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누나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제목은 <내 누나>이지만 남매 간의 애틋한 우애나 정을 그린 책은 결코 아니다. 그보다는 누나와 남동생이라는 역할을 빌려 남녀 간의 차이와 2,30대 싱글 여성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코믹하게 그린 책이라고 보는 편이 맞다. 국내에 출간된 마스다 미리의 책 대부분을 읽은 독자로서 이 책은 다른 책들에 비해 상당히 터프하다고 느꼈다. 이를테면 여성들의 브래지어에 얽힌 비밀이라든가, 동창회에 갈 때의 마음가짐, 연애나 결혼에 대한 모순적인 태도 등등 기존의 마스다 미리 책의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에 비하면 거의 폭로나 독설에 가까운 수준의 에피소드들만 보더라도 그렇다. 
 

이유를 생각해보니 그건 아마도 등장 인물이 누나와 남동생이라서 그런 것 같다. 여성 화자의 이야기를 주로 그리는 마스다 미리는 남성을 등장시켜도 대부분 남편이나 애인 등 여주인공과 사랑하는 관계에 있는 인물로 그렸다. 그런데 이 책의 남성 화자는 남동생이기 때문에 여성의 숨기고 싶은 본성이 다소 직접적이고 화끈하게(!) 표현되었다. 남편이나 남자친구한테라면 보이고 싶지 않고 들키고 싶지 않은 면이라도 남동생에게는 보여줄 수 있는 것과 같은 심리랄까? 나는 남동생이 없어서 짐작만 할 뿐이지만. ​


덕분에 예전엔 마스다 미리 책을 읽으면서 피식 웃는 정도였다면, 이번에 <내 누나>를 읽으면서는 배를 잡고 구른 적이 여러 번이었다. 여성 독자라면 '누구나 느끼고 있지만, 입 밖으로 내지 못했던 속내에 공감할 수 있'는 반면, 남성 독자라면 '막연하게 갖고 있던 여성관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책 소개 문구에 백 퍼센트 공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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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11-16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인 나도 여자의 속내가 궁금해서... 이 책 한번 읽어볼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와 두 딸과 그리고 말없는 울남편과 아들을 위해서 사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