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온 스노우 Oslo 1970 Series 1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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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따뜻해져서 그런가. 차갑다 못해 서늘하기까지 한 북유럽 스릴러가 그리웠다. 요 네스뵈, 고인이 된 스티그 라르손, 넬레 노이하우스(독일은 북유럽이 아니지만 지리적으로 가까우니까 욱여넣는다)... 이런 내 마음을 어떻게 알았을까.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스릴러 작가 요 네스뵈의 신작이 나왔다. 제목은 <블러드 온 스노우>. 하얀 눈 위에 뚝뚝 떨어진 붉은 핏방울이라. 요 네스뵈답다. 해리 홀레 시리즈가 아닌 건 아쉽지만 뭐 어때. 냉큼 구입해 읽었다. 


막상 읽어보니 기대만큼 재미있지는 않았다. 1975년 노르웨이 오슬로가 배경인데 그 시절 그곳이 어땠는지 알 턱이 없다. 주인공 올라브가 자기를 고용한 남자의 아내를 죽이려다가 그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 그 여자와 파리로 떠나기 위해 자기를 고용한 남자를 죽이려다 위험에 처한다. 이건 뭐 오래전 홍콩 영화나 일본의 V 시네마에서 본 것 같은(본 적은 없다) 줄거리. 요 네스뵈가 필력이 떨어졌나. 돈이 급했나. 해리 홀레가 그리웠다. <박쥐>, <스노우 맨>, <데빌스 스타>를 읽었을 때의 그 조마조마 함이 간절했다.


그러다 책 맨 마지막에 실린 옮긴이의 말을 읽었다. 이럴 수가! 이 소설은 요 네스뵈의 소설이 아니다. 그러니까 이 소설을 요 네스뵈가 쓴 건 맞는데, 요 네스뵈 자신은 새로 구상하는 소설 <납치>의 주인공 '톰 요한센'이 쓴 것으로 상정했다. 톰 요한센은 <납치>에서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크라임 노블 작가로 나오는데 그의 대표작이 <블러드 온 스노우>이며, 요 네스뵈는 <납치>를 선보이기 전에 먼저 <블러드 온 스노우>를 완성해 세상에 공개한 것이다. 그러니 기존의 요 네스뵈 독자에겐 요네스 뵈 소설 같지 않고 실망스러울 수밖에. 


요 네스뵈 소설이긴 한데 요 네스뵈 소설이 아니라는 반전을 알고 나니 그제야 이 소설이 매력적으로 보인다. 이런 소설을 쓴 톰 요한센은 어떤 인물인지, 그가 어떤 일을 겪게 될지도 궁금하다. <넙치>를 하루라도 빨리 읽고 싶은데 출간이 불투명하다니 답답하다.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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