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키드 퓨처 - 당신의 모든 움직임을 예측하는 사물인터넷의 기회와 위협!
패트릭 터커 지음, 이은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이제 내일 아침에 일어났을 때 새 휴대전화가 훨씬 더 무작위한 사건을 예측한다고 하면 어떤 기분이 들지 생각해보라. "좋은 아침이에요! 오늘 당신은 출근길에 옛 애인 바네사와 우연히 만나게 되네요(당신은 11년 전에 바네사와 연애를 했어요). 그리고 바네사는 당신에게 곧 결혼한다고 말할 겁니다. 놀란 척하세요!" (pp.4-5)



<네이키드 퓨처>의 저자 패트릭 터커는 가까운 미래에 이런 일이 심심찮게 벌어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실상 지금도 페이스북에서 헤어진 지 몇 년이나 된 전남친의 소식을 (결코 알고 싶지 않은데도) 전해듣는 나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그런데 지금보다 기술이 발전해 사물이 인터넷으로 모두 연결되는 일종의 유비쿼터스 상태​인 사물인터넷 세상이 되면 사생활을 추적하고 분석할 뿐 아니라 예측하기까지 한다고 한다. 실제로 평소에 ​일정을 스마트폰 캘린더 앱에 저장하거나 GPS 기능을 활성화할 때, 지하철 카드를 사용할 때나 출근하면서 보안 카드를 사용할 때(이 때 사용되는 기술을 RFID라고 한다),  이메일과 트윗, 페이스북 등을 할 때, 영화 및 음악 인터넷 방송을 볼 때 등에 생성되는 데이터는 클라우드에 수집, 저장되고 있으며 이제는 분석, 예측하는 기술로 단계를 높여가고 있다. 저자는 이런 미래를 네이키드 퓨처, 즉 벌거벗은 미래라고 부른다.

 


'벗겨지는' 건 사생활만이 아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사고와 재난, 의료, 질병, 날씨, 엔터테인먼트, 쇼핑, 교육, 연애, 범죄, 조직, 인공지능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이 어떻게 발전할지 예상한다. 긍정적인 발전이 기대되는 분야로는 먼저 의료를 들 수 있다.  세계적인 발명가 겸 사상가 레이 커즈와일은 거의 30년 동안 자기 자신을 실험 대상으로 자가 측정을 실시, 심장병과 당뇨병의 위협을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 교육은 어떨까. 앤드루 응이 제공하는 온라인 대중 공개 강좌 무크(MOOCs)는 기존의 인터넷 강의와 달리 쌍방형 맞춤 교육을 제공하며 10만 명 이상의 수강생을 확보,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MIT 미디어랩 설립자 니콜라스 네그로폰테가 실시한 스마트 교육 실험은 미래의 교육이 학생 한명 한명에게 최적화된 교육을 제공할 것임을 증명했다. 



부작용은 없을까? 가장 걱정되는 것은 사생활 침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SNS를 통한 신상정보 공개와 인터넷 사이트 회원 가입 등을 통한 개인정보유출이 빈번해진 상황. 빅데이터와 텔레메트리 기술이 발전하고, 지금보다 많은 분야와 영역에서 스마트 기술이 이용된다면 개인정보유출이 심화될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나의 사생활은 과연 안전할까? 아니, 사생활이라는 것이 존재하기는 할까? 모든 것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공유된다면 배제되거나 제한받는 것이 그만큼 줄어드니 장점이 있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적어도 지금 나에게는 벌거벗은 미래가 그리 아름답게만은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 과연 무엇을 잃게될지 두려운 마음이 더 큰 것이 타당한 걱정일지 기우일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는 사실도 안타깝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