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할아버지 1
네코마키 지음, 오경화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1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삼십 년 넘도록 살면서 단 한 번도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다. 동물이 있는 일상을 경험해 본 적이 없으니 상상하기도 힘들다. TV에 강아지, 고양이 특집이 나와도 시큰둥하고, 친구가 반려견, 반려묘의 사진을 SNS에 올려도 뚱하다. 이제까지는 가족과 같이 살아서 그랬지만 혼자 살면 같이 먹고 자고 일상을 공유할 반려동물이 필요할 것이다. 고요한 집에서 말벗이 되어주고 사고라도 나면 밖으로 뛰어나가 알려줄 그런 존재. 아직 필요를 느끼지 못할 뿐, 곧 필요해질지 모른다. 


네코마키가 그린 고양이 만화를 인터넷이나 SNS에서 많이 봤는데 단행본으로는 처음 만났다. <고양이와 할아버지>는 2년 전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전직 초등학교 선생님인 75세 할아버지 다이키치와 반려묘 '타마'의 생활을 그린다. 할아버지에게 타마는 아내와 자식들이 떠난 빈자리를 채워주는 유일한 식구다. 아침엔 타마가 얼굴을 부비는 손길에 잠을 깨고, 점심엔 타마와 같은 밥상에서 밥을 먹고, 오후엔 타마와 함께 마을을 산책한다. 타마가 없었다면 할아버지 혼자서 했어야 할 일들. 타마의 존재는 단조롭고 쓸쓸했을 할아버지의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고 색채를 더한다. 


다이키치 할아버지처럼 혼자가 되면 타마 같은 동물을 키우는 게 좋을 것 같다. 나는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자서만 생활해 본 적이 없는 만큼 생활에 활기를 더해주는 존재가 더욱 필요할 거다. 타마는 다이키치 할아버지가 위험에 처했을 때 다이키치 할아버지를 살리기까지 했다. 아내도 없고 자식도 떠난 시골에서 다이키치 할아버지가 적적한 가운데에도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일상을 꾸리는 것도 타마 덕분이다. 반려견, 반려묘를 키우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행복하고 즐거워 보이는 건 이 때문일까. 부럽다 부러워. 

 


위 글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