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티브 R - 우리가 몰랐던 디자인 이노베이터의 생각과 힘
서승교 지음 / 와이즈베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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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않아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가 온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지금도 심한 고용 불안이 더욱 심해질 것이며, 그럴수록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능력을 발휘하는 직업은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한다. 그런 능력은 과연 어떤 능력일까. 내 생각에는 세상에 없던 것을 창조해내는 능력, 즉 창의성이다. 문제는 이 창의성을 획득하거나 개발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디자인 이노베이션 전문가 서승교가 쓴 <크리에이티브 R>에 따르면 창의성 키우기가 결코 어렵지 않다. 저자에 따르면 디자인 이노베이션의 핵심은 고객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고객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4R 프로세스'가 필요하며, 여기서 4R은 'Rapport(고객과 공감대 형성하기), Read(고객의 행동에서 혁신의 단서 모으기), Re-Think(고객의 진짜 니즈 분석하기), Radical Create(고객이 감동하는 혁신 만들기)'이다. 


고객의 행동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말하지 않는 것도 들을 줄 알아야 한다. 몇 년 전 저자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전화상담사를 만나서 그들의 어려움과 그들의 요구를 파악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회사 주도로 이루어지는 인터뷰라서 전화상담사들이 속 깊은 이야기를 다 하지 않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저자는 상담에 앞서 전화상담사들의 책상을 관찰했고, 대부분의 전화상담사가 일회용 종이컵 묶음, 플라스틱 물병, 무릎담요를 가지고 있는 발견했다. 이를 통해 전화상담사들이 물 마실 시간도 없을 만큼 충분히 쉬지 못하며, 에너지 절약을 위해 온도를 낮춘 실내에서 고생하며 일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고객에게 얻고 싶다면 고객이 하는 말만 듣지 말고, 고객이 말하지 않는 것까지도 담아내는 오감 관찰을 병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고객을 보다 깊게 이해할 수 있고, 차별적인 혁신의 근거를 얻을 수 있다. (106쪽) 


고객의 진짜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그리는 제품과 서비스 구매의 최종 목적, 즉 '엔드 픽처(end picture)'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태어난 후 가장 먼저 시작하는 교육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한국 부모는 언어 교육, 지식 교육 순으로 답했고, 미국 부모는 음식물 교육, 수영 교육 순으로 답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한국 부모는 자녀가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을 목적으로 교육을 시키는 반면, 미국 부모는 자녀가 생존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적으로 교육을 시킨다는 것이다. 이렇게 지역과 문화에 따라서 자녀 교육의 목적이 다르다는 사실을 파악하면 각 지역과 문화권에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할 때 도움이 될 것이다. 


"고객은 감탄(신기)만 해서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는다. 상품과 서비스 안에 있는 가치가 자신의 생활에 어떤 도움을 주는가를 기준으로 구매한다." 저자는 감탄할 만한 기술과 화려한 외관 디자인은 혁신을 도와주는 조연에 불과하며, 고객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혁신의 주연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현장에서 "당신이라면 살래?"라는 질문을 반복한다. 물건을 파는 사람은 물건을 사는 사람의 마음을 백 퍼센트 알기 어렵다. 저자는 이를 알기 위해 항상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그에게 필요한 것을 파악하는 연습을 하라고 조언한다. 역지사지의 정신은 창의성을 개발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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