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바위 - 영험한 오하쓰의 사건기록부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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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추리소설 여왕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 시대물 '미야베 월드 2막' 중 한 권인 <흔들리는 바위>는 일본의 국민 고전 '추신구라'가 배경이다. 추신구라[忠臣藏]는 아코 번주 아사노 나가노리가 기라 요시나카를 베고 할복을 명받은 일에 대항해 1702년 아사노의 무사 47인이 기라 저택에 난입해 거사를 치르고 전원 할복을 명받은 '겐로쿠 아코 사건'가 원형인 이야기다. 사건 당시 에도 막부가 정확한 원인을 밝히지 않았고, 가부키나 민담 등을 통해 사건을 직접 언급하는 것을 금한 탓에 현재까지도 각종 설이 난무하고 있으나 어느 하나 진실은 아니라고 한다. 나는 추신구라를 2001년 기무라 타쿠야 주연의 드라마로 처음 접했는데, 이런 배경이 있는 줄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일본에 대한 공부는 정말이지 해도 해도 끝이 없구나...  


<흔들리는 바위>는 '영험한 오하쓰의 사건 기록부' 제 2편이다. 전편 <말하는 검>에서 영험한 능력을 가진 것으로 밝혀진 확인된 오하쓰. 이번에는 오캇피키인 오빠와 산학에 뛰어난 무사 우쿄노스케를 도와 일련의 살인 사건을 해결한다. 저자는 아사노 나가노리가 정신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 참작을 받지 못하고 가혹한 처벌을 받은 것이 '겐로쿠 아코 사건'을 야기했다는 설을 제시한다. (고위 무사가 정신병이 있는데도 죄를 물어 가혹한 처벌을 받는다는 설정은 미야베 미유키의 다른 시대물 <외딴집>에도 나온 바 있다.) 문제는 막부가 정한 법 때문에 가혹한 처벌을 받은 것이 아사노 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당시 막부는 살생을 엄금해 농민들이 농사를 망치는 벌레나 짐승을 죽이는 것도 금지하고, 사람을 구하기 위해 동물이나 범죄자를 죽여도 상을 내리기는커녕 벌을 내렸다. 사회 체제가 범죄를 야기한다는 주장이 사회파 소설가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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