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스의 재발견 - 센스란 무엇인가?
미즈노 마나부 지음, 박수현 옮김 / 하루(haru)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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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맞아 그동안 사둔(정확히는 '쌓아둔') 경제경영 서적을 내리 읽고 있다. 맨처음 읽은 <센스의 재발견>은 선착순으로 주는 쿠마몬 에코백이 탐나서 구입했는데 막상 받아보니 에코백이 별로였다(ㅠㅠ). 사이즈만 조금 더 컸어도 그냥저냥 쓸만 했을 텐데, 욕심이 너무 컸나 보다. 불행 중 다행(?)으로 책은 괜찮았다. 저자 미즈노 마나부는 구마모토현 공식 캐릭터 '쿠마몬'을 비롯해 다수의 브랜드, 상품기획, 인테리어 디자인, 컨설팅 등을 성공시킨 디자이너. 내가 좋아하는 일본그룹 SMAP의 ANA 'travel Smap' 캠페인도 이 분의 작품이라고 한다(!!).



저자는 게이오대학에서 특별초빙 준교수로 교편을 잡고 있는데, 학생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센스란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사람의 것 또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탄생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참신한 아웃풋을 내기 위해서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터무니없는 일에서 센스를 발휘해야 한다는 생각'을 경계하는 저자는 오히려 착실하고 평범하게 인풋을 투입해 철저히 단계적으로 생각하는 과정에서 센스가 태어난다고 설명한다. 센스와 전혀 상관 없어 보이는 공부, 평범하고 단순한 것에 대한 관찰, 유행과 거리가 먼 과거의 것에 대한 연구야말로 가장 기발하고 참신하며 세련된 아웃풋을 만드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센스 있는 가구를 고르고 싶은데 고를 수가 없다'는 사람은 원래 인테리어에 딱히 대단한 지식이 없다. 그런데 인테리어 가게 몇 군데를 보고 기껏 5~6권의 잡지를 읽은 정도로 "난 도저히 모르겠어"라고 말한다. 그러나 휙 보기만 해도 센스 있는 가구를 고르는 사람은 아마도 인테리어 잡지를 100권이나 200권은 읽었을 것이다. (중략) 

센스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자기가 사실은 얼마나 정보를 모으지 않았는지, 자신이 가진 객관적인 정보가 얼마나 적은지를 우선 자각하자. 아무리 짧은 시간 내에 사물을 최적화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그 사람의 센스는 감각이 아니라 막대한 지식의 축적이다. 센스란 다시 말해 연구를 통해 누구나 손에 넣을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결코, 타고난 재능이 아니다. (p.96)



센스는 '감각이 아니라 막대한 지식의 축적'에서 나온다는 문장을 읽으니, 어떤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적어도 1만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일만 시간의 법칙'이나, 발표 자료를 하나 만들더라도 백 편, 이백 편씩 남의 것을 보고난 다음에 만들었다는 박신영의 '삽질 정신'이 떠오른다.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세상이지만, 양보다 나은 질을 만들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공부와 치열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가르침에 정신이 번쩍 나는 듯 하다. 그야말로 센스의 '재발견'이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매일 서점에 가는 습관을 들였다는 저자의 서점 이용법도 흥미롭다.

 


서점에 가는 것은 하루에 한 번이면 된다. 근무 도중 매일 서점에 들러서 5분 만에 한 바퀴 돌아본다. 10분이라도 상관없지만 가능한 한 신속하게 서점을 둘러보고 '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읽어보자. 이상적으로는 물론 사서 읽어야 하지만, 지갑에 여유가 없으면 서서 읽어도 괜찮다. 이 습관을 통해서 단순한 계산으로는 지식이 일 년에 365개 증가한다. 계속하다 보면 '지식을 익힌다'는 기분이 아니라 '알고 싶다'는 지적 호기심의 문이 열릴 것이다. (p.163)



우선은 관심 있는 책이나 잡지를 보고, 서점 내부를 무작위로 어슬렁거리다가 한순간이라도 눈길이 멈춘 책에는 무언가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읽어본다. 특이한 건 '전혀 보고 싶지 않은' 책도 '신경이 쓰이는' 책으로 치고 일단 손에 들어 본다는 점. 그런 책을 보다 보면 '이런 세계가 있군' 하는 생각과 함께 지식의 넓은 바다로 배를 띄우는 기분이 든단다. 읽고 싶은 책만 읽고, 읽고 싶지 않은 책은 쳐다도 보지 않는 '편식성 독서'에 길들여진 내게는 새로운 독서법이다. 한번 시도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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