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검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최고은 옮김 / 북스피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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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검>은 일본 미스터리 소설의 여왕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 시대 미스터리 단편집이다. 

국내에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다수를 소개한 출판사 북스피어는 '미야베 월드 2막'이라는 타이틀까지 만들어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 시대 미스터리 시리즈를 출간하고 있다. <말하는 검>은 발표 시기로는 시리즈 첫번째가 아니지만, 시리즈의 주인공 오하츠가 처음 등장하는 소설이 실려 있어 제목을 '오하츠 비긴즈'로 했어야 한다는 글을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다.

 

 

미스터리 소설 작가가 시대물에 도전하다니!

처음엔 생소하다 못해 생뚱맞다는 생각조차 들었지만, 막상 읽어보니 시대물을 쓰기 위해 (돈 되는 부업으로) 현대물을 쓴 것이 아닌가 싶을 만큼 완성도가 높았다. 1980년대 후반에 초고가 완성되고 1990년대 초반에 발표된 작품들인데도 오래된 느낌이 없고, 작가가 이후에 쓴 현대물 <용은 잠든다>, <낙원> 등에도 나온 바 있는 초능력 '사이코메트리'가 등장하며(말하는 검), 일본의 전통 괴담을 다양한 방식으로 차용하고 재구성해 초기작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에도 시대, 그것도 서민가를 배경으로 택한 점도 흥미롭다. 

에도 시대는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막부를 차지한 17~19세기 중후반까지의 시기를 일컫는다. 우리로 치면 조선 후기쯤으로, 일본 또한 이 시대에 막부가 설치된 에도, 즉 도쿄를 중심으로 서민 문화가 융성했다. 현대물에서도 도쿄의 서민가를 주로 배경으로 택했던 미야베 미유키는 시대물에서도 에도의 서민가를 배경으로 삼았다. 귀족도, 무사도 아닌 평범한 서민들이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삶의 애환을 그린 점도 비슷하다. 

 

 

미미 여사와 에도 시대로 타입 슬립하기

이 책은 현대물로 부동의 인기를 자랑하는 작가가 쓴 시대물이라는 점, 일본 문학계에서 인기 순위 1,2위를 다투는 미야베 미유키의 신인 시절 작품이라는 점, 에도 시대의 정취와 당시 서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는 점까지 재미거리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게다가 국내에 출간된 미야베 미유키의 시대물이 모두 열한 편(모두 북스피어에서 '미야베 월드 2막'이라는 타이틀로 나왔다)에 이른다는 사실! 올 가을과 겨울, 다른 데로 여행갈 것 없이 나는 미미 여사와 에도 시대로 타입 슬립할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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