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혁명 - 매일 밤 조금씩 인생을 바꾸는 숙면의 힘
아리아나 허핑턴 지음, 정준희 옮김 / 민음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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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 대의 절반 이상을 불면증과 싸웠다. 잠자리에 일찍 들든 늦게 들든 잠이 오지 않아 뜬눈으로 밤을 새우기 일쑤였다. 잠을 청하기 위해 책을 읽었고 책 없이 못 사는 독서광이 되었다. 서른을 넘긴 지금은 이십 대 시절처럼 불면증에 시달리지는 않는다. 잠을 깊게 못 자고 새벽에 깨는 적은 종종 있다. 그때는 억지로 잠들려고 애쓰지 않고 책을 읽거나 글을 쓰다 보면 얼마 안 있어 잠이 온다. 오랫동안 불면증과 싸우면서 터득한 잠드는 비결이다. 


최근 허핑턴 포스트 편집장직을 사임하고 스타트업 '스라이브 글로벌(Thrive Global)'에 집중하고 있는 아리아나 허핑턴의 수면 비결은 무엇일까. 저자는 회사 운영을 하고 두 아이를 키우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던 중에 돌연 사무실에서 쓰러졌다. 원인은 과로와 수면 부족. 저자는 이 일을 계기로 수면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충분한 수면이 성공의 전제 조건임을 깨달았다. 이후로는 '수면 전도사'를 자처하며 미국 전역에서 숙면 캠페인을 이끌고 있다. 


수면은 우리의 전반적인 활력의 중심에 있다. 우리는 잘 자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잘 자지 못하면 기분이 나빠진다. 우리는 무엇을 먹느냐뿐 아니라, 어떻게 자느냐에 따라서도 분명 달라질 수 있다. (p.22) 


현대 사회가 수면의 중요성을 경시하게 된 데에는 자본주의 탓이 크다. '시간은 곧 금'이라는 생각이 퍼지면서 고용주는 고용인의 작업 시간을 최대한으로 늘리고 시간당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카페인 섭취를 장려했다. 수면을 박탈당한 고용인들은 급료를 받으면서 덤으로 피로와 질병을 얻었다. 수면은 기억, 학습 능력, 뇌 발달 및 청소, 식욕, 면역 기능, 그리고 노화와 관련된 여러 가지 복잡한 기능에 관계되어 있다. 최근에는 수면이 방해되거나 수면의 질이 저하될 경우 암을 막아내는 면역 체계의 능력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현대인의 삶의 질이 낮은 것은 수면이 부족하기 때문은 아닐까. 


수면은 신체뿐 아니라 정신에도 영향을 준다. 잠을 못 자면 꿈을 꿀 가능성도 줄어든다. 저자는 이십 대 때 카를 융의 저서에 매료된 이후 꿈 일기를 썼다. 꿈은 대부분 알 수 없는 내용으로 채워졌지만 가끔씩 진정한 통찰력이 발휘되기도 했다. 저자의 체험대로 꿈은 사람을 다른 차원으로, 자기 안의 다른 영역으로 인도한다. 꿈을 도외시하는 문화는 개인의 내면을 무시하는 문화이며, 이들의 진정한 통찰력이 발휘되는 것을 막는 문화다. 저자는 충분히 잠을 자면 꿈을 꿀 수 있고, 그 꿈을 기록하면 삶이 보다 수월해지고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자신이 직접 실천하고 있는 '수면 혁명 10계명'을 소개한다. 매일 7~9시간을 자라, 침실은 어둡고 시원하게 유지하라, 훌륭한 베개와 잠옷이야말로 남는 투자다, 잠들기 30분 전부터는 전자 기기를 사용하지 마라, 침실 주변에서 스마트폰을 충전하지 마라, 과식과 늦은 식사를 피해라, 잠들기 전 따뜻한 물로 샤워하거나 목욕하라, 간단한 스트레칭이나 요가, 명상 등으로 몸과 마음을 잠으로 유도하라, 침대에서는 절대 일이나 공부를 하지 마라, ‘오늘의 감사 목록’을 작성하는 것으로 하루를 마감하라 등이다. 실천하기 어려워 보이는 것은 없으니 오늘부터 실천해봐야겠다.



위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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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0-02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는 밤새면서 책 한 권 거뜬히 읽을 수 있었는데, 요즘은 그렇지 못합니다. 12시가 넘어가면 슬슬 졸립니다. 책이 수면 유도제라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

키치 2016-10-02 21:17   좋아요 0 | URL
공감합니다. 잠 안 올 때는 책을 읽는 게 최고지요. 잠이 안 오더라도 최소한 책은 읽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