싫어하는 사람은 사실 자신과 닮았다"라며, 좀처럼 좋아지지 않는 사람이나 혐오스러운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사람이 가진 결점이나 혐오스러운 면이 자기 안에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라고 한다. 


저자의 말에 일리가 있지만 반박할 점도 있다. 예를 들어 지난 대선 때 모 후보가 여성을 차별하는 발언을 일삼고 젊은 시절 강간 모의를 했던 일과 장인에게 패륜을 저지른 일을 자랑스럽게 떠벌리는 일이 있었다. 이에 대해 사람들이 분노하고 혐오감을 느낀 것은 모 후보에게 자신을 투사했기 때문이 아니라 모 후보가 옳지 않은 발언과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좀처럼 좋아지지 않는 사람이나 혐오스러운 사람이 있다면 자기혐오가 투영된 것이 아니라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닐까. 무조건 참고 이해하기보다는 좋아지지 않는 이유를 분석하고 혐오스러운 사람에게 개선을 요구하는 것도 '인간력'을 높이는 또 다른 방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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