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 조커 1 한네 빌헬름센 형사 시리즈
안네 홀트 지음, 배인섭 옮김 / 펄프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안네 홀트의 <데드 조커>는 노르웨이 소설이다. 노르웨이 소설 하면 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 시리즈를 떠올리기 쉬운데, 안네 홀트도 요 네스뵈만큼, 아니 요 네스뵈보다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다. 요 네스뵈가 저널리스트에서 증권 중개업자, 뮤지션, 인기 작가로 변신했다면, 안네 홀트는 기자, 뉴스 앵커, 경찰, 변호사를 거쳐 법무부 장관에까지 오른 어마어마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후 안네 홀트는 추리 소설가로 변신, 출간하는 소설마다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대체 이런 대단한 이력을 소유한 사람은 어떤 소설을 쓸까. 궁금한 마음을 안고 얼른 읽어봤다. 


주인공은 미모의 베테랑 수사반장 한네 빌헬름센이다. 한네는 일 중독자이고 레즈비언이다. 어느 날 고등검사 할보르수르드의 집에서 그의 아내가 사무라이 검에 목이 잘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현장에 있던 남편 할보르수르드가 즉시 체포되었고 모두가 그를 범인으로 지목한다. 하지만 한네는 할보르수르드가 범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할보르수르드가 아내를 죽인 진범으로 지목한 스톨레 살베센을 찾기 전까지는 그를 범인으로 몰아세워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할보르수르드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한네는 아주 작은 단서라도 생기면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애쓴다. 그 과정에서 한네는 팀원들과 마찰을 빚고, 파트너 세실리를 잃을 위기에 처하며 위기에 처한다. 


범죄 소설 주인공이 대부분 남성인 데 반해 이 소설의 주인공은 여성이다. 그것도 경찰청에서 오랫동안 활약한 형사 반장. 하드보일드한 범죄 소설의 주인공으로 여성을 기용한 것도 놀라운데 심지어 국가 기관의 (심지어 경찰청의) 고위직이라니. 이 소설을 통해 북유럽이 양성평등에 있어 한국(은 물론 일본, 미국 등)보다 훨씬 앞선 나라란 걸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여성인 형사 반장이 '미모'까지 갖춘 건 아쉬웠지만 이건 작가의 판타지가 반영된 걸로 보고 넘어가는 걸로...). 


성별은 다르지만, 한네의 모습에서 해리 홀레(요 네스뵈 소설의 주인공)가 여러 번 보였다. 한네와 해리 홀레는 오슬로 경찰청에서 오랫동안 일한 형사라는 점만 같은 게 아니라, 인간관계가 서툴고 때로는 파트너에게도 진심을 털어놓지 못한다는 점, 심리적 문제를 잊기 위해 일에 매달리다 일 중독자가 되었다는 점까지도 같다. 혹시 살면서 여러 번 커리어를 바꾸느라 다른 사람들보다 몇 배는 힘들었을 작가들의 개인적인 문제가 소설에 반영된 것은 아닐까? 소설을 읽었는데 어째 소설보다 소설 바깥의 요소가 더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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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6-11-21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 진도가 안나가면 추리소설 읽어야겠네요^^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