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명화 한 점 - 명화 같은 인생, 휴식 같은 명화
이소영 지음 / 슬로래빗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최근 출판계의 이슈는 그림을 통한 힐링이다.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점령하다시피 한 컬러링북의 인기가 대표적. 여기에 한 점의 명화를 통해 우리네 일상을 사유하는 내용을 담은 <출근 길 명화 한 점>이라는 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아트 메신저 '빅쏘' 이소영이 네이버 포스트에 인기리에 연재 중인 시리즈 <출근길, 명화 한 점>과 <아침, 명화 배달>을 엮은 책이다. 미대 출신에 미술교육원 원장, 서울시립미술관 전시해설자로 활동 중인 미술 '전문가'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미술과 일상을 접목한 글을 쓴다는 컨셉은 전에도 있었지만, 책으로 나오기 전에 네이버 포스트를 통해 대중들에게 검증받은 건 이 책이 처음인 듯하다. 


이 책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하루에 한 챕터씩 읽을 수 있게 일곱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작품명이나 화가 이름, 미술 사조 같은 내용은 미술에 문외한이나 다름 없는 나로선 기억하기 어렵지만, 가족에게조차 버림받은 자신을 거둬 아를에 정착해 살 수 있게 도와준 술집 여주인 지누 부인을 위해 그림을 그린 고흐, 자신의 그림으로 유명세를 얻어 화가로 이름을 남기는 대신 동료들의 작품이 널리 알려지도록 애쓰며 후원자로 남은 구스타브 카유보트, 뛰어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결혼으로 화가 생활을 접은 언니 대신 동생이 노력 끝에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화가가 된 모리조 자매 등의 이야기는 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것 같다. 


엇보다도 좋았던 건 작품명이나 화가 이름 등을 달달 외우는 '공부' 말고 그림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삶을 성찰하는 '감상'의 기술을 저자가 직접 보여준 점이다. 거장의 그림 너머로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 오랜 세월 당뇨로 고생하는 어머니, 일찍 결혼해 육아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여동생의 모습을 발견한 이야기, '서른 살 여름, 7월의 마지막 날에 파리 에펠탑 앞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친구들과 파리를 찾은 이야기가 특히 좋았다. 대학 시절 서양 미술사를 배우면서 언젠가 루브르 박물관이나 오르세 미술관에서 직접 명화를 감상하리라 마음 먹었는데 언제쯤 그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이십 대는 지났으니 삼십 대엔 꼭 이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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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1-25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명 미술관에서 명화를 직접 감상하는 꿈, 꼭 이루셨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