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4
나쓰메 소세키 지음, 오유리 옮김 / 문예출판사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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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근대 문학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나츠메 소세키의 소설을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제까지 일본 소설을 최소 백 여 권은 읽었으니 일본 문학에 대한 거부감 때문은 아니다. 그보다는 민족과 개인, 타자와 자아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근대 문학 특유의 정서에 익숙지 않은 탓이 크다. 정확히는 그런 정서를 싫어하는 나의 취향 탓이지만. 나츠메 소세키의 <마음> 또한 그러한 특징이 엿보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1세기도 전에 쓰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현대적인, 아니 현대의 독자가 보기에도 낯설지 않은 장면들이 많아 재미있었다. 



소설은 지방에서 상경해 도쿄에 있는 대학에 다니는 주인공 '나'가 학식은 높지만 남들과의 교제를 꺼리는 '선생님'을 만나 그의 집에 드나들며 '선생님'의 비밀을 알게되는 과정을 그린다. 작가는 아마도 '나'의 눈을 빌어 '선생님'이라는 자의 삶을 묘사하고 그로부터 주제를 드러내는 것이 목적이었겠지만, 오히려 나는 이 소설에서 '선생님'보다도 '나'라는 인물에 관심이 갔다. 명문대 출신이라도 취업 걱정에서 자유롭지 않다든가, 부모가 자식을 대학에 보내고 뒷바라지를 하는 속내가 결국 자기만족이라는 묘사는 적나라할 뿐 아니라 현재 우리나라의 사회상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근대 문학과 현대 문학을 경계지어 생각했던 나의 오해가 깨졌달까? 이 책을 시작으로 나츠메 소세키의 소설을 더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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