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 메이커 - 세상을 전복하고 새로운 규칙을 만드는 변화의 창조자들
이나리 지음 / 와이즈베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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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지 메이커는 '문제와 결혼한 사람'이다. 남들은 심상하게 넘겨버리는 것들에서 반드시 해결하고픈 문제를 찾아낸다. 유니클로는 창업자 야나이 다다시가 "왜 옷은 라면이나 간장처럼 부담 없이 살 수 없을까"라는 문제의식으로부터 시작한 사업이다. 발명가이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짐 뉴튼은 자신처럼 '만들기'가 취미인 사람들이 좀더 쉽게 각종 장비를 빌려 쓸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하다 '테크숍'을 창업했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은 이런 말을 했다. "많은 이들이 불만을 갖고 있는 것에 감사한다. 사람들이 불평불만할 때야말로 당신에게는 기회다." (p.11)


초등학교 때 5월 쯤이면 학교에서 과학 상상화 그리기라는 걸 했다.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 미래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상상해서 그리는 것이었는데, 그때 나는 직접 걷지 않아도 자동으로 이동시켜주는 컨베이어 벨트 같은 것이 생기고, 사람마다 각자 쓰는 전화기가 있어서 그 전화기로 얼굴을 보면서 통화할 수도 있게 될 거라는 상상을 했다. 그 때만 해도 도시가 아니면 에스컬레이터를 보기 힘들었고, 집에 한 대씩 있는 전화기가 유일한 통신수단이었으며 벽돌만한 핸드폰도 드물었다. 참고로 1990년대 초중반의 이야기다. 


그랬던 것이 이제는 지하철이나 마트에서 무빙워크를 쉽게 볼 수 있고, 휴대폰을 넘어 스마트폰까지 널리 보급되어 화상 통화쯤은 간단해졌다.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무모해보이는 상상조차 얼마든지 실현가능한 세상이 된 것이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 혁신을 통해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 세상을 바꾼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


<체인지 메이커>는 IT 분야를 중심으로 각 업계에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낸 '혁신 히어로' 49인을 소개한다. 세계적으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한 혁신가들을 소개하는 책답게 낯익은 이름들이 많이 보인다. 전 세계 창업자의 스승이라 할 수 있는 Y컴비네이터의 폴 그레이엄을 비롯해 이베이를 만든 피에르 오미다이어, IDEO의 데이비드 켈리, 톰 켈리 형제, <린 인>의 저자이기도 한 페이스북의 셰릴 샌드버그, 테슬라모터스와 페이팔을 만든 엘론 머스크, 샤오미의 레이쥔, 자포스의 토니 셰이, 에어비앤비의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 조 게비아, 네이선 블레차르지크 등이다.


이들의 특징은 단순히 새로운 아이디어에 기술을 결합해 사업적으로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만이 아니다. 이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궁극적으로는 세상을 바꾸길 소망한다. 이베이의 창업자 피에르 오미다이어를 예로 들면, 그는 이베이가 성공하자 곧바로 자선사업가로 변신해 사회, 정치문제에 관한 발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의 셰릴 샌드버그 역시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과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1세기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은 자기 혼자 잘 먹고 잘 살길 바라지 않고 사회의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다 함께 잘살게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IT 기업가나 과학자, 엔지니어 외에 다른 직업군에서 변화를 만들어낸 인물들도 있다. 에드윈 리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중국계 출신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아시아계로서는 최초로 샌프란시스코 시장으로 선출되었다. 그는 변호사 시절 이민자와 소수 인종을 위한 인권 변호사로 활약했고, 정치인이 된 후에는 공간, 차, 각종 물품 등을 소유가 아닌 대여 혹은 차용하는 경제활동인 '공유 경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샌프란시스코를 세계 '공유 경제 허브'로 탈바꿈시켰다. 사업을 하거나 과학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자기 분야에서 얼마든지 변화를 만들 수 있음을 알려주는 예다. 


이밖에 다양한 사례를 통해 각 분야에서 변화를 만들고 세상을 바꾸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IT나 과학 용어는 낯설었지만, 평상시에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기업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 있어서 흥미로웠다. 나는 과연 내가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어떤 변화와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고민해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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