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요정 베루프 시리즈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권영주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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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자와 호노부의 신간 <안녕 요정>은 원래 고전부 시리즈 중 하나로 집필되었다가 별개의 작품으로 개고된 것이다. 고전부 시리즈를 통해 요네자와 호노부의 팬이 된지라 신작이 언제 나올까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비록 개고된 것일지라도 고전부 시리즈를 이해하는 힌트가 될 만한 것이 나와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

  지방 소도시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는 모리야는 일본에 단기 체류 중인 유고슬라비아 출신 소녀 '마야'를 우연히 만나 친해진다. 어릴 때부터 세계 각국을 떠돌며 살아온 마야는 일본에 체류하는 동안 일본의 언어와 문화를 열심히 배워 훗날 모국인 유고슬라비아에 돌아갔을 때 나라의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모리야는 그런 마야를 보며 우물 안 개구리처럼 지내온 자기의 삶을 갑갑하게 느끼고 마야를 따라 세상으로 나가고 싶은 생각을 하게 된다. 

  원래 고전부 시리즈 중 하나로 집필된 만큼 <안녕 요정>에는 고전부 시리즈의 흔적을 상상케 하는 부분이 많다. 배경이 지방 소도시인 점, 주인공이 매사를 귀찮아하는 성격의 남자 고등학생인 점이 같고, 주인공이 좋아하는 여자아이(마야, 치탄다)가 호기심이 많고 자기가 속한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이 크다는 것도 비슷하다. 주인공이 유고슬라비아로 떠나는 마야의 뒤를 따르지 못하는 것은, 고전부 시리즈에서 호타로가 자기는 어른이 되어도 이 고장을 지킬 거라고 말하는 치탄다에게 "같이 하자." 라고 끝내 말하지 못한 것을 연상케 한다.

  고전부 시리즈와 비슷한 점이 많긴 해도 <안녕 요정>은 그 자체로 완결된 소설이며 고전부 시리즈와 구별되는 점이 있다. 무엇보다 배경이 1990년대 초이고 마야가 유고슬라비아 출신이라는 것에서 결말은 대강 짐작할 수 있으나, 그 결말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지극히 요네자와 호노부답다. 요네자와 호노부는 뛰어난 천재나 고도의 트릭 없이 일상에 산재해 있는 정보와 지식을 조합하고 활용하는 것이 특징인데, <안녕 요정>에서 주인공도 의문을 풀기 위해 마야가 평소에 무심코 했던 말이나 책에서 알게 된 지식을 통해 끝내 답을 얻는다.
 
  <안녕 요정>은 결말을 맺었지만 고전부 시리즈는 아직 끝이 나지 않았다. 비슷한 점이 많아도 고전부 시리즈가 <안녕 요정>과 같은 형태의 결말을 맞으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과연 언제쯤 시리즈의 끝을 볼 수 있을까. <안녕, 요정>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고전부 시리즈에 대한 나의 애정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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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깨비 2015-12-20 0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좋아요 좋아요~ 표지도 예쁘고 스토리도 아기자기하고 장바구니에 담습니다. =)

키치 2015-12-20 20:55   좋아요 0 | URL
마음에 드는 책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마녀고양이 2015-12-20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저도 고전부 기다리다가, 결국 ˝안녕 요정˝을 구매했답니다.

키치 2015-12-20 20:55   좋아요 0 | URL
저와 같으시네요 ^^ 고전부 차기작은 언제쯤 나올까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