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쓰다 - 여행자를 위한 라이팅북
최은숙.석양정 지음, 이세나 손글씨.그림 / 조선앤북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요즘 나는 8월 말에 떠날 일본 여행 준비를 하면서 여행 책이나 여행 블로그를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여행 책이나 여행 블로그를 보다 보면 공통적으로 드는 생각. 다들 어쩌면 이렇게 기록을 잘 하는 걸까? 나도 여행을 떠날 때면 여행책 하나 만들 수 있을 만큼 기록을 하겠다 다짐하건만 성공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막상 여행지에 가면 보고 놀고 즐기느라 기록할 짬을 내기 어렵고, 여행에서 돌아오면 여행지에서 뭘 보고 뭘 먹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도 잘 안 나고 숙제처럼 미루다가 포기하기 일쑤다(그런 주제에 이번에는 뭐라도 기록을 해보겠다고 노트를 잔뜩 챙겨갈 예정이라는......) 


기록이 어렵다면 필사는 어떨까. <여행을 쓰다>는 여행 작가 최은숙과 석양정이 국내외 75명의 작가들이 여행지에서 쓴 문장 117개를 엄선해 독자가 직접 필사할 수 있도록 엮은 책이다. 헤르만 헤세, 알베르 카뮈, 어니스트 헤밍웨이, 무라카미 하루키 등 여행하면 떠오르는 세계적인 작가들의 문장은 물론 T. S. 엘리엇, 박노해, 김경미 등 여행을 사랑한 시인들이 쓴 시구, 김광석, 이적, 루시드 폴 등 여행을 노래한 가수들의 노랫말도 있어 필사하는 즐거움이 배가 될 듯하다. 필사책이라고 해서 필사만 할 것이 아니라 여백에 문득문득 떠오르는 나만의 느낌이나 질문을 메모하거나 그림을 그린다면 여행지에서의 추억과 단상을 기록한, 이 자체로 훌륭한 여행 기록이 될 것이다. 


흥청망청 놀기 쉬운 여행지에서 주옥같은 문장들을 베껴 쓰며 마음을 다스리면 여행지에서 보내는 날들이 한결 더 소중하고 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풍경이 더욱 신선하고 감동적으로 다가올 것 같다. 지금 당장 여행을 떠날 수 없다면 집이나 회사 사무실에서라도 책에 나온 문장들을 손으로 베껴 써보면 여행지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나도 이번 일본 여행에 이 책을 가져가서 기록 대신 필사의 즐거움을 느껴봐야겠다. 비행기 안에서, 숙소 안에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이 책을 펼치고 사랑하는 작가들의 문장을 따라 쓸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여행지에서의 여유와 행복이 마음을 가득 채우는 듯하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체험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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