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프랑스 책방
마르크 레비 지음, 이혜정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도대체 왜 자꾸 런던으로 오라는 거야?"

30년 이상 사귄 절친 마티아스와 앙투안은 각각 파리와 런던에 떨어져 살고 있고 성격도 정반대이지만 둘 다 이혼한 지 얼마 안 된 싱글 대디라 하루가 멀다 하고 하는 통화도 아쉬워 자주 만나 우정을 확인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앙투안이 런던의 프랑스 지구 서점 주인 자리가 비었다며 마티아스에게 런던으로 건너와 살 것을 제안한다. 마티아스에게는 딸도 보고 전처와의 재결합도 꿈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그러나 마티아스가 오자마자 전처는 딸을 맡기고 파리로 떠나고, 일과 육아와 살림에 허덕이던 두 친구는 한 지붕 아래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다.

 

 

<행복한 프랑스 책방>은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소설이다.

건축가였던 저자 마르크 레비는 불면증에 시달리는 아들을 위해 쓴 동화를 누이동생이 출판사에 보내고, 우연히 그 원고가 세계적인 영화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의 눈에 띄어 영화로 제작되는, 그야말로 '영화'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이다(참고로 영화의 제목은 <저스트 라이크 헤븐>이다). <행복한 프랑스 책방> 역시 <마이 프렌즈, 마이 러브>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어 국내에 개봉된 바 있다고. 못 봤지만 소설이 재미있으니 영화도 재미있을 것 같다. 두 싱글 대디가 런던 내 프랑스 지구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새로운 연인을 찾아가는 이야기라는 점도 매력적이지만, 소설에 등장하는 네 명의 아버지를 보며 받는 감동도 상당했다.

 

 

소설에는 모두 네 명의 아버지가 나온다. 

첫번째는 따뜻하고 유머러스하지만 조숙한 딸 에밀리에 비해 미성숙한 면도 많은 아버지 마티아스, 두번째는 마티아스를 돌보고 두 아이를 키우느라 정작 자신을 짝사랑하는 소피의 마음을 알아채지 못하는 아버지 앙투안, 세번째는 레스토랑 주인 이본이 어렸을 때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이본의 아버지, 마지막 네번째는 불법 체류자인 에냐를 친아버지처럼 도와주고 보살펴준 이본의 연인이자 프랑스 책방의 전 주인인 존이다. 여기에 잠 못 드는 아들을 위해 직접 이야기를 창작한 작가까지 더해 모두 다섯 명의 아버지가 그리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는 가을로 접어들기가 무섭게 쌀쌀해진 날씨를 잊기에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